사회적경제 기본법은 19대 국회부터 (현재) 21대 국회까지 7년간 꾸준히 발의되고 있다. 코로나19 등과 같은 위기에서 ‘연대와 협력’을 기본 바탕으로 하는 사회적경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2020년 국회에도 사회적경제 관련 주요 법안이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한국사회적경제연대회의가 기본법 통과를 간절히 바라는 각 지역 사회적경제 종사자들의 목소리를 전해왔다. <이로운넷>이 이들의 투고를 받아 연재한다.

저는 경상북도 예천군이라는 작은 농촌에서 한국에코팜이라는 사회적기업을 설립하여 경영하고 있는 기업인 중 한 사람입니다.

우리 회사의 상근 근로자는 10여 명 내외 남짓되지만, 저희 회사로 인해 한 해 한해 살림살이를 꾸려가는 지역 농가는 40여 개가 넘습니다.

우리 회사는 종자를 채종해 농가에 나눠 줍니다. 다시 수확된 작물을 거두고 분류·선별해 대기업과 국립종자원 등에 납품하고 그 성과를 다시 연결 농가들과 나누는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작은 시골마을에서, 작은 기업 하나가 만들어 내는 이런저런 성과에 많은 분들이 기적이라는 칭찬을 보내주시고, 또한 많은 보탬을 주셔서 감사하기 그지 없습니다. 귀농한 형제가 마을을 일으켜 세웠다고 '용감한 형제들'이라는 별명을 붙여주기까지 하시더군요.

한국에코팜은 처음 사회적기업을 목적으로 설립했으며, 사회적기업 지원 사업이라는 정부와 지자체로부터의 보탬을 통해 회사를 성장시킬 수 있었습니다. 중간지원기관 등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한해가 다르게 발전해갔습니다. 지금은 모든 지원에서 졸업하고, 스스로의 힘으로 자립하고 있기도 합니다.

사회적경제라는 분명한 이정표는 대표자인 저와 경영자, 근로자나 여러 구성원들, 그리고 우리와 함께 하는 지역 농가들까지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은 소위 무지렁이라 불릴 만큼의 가진 것 작은 농부들에 불과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는 사회적기업이라는 조직의 일원이며, 우리 회사의 목표는 이윤 뿐만 아니라 여러 농가들과 앞으로 우리 농촌에서 터를 잡을 후배들의 미래를 함께 챙기는데 있음을 아는 모든 이들이 우리 회사의 주주이자 근로자가 되어 주셨습니다.

잘 모르시는 지역분들이 처음엔 '사회주의나 복지사업'으로 오해하시기도 했고, 농사꾼들이 무슨 사회적기업이냐고 걱정도 많이 하셨습니다.

지난 10년의 걸음을 돌아보면, 사회적경제야말로 공동체 구심을 잃어가는 현재의 농촌 사회에 필요한 원리이며, 농촌을 떠나는 젊은이를 머무르게 할 우리의 철학이자, 떠난 청년들을 돌아오게 하는 목적의식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얼마 전 지역에 있는 농업고등학교와 업무협약을 체결했습니다. 회사에 견학을 다녀간 많은 고교생들이 저희 회사에서 일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저희 역시 젊고 열정있는 인재들이 함께 한다면, 더 좋은 미래를 만들어 갈 사람 자원을 확보할 수 있기에 좋습니다. 지역 회사, 학교, 학생들이 두루 좋은 일이기 때문입니다.

지방이 소멸의 위기라고 걱정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 농촌 생활도 할만하다고 무작정 광고만 할때도 아닙니다. 사회적경제 원리를 바탕으로 좋은 일거리를 만들고, 경영의 성과를 지역 사회와 공동체와 함께 나누려는 노력들이 우리 농촌 구석구석 잘 전달될 수 있도록, 하루빨리 사회적경제 관련 법안의 제정을 희망합니다.

우리 농산어촌 동네, 마을마다의 에코팜을 기대합니다.

한국에코팜 김상균·김영균 형제(왼쪽부터). 글 작성자는 김영균 대표
한국에코팜 김상균·김영균 형제(왼쪽부터). 

 

저작권자 © 이로운넷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