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생태계가 급격하게 붕괴하고, 코로나19 세계적대유행(팬데믹)을 보며 남은 시간이 얼마없다고 깨달았다. 깊은 성찰을 통해 전환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 정선애 서울혁신기획관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평균 기온은 약 1℃ 정도 상승하고, 이로 인해 전 지구 평균 해수면은 지난 5년 동안 5㎜ 상승하는 등 기후위기가 가속화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기후악당 국가‘라고 평가받는다. 2018년 기준 이산화탄소 배출량 7위를 기록했고,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를 위해 노력하는 세계적인 추세와도 어긋난다. 

26일 열린 '2020 서울혁신주간' 전환 컨퍼런스 전환세션4에서 발표를 하고 있는 정선애 서울혁신기획관./사진=서울시 유튜브 캡처
26일 열린 '2020 서울혁신주간' 전환 컨퍼런스 전환세션4에서 발표를 하고 있는 정선애 서울혁신기획관./사진=서울시 유튜브 캡처

서울시는 2012년 원전하나 줄이기를 선언하는 등 기후위기에 꾸준히 대응해왔다. 작년 9월에는 생태문명 전환도시 서울 공동선언을 했다. 정책수립 및 추진시 기후위기 및 생태적 전환에 집중하겠다는 내용이 주요골자다. 지난 7월에는 그린 뉴딜 추진을 통한 2050 온실가스 감축전략을 발표했다. 정선애 서울혁신기획관은 “온살가스 배출 3대 주범인 건물, 수송, 폐기물로 인한 배출을 선제적으로 줄이고 2050년에 탄소배출 제로도시를 실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전환도시 서울을 ▲탄소중립 ▲지역순환경제 ▲삶의 질과 회복탄력성을 중심으로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먼저 화석연료 사용을 획기적으로 줄여 탄소제로를 실현하고, 지역내 경제가 선순환해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순환경제 시스템을 구축한다. 아울러 기후위기로부터 시민과 미래세대의 안전한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회복탄력성을 강화하는 서울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정 기획관은 다만 전환도시 서울의 확립은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해야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환은 한 주체만의 움직임으로 이뤄낼 수 없다”며 “서울시와 시민을 비롯한 중앙정부, 기업, 학교, 시민사회 등 주체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행동할때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서울혁신주간 전환세션4... 세계 도시정부 혁신 노력 발표

도시는 시민들의 삶의 터전이자 끊임없는 혁신을 시도하는 장소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세계 여러 도시는 각각 로드맵을 세우고 전환을 위한 노력을 이어왔다. 소수에 집중된 부가 아닌 모두의 번영을 추구하고, 인간과 지구가 균형을 맞추는 삶으로 전환하는 방법에 대한 토론이 진행됐다. 

서울시는 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도시전환, 함께 만드는 혁신의 물결’을 주제로 2020 서울혁신주간을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26일 ‘세계도시정부의 전환을 위한 여정’을 주제로 열린 전환세션4에서는 세계 도시의 도시전환을 위한 정책 로드맵과 실천사례를 소개하고, 팬데믹 상황에서 더욱 부각된 도시정부의 역할에 대해 조명했다. 파리의 15분 도시, 암스테르담 도넛경제, 핀란드 헬싱키, 캐나다 몬트리올, 중국 심천, 서울 도봉구까지 도시의 다양한 정책 실험과 경험담이 이어졌다. 

"풀뿌리 사회적경제기업 도시전환에 기여"

캐나다 몬트리올시에서는 시가 전환목표로 설정한 생태전환을 위해 사회적경제기업이 기여한 사례가 소개됐다. 몬트리올시는 최근 생태전환청을 설치하고 기후위기, 생물다양성 제고 등을 위한 로드맵을 마련해 추진 중이다. 이 과정에서 지역사회에서 풀뿌리 활동을 하고있는 사회적경제기업의 역할이 상당하다. 시민들과 끈끈한 친밀감을 바탕으로 적극적 호응을 보내고 있다.

특히 시민 인식전환에 적극 기여하고 있다. 몬트리올시 사회경제정책을 담당하고 있는 조한 라보와 사회경제담당 책임자는 “환경분야 사회적기업은 몬트리올시 청년들을 위한 환경관련 인식전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도시생태 개선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많은 사회적경제기업도 존재한다”며 “의료보건·육아보육 등 코로나19 피해 회복에 도움이 되는 분야 진출이 늘어나면서 사회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캐나다 몬트리올시 조한 라보와 사회경제담당 책임자가 몬트리올시에서 생태전환을 위해 사회적경제기업이 기여한 사례를 발표하고 있다./사진=서울시 유튜브 캡처
캐나다 몬트리올시 조한 라보와 사회경제담당 책임자가 몬트리올시에서 생태전환을 위해 사회적경제기업이 기여한 사례를 발표하고 있다./사진=서울시 유튜브 캡처

모두를 위한 도시, '15분 도시 프로젝트'

프랑스 소르본대 칼로스 모레노 교수는 ‘파리 15분 도시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15분 도시 프로젝트란 걸어서 15분 이내에 집과 학교, 직장, 편의시설이 존재하는 도시를 만드는 프로젝트다. 이달고 파리시장은 최근 6년안에 15분 도시로의 전환을 이뤄내겠다고 발표하고, 적극 추진하고 있다.

칼로스 모레노 교수는 “시간을 여유있게 쓸 수 있는 도시를 만들어 삶의 질을 높이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다양한 도시기능을 병합해 지역사회 서비스를 누구나 쉽게 제공받을 수 있는 공간”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15분 도시가 코로나19 사태 대처에도 용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응급환자가 발생했을 때 15분 도시가 정착된다면 빠른 응급처치와 돌봄이 가능해진다”며 “15분 도시 프로젝트를 통해 서비스가 활발한 도시, 녹색도시를 만들고 서로 연결된 도시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암스테르담 도넛경제, 시민과 생태 두 마리 토끼 잡는 방법

생태전환과 시민 삶의 질을 함께 추구해야 한다는 논의도 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은 도넛경제를 새로운 경제모델로 채택하고 실현해가고 있다. 도넛경제학이란 인간과 환경을 함께 지켜내기위해 영국의 경제학자 케이트 레이워스가 고안한 경제모델이다. 도넛의 안쪽은 사회적 기초·생활 필수요소, 바깥쪽은 생태적인 한계로 정의한다. 인간의 사회적 기초와 필수 생활요소가 충족되면서도 지구 생태의 수용능력은 벗어나지 않도록 균형을 맞춰야한다는 이론이다. 

제니퍼 드루인 암스테르담 도넛 콜리션 커뮤니티 매니저가 도넛경제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서울시 유튜브 캡처
제니퍼 드루인 암스테르담 도넛 콜리션 커뮤니티 매니저가 도넛경제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서울시 유튜브 캡처

이날 발표를 진행한 제니퍼 드루인 매니저는 암스테르담 도넛 콜리션 커뮤니티 소속으로, 도넛 콜리션 커뮤니티는 도넛경제학을 실증지역으로 만들기위해 시민들이 구성한 네트워크이자 운동이다. 그는 “도넛경제학이야말로 우리가 서로에게 관심을 갖고, 자연과 다시 연결될 수 있는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줄 수 있는 바탕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지구와 함께 도시 시민과 국가가 서로 균형속에서 번창할 수 있는 모델”이라고 말했다. 

이어 암스테르담의 도넛경제를 위한 노력을 소개했다. 암스테르담 시정부는 지난 4월부터 도넛경제학의 철학을 시정에 적극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먼저 시는 도시초상화를 만드는 작업에 착수했다.

드루인 매니저는 “암스테르담의 도시초상화란 도시를 지역, 세계, 사회, 생태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현황을 파악하는 작업”이라며 “도넛의 원칙들이 지역사회에서 얼마나 잘 작동하고 있는지 파악했다”고 소개했다. 현재 시와 도넛 콜리션 커뮤니티는 현안조사 및 연구, 세계 다른 도시 커뮤니티와의 협업 등을 적극적으로 진행해 나가고 있다. 

이외에도 이날 발표에서는 순환경제·공유경제 로드맵을 세운 핀란드 헬싱키, 탄소중립 실현 로드맵을 추진 중인 서울 도봉구, 도시혁신을 통한 지속가능한 성장을 일궈낸 중국 심천 사례 등이 소개됐다.

저작권자 © 이로운넷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