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기술부문 이사인 레이먼드 커즈와일은 2045년 정도에 인공지능이 모든 인간의 지능을 합친 것보다 강력해지는 기술적 특이점에 이른다고 내다보았습니다. 이 특이점이라는 말은 주로 기술 부문에서 자주 이용됩니다. 기술이 발전이 가속되어 현격하게 지점에 이르렀을 때 인류 역사에 필연적으로 발생하게 되는 변곡점을 말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본의를 생각한다면 꼭 기술과 관련해서만 이 개념을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물론 이제 기술과 관련 없는 사회라는 것이 성립하기 어렵겠지만, 일반 사회와 문화의 흐름에 있어서도 이 특이점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지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어쩌면 그 사회적 특이점을 경험하고 있거나 앞두고 있는 사람들이 아닌가 합니다. 극적이고 되돌릴 수 없는 변화를 겪게 되는 가설적 순간들이 지금도 심심찮게 일어나거나 혹은 예고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에 큰 우려가 있었던 호주의 대규모 산불이나, 지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같이 반복해서 등장하는 대규모의 전염병 확산 등이 그 예시들입니다. 고민해 볼 중요한 카테고리 몇 가지를 짚어 보겠습니다.

가장 먼저 환경과 관련해서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양한 환경오염은 이제 우리에게 예방이나 대응을 넘어서 위기가 되고 있고, 이에 완전히 새로운 방식의 적응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그 중 기후변화와 관련해서는 이미 비가역적이라는 판단이 많습니다. 빙하는 이미 상당수가 녹아 해수면 상승이 계속되고 있고, 이미 건조해지고 기온이 높아진 곳에서 화재가 잘 진압되지 않으며, 지역의 기후가 바뀌면서 이동한 동물에 의하여 새로운 바이러스가 퍼지기도 합니다. 사막은 넓어지고 먹을 식량과 물도 빠르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바다에는 물고기보다 플라스틱 숫자가 더 많아질 것 같으며, 생물종은 매년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들이 특정 수준이 넘어가면 우리는 농담처럼 말했던 공기를 사 쓰고 수십만이 하나의 질병이나 필수자원의 희소로 사망하는 심각한 환경 특이점을 넘어갈지도 모릅니다.

사회적 특이점(social singularity)을 통한 인공지능은 새로운 사회문제 해결 솔루션을 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환경은 장기적이지만 그나마 눈에 보입니다. 그러나 인간성과 관련된 부문은 좀 더 철학적이고 문화적으로 직접적인 관찰되지 않습니다. 인공지능이 발달하면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은 기정 사실화되고 있습니다. 자율주행자동차가 위급한 사고의 순간에 운전자의 생명을 우선할 것인지, 아니면 보행자의 생명을 고려해야 할지 등의 도덕적 판단이 더 강력하게 우리에게 요구됩니다. 아직은 무리이지만, 만약 사람의 판단을 모조리 인공지능을 통해 예측하고 조종할 수 있다면 인간성은 어떻게 지켜질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남아있습니다. 우리는 그런 세상을 아직 살아본 적이 없고 이런 특이점 너머의 세계에서는 기존의 기준과 법칙이 그대로 적용될 리 만무합니다.

그러나 물론 이 특이점들 앞에 절망하자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이미 환경과 관련된 노력이 글로벌 곳곳에서 시작되었고, 기본소득이 새로운 솔루션으로 실험되고 있습니다. 기술 특이점의 단초로 이야기되는 인공지능 등 혁신적 기술이 새로운 사회문제 해결 솔루션을 가능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익을 창출하는 것에 집중했던 기업이 이해관계자에게 제공할 가치창출자로 역할을 시작했습니다. 사회문제가 특이점을 넘어 새로운 기준과 법칙에 의해서 변화되는 세상에서도, 또 완전히 혁신적이고 새로운 솔루션으로 지속가능한 진보를 만들어 만들어 가야 할 것입니다. 사회적 변곡점 너머의 삶을 기대할 것인가 두려워할 것인가는 우리의 지금부터의 태도와 노력에 달려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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