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베이비붐(1955년~1963년) 1세대인 1955년생 인구가 노인인구로 편입되고, 2025년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는 등 노인인구가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사회서비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데, 정부와 지자체 등에서도 다양한 사회서비스 정책을 내놓고 있다.

특히 정부는 사회서비스 제공 주체로 사회적경제기업을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공공과 민간의 중간 형태를 띄는 사회적경제기업을 통해 높은 품질의 수요자 중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이유다. <이로운넷>은 초고령사회를 앞둔 현재의 사회서비스 정책과 사회적경제의 역할에 대해 연속으로 살펴본다.

<목차>

1. 베이비붐 1세대 노년층 진입…지역돌봄 중요성 대두

2. 한눈에 보는 ‘커뮤니티케어’

3. “공공의 진정성있는 접근이 돌봄 활성화 첫걸음”

4. 커뮤니티케어 선도지역 외 지자체도 ‘돌봄’에 주목

5. “사회적경제, 커뮤니티케어 안착위한 시민참여 이끌수 있어”
-임종한 한국커뮤니티케어 보건의료협의회 상임대표(인하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인터뷰

6. 사회서비스 분야 사회적경제기업 사례Ⅰ-행복한학교희망교육협동조합

7. 사회서비스 분야 사회적경제기업 사례Ⅱ-안산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안산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은 건강과 나눔의 지역 공동체를 만들고, 고령화 사회를 잘 준비하는 등 한국사회가 직면한 문제 해결을 미션으로 합니다.”

2008년 사회적기업으로 인증받은 안산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이하 안산의료복지사협)은 2000년 4월 설립됐다. 당시 안산 월피천에 도축장이 설립될 예정이었는데, 이를 반대하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시작된 것이다. 김초환 안산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부이사장(안산 커뮤니티케어 추진위원장)은 “월피천을 지키려는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건강, 생활, 환경을 걱정하게 됐고, 이들을 중심으로 의료사협을 만드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지역주민 요구 반영해 ‘의료→돌봄’으로 사업 확장

안산의료복지사협은 ‘의료’와 ‘복지’사업으로 안산 지역 주민들의 건강과 복지를 책임지고 있다. 현재 의원, 치과, 한의원 등 의료기관과 돌봄 사업을 운영 중이다. 의료기관은 사회적 분위기에 따른 조합원들의 요구에 맞춰 선택했다.

“의료사업으로 시작했는데, 지역주민들의 요구가 돌봄으로 확장되다보니 우리 사업도 돌봄으로 확대된 거죠. 돌봄과 의료는 뗄 수 없으니까요.”

안산의료복지사협은 대상자에 대한 사례가 확인되면 기초 사전 사례회의를 통해 어떤 서비스가 제공돼야 하는지를 결정한다. 요양원 1곳도 직접 운영하고 있으며, 요양원 입소자 40명, 재가방문요양 85명, 방문간호 45명, 장애인활동지원 90명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매주 2회에 걸쳐 노인 80명에게 밑반찬을 배달한다. 특히 노인들이 생활하는 요양원의 경우 이해당사자, 보호자, 전문가, 직원 등이 참여해 운영 관리 구조를 만드는데, 이는 돌봄에도 영향을 미친다.

김초환 안산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부이사장

#“조합원 아니어도 됩니다”

현재 운영하는 4개 의료기관(의원2·치과1·한의원1)은 지역주민 누구나 이용가능하다. 의료진도 조합원·비조합원 누구나 일할 수 있다. 김 부이사장은 “우리는 사회적기업이기에 서비스를 제공할 때 조합원과 지역주민의 이용 비율이 반반이 되야 한다는 규칙이 있다. 지역주민 누구나 이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라며 “의료진도 반드시 조합원이 아니어도 된다. 우리와 함께하는 의료인들은 조합원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소명이나 사회적가치 확대에 대한 공감 등 여러 이유로 우리와 함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워낙 조합원 수가 많다보니 상대적으로 조합원 이용 비율이 높다. 김 부이사장은 “돌봄서비스를 받고 자연스레 관계가 형성되면서 조합원이 되기도 하고, 기존 조합원들도 돌봄 서비스를 받을 시점이 되고 있어 이용자 중 조합원 수가 많은 편”이라며 “그러나 비조합원 이라고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것은 절대 아니”라고 말했다.

#돌봄-의료 뗄 수 없는 관계…거동 불편한 대상자는 직접 찾아가 서비스 제공

“다른 사회서비스 제공 조직(단체)과 다른점이요? 의료와 복지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받을 수 있다는 거죠.”

김초환 부이사장은 돌봄은 의료와 복지가 통합적으로 제공돼야 하는데, 그동안 한국은 각각 영역이 달라 서비스가 분절적으로 이뤄져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각 서비스를 하나로 통합하는게 커뮤니티케어인데, 안산의료복지사협은 이런 시스템을 먼저 확보하고 있었다”면서 “서비스 대상자들의 필요와 요구에 의해 의료와 복지가 하나의 체계로 굴러가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보통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에서는 돌봄 중에서도 하나의 사업만 해요. 그래서 어렵죠. 안산의료복지사협은 다양한 돌봄 사업을 원스톱으로 제공해요. 집에서 치료 받고 싶으면 집에서 받게 하고, 그보다 건강이 좋지 않으면 시설로 들어가고요. 그렇게 시스템이 구성돼 있어요.”

안산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요양원 입소자들이 프로그램을 진행중이다.

#커뮤니티케어 선도지역 선정 이후 체계적으로 서비스 제공 가능

안산은 커뮤니티케어 2차 선도지역 중 하나다. 이미 지역에 돌봄관련 자원이 축적돼 있어 커뮤니티케어 시행 전후에 큰 변화는 없지만, 그간 자체적으로 제공됐던 서비스가 체계화됐다는 데 차이가 있다.

예를들어 안산은 커뮤니티케어 선도지역으로 선정된 이후 현재 재가의료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다. 사회적 입원에 따른 비용을 줄이기 위해 장기입원환자를 퇴원시켜 서비스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 김 부이사장은 “대상자가 발굴되면, 서비스 책임자들과 사례회의를 하는데, 의사도 참여한다”면서 “의료적인 서비스가 더 밀도있게 관리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안산의료복지사협은 지난해 노인·장애인 돌봄분야 경기쿱으로 선정됐다. 노인장애인에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적경제기업이 성장을 지원하는데, 화성, 시흥, 수원, 용인, 부천, 남양주 등 경기도 내에서도 의료사협이 있는 지역과 주로 소통 중이다.

김초환 부이사장은 “사회서비스분야 사회적경제기업에서도 판로가 가장 큰 문제”라며 “돌봄이 ‘서비스’ 이다 보니 공공기관 위탁사업을 한다. 이를 위한 행정, 서류작성, 관을 대하는 방법 등을 주로 돕는다”고 말했다. 안산의료복지사협은 2021년까지 경기쿱으로 역할을 수행한다.

안산에서 운영하는 치과 내부 모습.

#커뮤니티케어 성공위해 민관 거버넌스 잘 구축돼야

“커뮤니티케어는 시범사업이 아니라 선도사업입니다. 향후 전국에서 시행한다는 거죠. 중앙정부가 아니더라도 지방정부에서도 사회서비스에 대해 고민하고 있고요.”

김 부이사장은 커뮤니티케어의 성공을 위해서는 의료·복지 시스템의 통합과 민관 거버넌스가 잘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방정부에서 커뮤니티케어 담당 부서를 만드는 등 긍정적인 부분도 있지만, 아쉬움도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예를들어 재가의료급여시범사업을 진행할 때 시(市)나 지방정부에 컨트롤타워가 없다”면서 “지방정부에서 커뮤니티케어를 단순한 복지 프로그램 중 하나로 인식하기 보다 사업을 확고하게 인식하고 추진했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향후 안산의료복지사협은 이름 그대로 의료와 복지 사업의 균형을 맞춰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조합원들도 고령화 되고 있어 질높은 통합돌봄 서비스로 조합원과 지역주민을 지키는 역할을 하겠다는 각오다.

“안산의료복지사협도 2025년이 되면 조합원 중 40%가 65세를 넘을 것으로 보입니다. 초고령조직으로 가고있는 거죠. 이에 비춰 봤을 때 커뮤니티케어는 국가적으로도 중요하지만, 지역의 조합원을 지켜주는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사업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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