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에 하나 밖에 없는 간판사업단이 있습니다. 성북지역자활센터의 <굿모닝 기획>사업단입니다. 정호성 서울광역자활센터장이 지난 9월 24일(월) <굿모닝 기획>에 들러 박성은 대표와 이효삼 실장을 만났습니다.

<굿모닝 기획> 사무실에서 : 박성은 대표(좌), 이효삼 실장(우)

정호성 서울광역자활센터장(이하 '정') : 간판사업단을 시작하신 건 언제부터지요?
이효삼 굿모닝 기획 실장(이하 '이') : 2006년부터 시작됐습니다.

정 : 어떻게 이 사업을 하시게 되었나요?
박성은 굿모닝 기획 대표(이하 '박') : 제가 2005년부터 성북지역자활센터에서 일했습니다. 처음에는 컴퓨터 수거팀에서 운전을 했어요. 그런데 1년 정도 일하면서 자활에 대해 어느 정도 알게 되고, 그러면서 내가 가지고 있는 경험과 기술을 살려서 사업단을 만들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당시 심은영 실장에게 제안을 했지요. 그래서 만들어졌어요.

정 : 처음엔 자활근로사업단으로 시작이 되었겠군요? 어려움은 없었나요?
박 : 그렇지요. 처음에는 5명으로 시작했어요. 그런데 간판사업을 처음 해보신 분들이라서 함께 일하는 게 쉽지만은 않았어요. 기획단계에서는 여러 가지 디자인이나 미술에 대한 감각이 좀 있어야 하고요.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글씨를 붙인다든지, 간판을 다룬다든지, 또 때로는 높은 건물에 올라가 간판을 달아야 하는 위험한 일도 있기 때문에 함께 호흡을 맞춰 일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어요. 특히?높은 건물에서 간판작업을 할 때는 크레인을 타야 할 때도 있어요. 크레인을 타 본 경험이 없는 사람들에게 상당히 어려운 일이죠. 위험하기도 하고요.

정 : 공동체 나갈 때 시설이나 가게 등은 어떻게 장만하셨습니까?
이 : 가게는 서울시로부터 5천만 원 자활기금을 받아 보증금을 넣었고요. 시설이나 장비는 그리 크게 들어가는 게 없습니다. 2년간 자활근로사업을 하면서 사업비로 장만한 차량과 컴퓨터커팅기, 컴퓨터 등 여러 가지 장비들이 있었는데, 공동체로 나오면서 모두 그대로 쓰고 있어요.??2008년 10월에 4명이서 공동체로 나갔는데요, 운영이 어렵다보니 현재는 2명이서 하고 있어요.

서울 성북구 동소문동에 위치한 사무실 전경(위) 앞에 보이는 차가에서 사용하는 트럭의 사업단 차량이다.

정 : 현재 <굿모닝 기획>에서 소화해 낼 수 있는 간판 일은 어느 정도 인가요?
박 : 어떤 간판이든 다 가능합니다. 제가 간판업계에 경력도 30년 정도 됩니다. 옛날 함석간판에 붓으로 글씨 써서 만든 간판부터 네온간판이나 요즘 많이 하는 엘이디(LED) 간판일도 다 가능합니다. 저희가 시안을 꾸미고 공장에서 전구 구입하고, 잔넬(우리말로 ㄷ형강이라고도 하는데 글씨의 틀을 짜는데 쓰임 ? 편집자 주)은 주물하는 곳에 신청을 해서 만들어와 조립하는 것이거든요.

정 : 30년 경력이라 하셨는데 독자적으로 사업체를 운영하시기도 했겠어요?
박 : 저는 미대 지망생이어서 이런 쪽에 관심이 많았고, 재주도 있었지요. 간판업계에 발을 들여놓고 처음 몇 년간은 업체에 들어가서 배웠지만 그 후로는 계속 독자적으로 사업을 해왔어요. 돈을 벌기도 하고, 망하기도 하고 했지요. 결국은 이렇게 지역자활센터에 와서 일하게 까지 되었고요.

정 : 자활은 어떻게 알게 되셨나요?
박 : 일도 없고, 동네에서 어렵게 지낼 때 아는 통장님이 지역자활센터에 한 번 가보라고 해서 알게 됐어요.?자활사업은 힘든 사람, 오갈 데 없는 사람들에게 출퇴근할 수 있는 일거리를 주니 참 고맙죠. 그런데 이것이 임시방편이라는 게 문제입니다. 지속적인 일자리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잖아요. 또 어떤 사람들은 이 자리에 안주하려고 하고, 이래서는 발전이 없잖아요?

정 : 자활에 들어왔다는 후회를 해보신 적은 없으신가요?
박 : 후회는 해보지 않았습니다. 제가 선택한 일이었고요. 그런데 아쉬운 것은 좀 더 자활(사업)하는 사람들끼리, 또 좋은 뜻을 가지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끼리 서로 간에 협조가 이루어졌으면 좋겠어요.

정 : 자활에 오셔서 달라지신 게 있다면 뭐가 있을까요?
박 : 특별히 달라진 건 없고요. 그냥 일손을 놓지 않고 일하고 있다는 점, 가게가 잘 되고 못 되고를 떠나 움직일 수 있다는 게 좋은 점이죠. 이게 그나마 자부심을 놓지 않게 만들고 있는 점이죠.

정 : 앞으로 계획하고 있는 일은 어떤 것이 있나요?
이 : 사실 전문적인 기술을 가지고 있고, 성북구에서는 인맥도 넓어 꽤나 영업의 성과도 있어요. 정말 뭐든 해주고 싶으나 아직까지 뚜렷한 것이 잡히지를 않네요. 만일 한 가지를 말하라고 한다면, 사회적기업 쪽으로 진입을 하고 싶어요. 매년 부가세도 착실히 내고 하니 사회에 어느 정도 기여를 하고 있고요.

<굿모닝 기획> 박성은 대표 명함

[alert style="white"] 정호성 서울광역자활센터장.
대학교에서 신학을 공부했으나 졸업 후 건설일용직, 식자재납품, 택시회사, 자동차정비공, 덤프트럭기사 등 20년 넘게 바닥으로 기었다. 지역운동을 하면서 주민들에게 가장 중요한 일이 일자리 만드는 일이라 생각하고 1997년 이후 자활사업에 종사하고 있다. 지역신문을 만들게 된 게 계기가 되어 글을 쓰게 되었고 <생산공동체운동><자활사업실무핸드북><노숙자자활을 위한 실무매뉴얼><집수리실무><자활사업종합보고서> 등 자활사업과 관련된 책을 여러 사람과 같이 썼다. [/ale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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