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성 서울광역자활센터장(이하 '정') : 간판사업단을 시작하신 건 언제부터지요?
이효삼 굿모닝 기획 실장(이하 '이') : 2006년부터 시작됐습니다.
정 : 어떻게 이 사업을 하시게 되었나요?
박성은 굿모닝 기획 대표(이하 '박') : 제가 2005년부터 성북지역자활센터에서 일했습니다. 처음에는 컴퓨터 수거팀에서 운전을 했어요. 그런데 1년 정도 일하면서 자활에 대해 어느 정도 알게 되고, 그러면서 내가 가지고 있는 경험과 기술을 살려서 사업단을 만들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당시 심은영 실장에게 제안을 했지요. 그래서 만들어졌어요.
정 : 처음엔 자활근로사업단으로 시작이 되었겠군요? 어려움은 없었나요?
박 : 그렇지요. 처음에는 5명으로 시작했어요. 그런데 간판사업을 처음 해보신 분들이라서 함께 일하는 게 쉽지만은 않았어요. 기획단계에서는 여러 가지 디자인이나 미술에 대한 감각이 좀 있어야 하고요.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글씨를 붙인다든지, 간판을 다룬다든지, 또 때로는 높은 건물에 올라가 간판을 달아야 하는 위험한 일도 있기 때문에 함께 호흡을 맞춰 일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어요. 특히?높은 건물에서 간판작업을 할 때는 크레인을 타야 할 때도 있어요. 크레인을 타 본 경험이 없는 사람들에게 상당히 어려운 일이죠. 위험하기도 하고요.
정 : 공동체 나갈 때 시설이나 가게 등은 어떻게 장만하셨습니까?
이 : 가게는 서울시로부터 5천만 원 자활기금을 받아 보증금을 넣었고요. 시설이나 장비는 그리 크게 들어가는 게 없습니다. 2년간 자활근로사업을 하면서 사업비로 장만한 차량과 컴퓨터커팅기, 컴퓨터 등 여러 가지 장비들이 있었는데, 공동체로 나오면서 모두 그대로 쓰고 있어요.??2008년 10월에 4명이서 공동체로 나갔는데요, 운영이 어렵다보니 현재는 2명이서 하고 있어요.
정 : 현재 <굿모닝 기획>에서 소화해 낼 수 있는 간판 일은 어느 정도 인가요?
박 : 어떤 간판이든 다 가능합니다. 제가 간판업계에 경력도 30년 정도 됩니다. 옛날 함석간판에 붓으로 글씨 써서 만든 간판부터 네온간판이나 요즘 많이 하는 엘이디(LED) 간판일도 다 가능합니다. 저희가 시안을 꾸미고 공장에서 전구 구입하고, 잔넬(우리말로 ㄷ형강이라고도 하는데 글씨의 틀을 짜는데 쓰임 ? 편집자 주)은 주물하는 곳에 신청을 해서 만들어와 조립하는 것이거든요.
정 : 30년 경력이라 하셨는데 독자적으로 사업체를 운영하시기도 했겠어요?
박 : 저는 미대 지망생이어서 이런 쪽에 관심이 많았고, 재주도 있었지요. 간판업계에 발을 들여놓고 처음 몇 년간은 업체에 들어가서 배웠지만 그 후로는 계속 독자적으로 사업을 해왔어요. 돈을 벌기도 하고, 망하기도 하고 했지요. 결국은 이렇게 지역자활센터에 와서 일하게 까지 되었고요.
정 : 자활은 어떻게 알게 되셨나요?
박 : 일도 없고, 동네에서 어렵게 지낼 때 아는 통장님이 지역자활센터에 한 번 가보라고 해서 알게 됐어요.?자활사업은 힘든 사람, 오갈 데 없는 사람들에게 출퇴근할 수 있는 일거리를 주니 참 고맙죠. 그런데 이것이 임시방편이라는 게 문제입니다. 지속적인 일자리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잖아요. 또 어떤 사람들은 이 자리에 안주하려고 하고, 이래서는 발전이 없잖아요?
정 : 자활에 들어왔다는 후회를 해보신 적은 없으신가요?
박 : 후회는 해보지 않았습니다. 제가 선택한 일이었고요. 그런데 아쉬운 것은 좀 더 자활(사업)하는 사람들끼리, 또 좋은 뜻을 가지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끼리 서로 간에 협조가 이루어졌으면 좋겠어요.
정 : 자활에 오셔서 달라지신 게 있다면 뭐가 있을까요?
박 : 특별히 달라진 건 없고요. 그냥 일손을 놓지 않고 일하고 있다는 점, 가게가 잘 되고 못 되고를 떠나 움직일 수 있다는 게 좋은 점이죠. 이게 그나마 자부심을 놓지 않게 만들고 있는 점이죠.
정 : 앞으로 계획하고 있는 일은 어떤 것이 있나요?
이 : 사실 전문적인 기술을 가지고 있고, 성북구에서는 인맥도 넓어 꽤나 영업의 성과도 있어요. 정말 뭐든 해주고 싶으나 아직까지 뚜렷한 것이 잡히지를 않네요. 만일 한 가지를 말하라고 한다면, 사회적기업 쪽으로 진입을 하고 싶어요. 매년 부가세도 착실히 내고 하니 사회에 어느 정도 기여를 하고 있고요.
[alert style="white"] 정호성 서울광역자활센터장.
대학교에서 신학을 공부했으나 졸업 후 건설일용직, 식자재납품, 택시회사, 자동차정비공, 덤프트럭기사 등 20년 넘게 바닥으로 기었다. 지역운동을 하면서 주민들에게 가장 중요한 일이 일자리 만드는 일이라 생각하고 1997년 이후 자활사업에 종사하고 있다. 지역신문을 만들게 된 게 계기가 되어 글을 쓰게 되었고 <생산공동체운동><자활사업실무핸드북><노숙자자활을 위한 실무매뉴얼><집수리실무><자활사업종합보고서> 등 자활사업과 관련된 책을 여러 사람과 같이 썼다. [/ale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