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병은 원인이 비교적 명확하게 밝혀진 질병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치료법과 이후 관리법도 명확합니다. 대한민국 잇몸약 OOO도, 약국 가판대에 진열중인 잇몸약도, 치과에서 처방 받는 약도 잇몸병 ‘치료제’는 아닙니다. 잇몸병의 증상인 통증과 붓기를 조금 완화시켜 줄 뿐, 잇몸병의 본질인 잇몸뼈 흡수를 막을 수는 없습니다. 증상이 완화되면 사람들은 잇몸병이 ‘생겼다’가 약으로 ‘치료되었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그 다음번 아플 때 역시 약을 찾습니다. 그 사이 잇몸뼈는 계속해서 흡수되어 내려가고, 더 이상 약이 듣지 않아 치과에 왔을 때는 이미 발치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잇몸병의 원인은 ‘프라그(치면세균막)’입니다. 프라그는 치아와 잇몸에 붙어있는 부드러운 물질로, 세균과 부산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프라그는 꼼꼼한 잇솔질, 치실 혹은 치간 칫솔의 사용으로 쉽게 제거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부착됩니다. 프라그를 오래 제거하지 않으면 석회화되어 치아에 딱딱하게 부착하게 되는데 이를 치석이라고 합니다. 치석은 잇몸을 파고들어 치아 뿌리로 내려가며 잇몸뼈를 흡수시킵니다. 치석 표면은 매우 거칠어 프라그가 살기 좋은 환경을 제공합니다. 프라그 속 세균들이 감염을 일으키고 붓고 고름이 나오게 하기도 하지요.

 

건강한 상태와 잇몸병 상태의 잇몸 비교 모식도이다./출처=페리오웨이브

치석은 치과에서 스케일링을 통해 제거해야 합니다. 이미 잇몸을 파고든 치석이 있다면, 스케일링에 더해 잇몸치료도 받아야 합니다. 스케일링과 잇몸치료가 모두 건강보험적용이 되고 잇몸병 치료에 필수적임에도 불구하고, 간혹 꺼려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마취에 대한 두려움에 더해 스케일링에 대한 오해 때문인 것 같습니다.   

오해1. 스케일링을 하면 치아가 시리던데, 치아가 깎이는 아닌가.

스케일링 도구로 단단한 치아표면을 깎는 것은 불가능 합니다. 치석 때문에 존재했던 잇몸 염증이 사라지면, 흐물흐물 부어 있던 잇몸은 가라앉게 됩니다. 잇몸이 단단해 지면 치아뿌리가 구강내로 더 많이 노출되기 때문에 자극에 시린 증상을 느끼게 됩니다. 

오해2. 스케일링을 하면 사이가 벌어진다. 스케일링 때문에 잇몸이 내려갔다.

스케일링을 하고 나면 치석이 있던 자리에 빈 공간이 생기게 됩니다.  부어있던 잇몸은 염증이 없어지면 점차 가라앉으면서 이 사이가 벌어져 보일 수 있습니다. 치석이 많이 쌓인 상태에서 스케일링을 할수록 그리고 잇몸병이 심할수록 그 정도가 심해집니다. 방치하면, 치석은 점점 더 치아 뿌리를 파고들게 되고, 치아 뿌리를 잡고 있어야 할 잇몸뼈가 모두 사라지면 치아가 흔들려서 빼야 합니다.

오해3. 스케일링을 하면 무조건 잇몸이 아프다

잇몸병의 정도가 심할수록 많이 부어 있는 잇몸을 헤집고 들어가 치석을 제거해야 하니 아픕니다. 정기적으로 잇몸관리를 받는 분이거나, 예방목적으로 스케일링을 하면 많이 아프지 않습니다. 

스케일링과 잇몸치료 후 부었던 잇몸이 가라앉으면, 뿌리 쪽까지 양치로 잘 닦을 수 있습니다.  잘 닦이면 다시 붓지 않겠지요. 내려갔던 잇몸살이 다시 이 사이를 채워 올라온다면 뿌리 쪽이 잘 닦이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잇몸뼈가 이미 내려간 곳의 잇몸살은 내려가는 것이 건강한 상태입니다. 

잇몸이 불편하지만 약으로 버티셨던 분들, 더 늦기 전에 2020년에는 용기를 내어 치과를 방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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