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의 사회적경제는 서울, 수도권을 넘어 전국, 지역으로 보다 넓게 확대될 전망이다. 사회적경제가 지역사회에 공헌하고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본연의 목적을 실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강원, 경기, 경상, 전라, 충북, 제주, 서울에 이르기까지 각 지역에서 활동하는 사회적경제인들이 2020년을 조망해봤다.

 

사회적경제는 성장 중이다. 대구도 다르지 않다. 전체 기업 수가 많아지면서, 지역 내에서 차지하는 고용과 매출의 규모가 커지고 있다. 정책 지원과 공공구매 시장이 확대되고, 일반기업의 진입도 늘어나고 있어 이러한 성장세는 한동안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빛이 밝을수록 그림자가 짙어지듯, 지금의 양적 성장이 사회적경제의 미래에 바람직한가에는 의문이 든다. 지난 8월 대구?경북 통합 사회적경제박람회에서 다뤄진 이 고민은 '사회문제 해결'이라는 중요한 미션을 가진 사회적경제의 성장은 달라야 한다는 것으로 의견이 모였다. 그저 제도와 정책에 기대어 기업의 규모가 커지고, 단순 지표상의 고용과 매출이 확대되는 것 이상으로 사회적경제다운 성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고민에서 대구가 찾은 사회적경제다운 성장의 방식은 '협업에 기반한 규모화'다. 산업의 성장을 위해 규모화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다만, 사회적경제의 다양한 분야 모두가 동시에 규모화 전략을 추구하는 것은 제한된 자원으로 한계가 있다. 그래서 지역의 환경과 사회적경제기업의 여건을 고려하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협업에 기반한 규모화를 위해 대구는 다양한 시도를 준비 중이다. 우선, 지역의 의제를 논의하고 추진하는 민간 중심의 거버넌스를 보다 강화할 계획이다. 2020년은 첫 번째 사회적경제 5개년 계획의 마지막이자, 2차 계획을 세우는 해이다. 1차 계획이 사회적경제의 기반을 조성하고, 인식을 확산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면, 2차 계획은 더욱 성장에 중심을 둔 정책과 규모화를 통한 가치사슬의 구축에 힘을 쏟아야 한다. 새롭게 구성하는 사회적경제 민관정책협의회와 부문별 지역별 조직이 함께 만드는 대구 사회적경제 연대체가 중심이 될 예정이다.

두 번째는 지역 당사자조직의 공제기금에서 출발하는 금융 중개기관 육성이다. 사회가치연대기금의 출범으로 지역에서도 사회적경제 금융에 대한 관심이 높다. 지자체와 지역 금융기관의 참여도 긍정적이다. 하지만, 사회적금융이 단순한 기업 대출에 머무르지 않으려면, 전략적 투자와 규모화를 위한 깊은 논의를 할 수 있는 중개기관의 역할이 필요하다. 대구는 당사자조직의 자조와 참여를 통해 그 방법을 찾고 있다.

대구는 사회적경제다운 성장의 방식은 '협업에 기반한 규모화'로 보고 다양한 시도를 벌이고 있다. 사진은 대구 사회적경제 종합유통채널인 ‘대구무한상사’ 구성원들./사진출처=대구무한상사 

마지막 시도는 규모화를 위한 지역자원과의 협업이다. 대구는 지난 2년 동안 산업통상자원부의 커뮤니티비즈니스 활성화 사업을 계기로 지역 식품분야 사회적경제기업과 혁신도시 공공기관이 함께 공동 생산 시설을 구축하는 결실을 보았다. 지역의 다양한 자원과의 연계는 사회적경제 새로운 시도와 확장에 좋은 기회다. 특히 올해는 대구 첨단정보통신융합산업기술원과의 연계를 통해 IOT 분야를 강화하고, 대구 사회서비스원과의 TF 구성으로 돌봄 분야와의 다양한 협업을 기대하고 있다.

더위로 유명한 대구지만, 경제만큼은 오랫동안 추웠다. 우리는 사회적경제를 대안이고, 혁신이며, 희망이라고 말한다. 섬유업의 영광 이후 오랫동안 찬바람이 가득했던 대구에 사회적경제가 따뜻한 바람이 되는 한 해가 되길 기대한다.

성동현 (사)커뮤니티와경제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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