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은미·박학기가 사용한 통기타, 이상은의 마스터키보드, 홍경민의 일렉기타를 비롯해 시민들이 기증한 악기 총 25종, 626점이 새 주인을 맞는다.

서울시가 집에서 잠자는 악기를 기증받아 전문가 손을 거쳐 수리해 재기증하는 ‘악기 기증?나눔’ 캠페인을 올해 처음으로 실시해 지난 40일 간 총 25종, 685점을 기증받았다고 19일 밝혔다. 수리가 어려운 59점을 제외한 626점을 필요한 시민들에게 기증한다.

시는 시민 누구나 악기를 배우고 즐길 수 있는 ‘악기나눔 공유사회’를 만들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나눔 캠페인을 시작했다. ‘잠자는 악기를 깨워주세요!’라는 슬로건으로 지난 9월 25일부터 캠페인을 벌였다. 10~11월 재단법인 아름다운가게와 서울시 낙원생활문화지원센터를 통해 악기를 기증받았다.

악기 기증·나눔 추진과정./자료제공=서울시

짧은 기간에도 각계각층의 관심이 모아졌다. 가수 이은미, 이한철, 박학기, 이규석은 자신이 사용하던 통기타를, 홍경민은 통기타와 일렉기타를 기증했다. 가수 이상은은 마스터키보드를, 이소영은 디지털피아노와 신디사이저를 기증했다. 김현철, 국가스텐, 자우림은 응원 영상을 통해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국내 악기사도 동참했다. 61년 전통의 최대 종합 악기회사 ‘삼익악기’는 새 바이올린과 통기타 300점을 기부했다. 국내 유명 기타브랜드 ‘덱스터’에서도 새 기타 30점을 기증했다. 

악기 수리?조율은 낙원 악기상가 장인들이 맡았다. 수리가 완료된 악기는 악기를 받길 희망하는 단체의 신청을 받아 심사 후 전달된다.

바이올린, 첼로, 디지털피아노 등 6종 49점은 개인 악기가 없어 수업 때만 연주해야 했던 ‘꿈의 오케스트라’ 학생 45명에게 전달된다. 이번 기증을 통해 학생들은 개인 악기가 생겨 평소 원할 때에도 연주를 할 수 있게 된다. 

‘꿈의 오케스트라’는 저소득층 아이 등으로 구성된 오케스트라단으로,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운영?지원한다. 아이들이 가정 형편 등에 관계없이 음악을 통해 건강한 사회 일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음악교육 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나머지 25종 443점의 악기들은 학생, 어르신 등 사회적 취약계층이 이용하는 시설 총 40개소에 전달돼 악기 체험 교육 등을 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초등생 방과 후 돌봄 공간 ‘우리동네키움센터’ ‘50플러스센터’ ‘아동복지협회’ ‘청소년센터’ 등이다.

19일 열리는 낙원상가에서 '악기나눔의 날 행사 포스터'./사진제공=서울시

19일 종로구 낙원상가 4층 모두의 극장에서는 ‘악기 나눔의 날’ 행사가 열린다. 악기 기증자 가수 이한철과 ‘꿈의 오케스트라’ 학생들이 기증받은 악기를 들고 함께 무대에 오른다. 

시는 악기 나눔?공유 허브로 ‘낙원 생활문화지원센터’를 조성해 2020년 3월 개관할 계정이다. 여러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매년 ‘악기 기증·나눔’ 캠페인을 추진한다.

유연식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올해 캠페인에 함께 해준 악기 기증자, 수리장인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며, “앞으로도 시민 누구나 음악을 향유하는 행복한 도시 서울이 될 수 있도록  많은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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