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초 정부가 '사회적 금융 활성화 방안'을 발표해 사회적 금융 상황을 진단하고 대략적인 계획을 발표했다. 올해는 해당 계획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가지가 뻗어나왔다. 또한, 정부뿐 아니라 민간에서도 사회적경제 '돈'의 중요성에 공감해 직접 기금을 만들거나 금융상품을 개발하는 움직임이 있었다. 500억 원 대 펀드 결성부터 민간 중개기관의 첫 구제금융 조성까지 한해 동안 더욱 탄탄해진 국내 사회적 금융. <이로운넷>이 2019년의 사회적 금융 주요 이슈들을 정리했다.

공공기관+은행 합심해 공급액 늘려

2018년 4월 진행된 '제1차 사회적금융협의회'에서 발언하는 최종구 금융위원장. /사진제공=금융위원회

제3차 사회적금융협의회 개최 결과에 따르면 2019년 올해 공공기관과 은행권이 사회적경제기업에 지원한 자금은 6841억 원에 달한다. 지난해 달성했던 5361억 원의 약 127.6% 수준이다. 특히 공공기관의 공급액수는 1937억 원에서 3329억 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또한, 협의회는 7월 서민금융진흥원 홈페이지 ‘서민금융상품’란에 ‘사회적금융’ 탭을 신설해 사회적경제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금융·비금융 지원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사회적금융 개념 및 현황, 사회적금융 활성화방안 주요 내용, 해외사례, 중개기관 요약DB 등을 안내한다.

'소셜본드(Social Bond)' 발행과 관련해 활발한 움직임도 포착됐다. 소셜본드는 주거복지 등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프로젝트 투자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하는 특수목적채권을 말한다. 지난 3월, 주택금융공사(HF)는 모든 주택저당증권(MBS)을 소셜본드 방식으로 발행한다고 밝혔는데, MBS를 소셜본드로 발행하는 일 자체가 세계 최초였다. 주택금융공사에 이어 한국수력원자력은 5월 원화 소셜 본드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사전청약)을 진행했다. 그 결과 당초 모집 예정금액(1500억 원)의 4배 수준인 5600억 원의 청약이 이뤄졌다. 이밖에도 KDB산업은행이 지난 10월 4000억 원 규모의 원화 소셜본드를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민간 주도 기금·펀드 조성 활발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이 올해 1월 공식 출범했다.

올해 초 닻을 올린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이하 연대기금).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방식으로 향후 5년간 3,000억 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할 계획을 갖고 태어났다.

연대기금 측은 올해 대전에서 열린 사회적경제박람회에서 수도권 외 지역의 사회적금융을 탄탄히 하는데 초점을 둔다고 밝히며 그 방법으로 사회적금융 중개기관 육성에 힘쓰겠다고 했다. 그 첫 걸음으로 연대기금은 최근 ‘사회적경제기업 융자지원사업' 사업을 시작했다. '재단법인 밴드(구 한국사회적기업중앙협의회공제사업단)'에 사회적경제기업 대출사업 용도로 15억 원을 지원하기로 한 것. 비수도권 지역 사회적경제기업, 소셜 프로젝트, 협의체(지역, 업종, 부문 등)에 70% 이상 공급되게 할 계획이다.

KDB산업은행과 SK, 옐로우독, SKS PE 등은 11월 500억원 규모의 소셜밸류 투자조합을 결성했다. /사진=SK그룹

국내 최대 규모 민간 임팩트 투자 펀드도 만들어졌다. 지난 11월 7일, SK와 산업은행, 옐로우독과 SKS 프라이빗에퀴티(PE)는 ‘소셜밸류 투자조합’ 결성식을 열어 500억 원 민간 펀드 결성을 알렸다. UN이 규정한 17개 지속가능발전 목표(SDGs)에 기여하는 스타트업을 투자 대상으로 한다. 펀드는 해당 분야의 유망 기업이 유니콘(기업 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으로 성장하도록 돕는다.

11월 말에는 사회적금융 중개기관들이 모여 ‘사회적경제상생협력기금’ 만들기에 나섰다. 한국사회적경제연대회의 사회적금융위원회 소속기관인 9개 중개기관들이 10억 원 조성을 목표로 모였다. 이들은 민간 사회적금융 중개기관, 신협, 사회적경제 조직의 출자나 외부 자원 조달을 통해 재원을 모아 사회적경제기업의 재무적 취약성을 보완하는 구제금융 역할을 한다.

신협, 사회적금융 기관 역할 본격화

신협이 창립 60주년을 앞두고 총자산 100조원을 돌파했다. /사진제공=신협중앙회

올해는 사회적경제 영역에서 신용협동조합(이하 신협)의 역할이 본격화됐다. 창립 59년 만에 총자산 100조 원을 돌파한 신협. 올해 10월 말 기준 신협은 전국적으로 884개 조합 및 1676개 영업점, 자산 100조 원, 이용자 1300만 명을 보유한 금융협동조합으로 발돋움했다.

원주 ‘밝음신협’은 지난 2월 제46차 정기총회에서 처음으로 매년 당기순이익의 1%를 협동기금으로 출연하자고 조합원들이 함께 결의했다. 그 일환으로 원주지역 36개 사회적 경제 조직과 전문가로 구성된 원주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에 ‘협동기금’ 1100여만 원을 전달했다.

9월 ‘betterbe SE 예?적금’이 출시됐다. /사진제공=성동구사회적경제지원센터

지난 9월에는 논골신용협동조합이 성동구 사회서비스 기업 ‘성동돌봄센터,’ ‘성동행복한돌봄,’ ‘건강한마을치과’ 3곳이 협업해 ‘betterbe SE 예?적금’을 새롭게 출시했다. 논골신협 고객이 해당 상품에 가입 시, 사회서비스 기업 3곳 중 1곳을 택해 개인정보 마케팅 활용에 동의하고 상담을 완료할 경우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지역 내 사회적금융과 사회서비스 기업의 금융상품 개발이 전국 최초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동작신협’은 이달 (사)나눔과 미래, ㈜녹색친구들, 마을과집협동조합과 상호협약을 맺고 사회적주택 입주자들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번 협약으로 1인당 최대 1000만원까지 무담보무보증 소액대출을 3%대의 저리로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한다.

12월 동작신협이 (사)나눔과 미래, ㈜녹색친구들, 마을과집협동조합과 상호협약을 맺고 사회적주택 입주자들을 지원하기로 했다. /사진제공=동작신협

개별 신협의 행보와 더불어 신협중앙회의 역할도 돋보인다. 신협중앙회는 올해 초 △전국 신협 및 신협중앙회 공동 사회적경제 지원기금 200억 조성 △사회적경제 기업 대상 300억원 규모의 저리 대출 확대 공급 △사회적경제 기업의 자금수요 특성에 따른 전용 상품 다양화 및 체계적 평가 시스템 구축 △사회적경제 기업 자립을 위한 경영지원 강화 등 사회적경제 지원 계획을 발표하며 사회적경제 활성화 의지를 앞세웠다.

사회적경제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기금 융자사업에도 선정됐다. △사업수행 능력 △융자 운영 계획 △사회적가치 지표 운영 계획 등을 인정받아 ‘경기도 사회적가치 벤처펀드 융자사업’ 수행기관이 됐다. 2021년까지 기금 총 100억 원을 공급한다.

이어 7월에는 사회적경제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사회적예탁금’을 출시했다. 사회적경제 활성화 취지에 공감하는 개인 및 법인이 해당 상품에 가입하면, 이로 조성된 자금을 사회적경제 조직을 지원 및 대출을 위한 재원으로 운영하는 것이다. 가입 시 계약 기간에 따른 정기예탁금 이율보다 0.5%p 낮게 적용된다. 금융상품 개발 외에도 신협중앙회는 올해 여름 대학생 150명을 대상으로 한 ‘대학생 신협 체험행사’를 개최해 금융 협동조합에 대한 대학생들의 이해의 폭과 친밀감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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