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마곡지구 엠밸리 아파트 단지에 사는 A씨는 최근 같은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민들과 함께 수차례 워크샵에 참여했다. 아파트 화재감지 앱을 직접 시연해 보고 거주자로서 구체적인 의견을 제시하기 위해서다. 이 앱은 ㈜디지털서울과 ㈜팀인터페이스 두 기업이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해 개발한 모델로, 앱에는 화재 센서 그래프, 서울 화재 현황, 비상 탈출 방법, 신고 연결 버튼 등이 반영됐다. 두 기업은 시민참여단을 구성하고 지속적으로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개발한 앱을 수정하며 완성도를 높여갔다. 시민 A씨는 “이번 리빙랩 사업에 참여하며 실리콘밸리에서 전문가들이 하는 방법을 마곡 주민들과 함께 할 수 있어 놀라웠다"며 "이번 사업이 일회성 행사가 아닌 지속가능한 인간 중심의 기술로 발전하면 좋겠다"고 참여소감을 전했다. 이 시스템을 통해 주민들은 언제든지 PC 또는 스마트폰으로 온도 정보를 확인해 화재 상황을 인지 할 수 있게 되었다.
#2. 마곡산업단지 내 커피숍 운영자인 C씨는 최근 동네에서 신기한 경험을 했다. 자율주행 로봇이 커피를 손님에게 직접 배송해주는 실험이 그것이다. C씨는 “실험 전에는 '시간이 많이 소요되지 않을까, 커피가 쏟아지지 않고 안정적인 배달이 가능할까' 등 여러 우려가 컸으나 실제 적용해보고는 이 정도면 사용해봐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로보티즈는 자율주행 로봇이 음식점에서 주문자에게 음식을 직접 배송하는 기술 구현을 위해 마곡지구 로보티즈 본사 반경 1km 내에서 배달음식 사업자, 거주자 등을 대상으로 로봇배송 서비스를 제공했다.
서울 마곡지구가 변화의 씨앗으로 급부상했다. 서울시와 서울산업진흥원(SBA)은 마곡을 테스트베드로 약 6개월(6-12월)간 시민, 전문가, 기업이 함께하는 ‘마곡 스마트시티 리빙랩’ 프로젝트를 올해 처음으로 시도하고, 그 결과를 12일 마곡지구 내 코트야드 호텔 포레스트볼룸에서 열린 성과보고회를 통해 공유했다. 리빙랩은 과제 선정에서부터 과제증명 및 결과 평가까지 사업 전 과정에 전문가 및 시민이 참여하는 시민참여형 연구추진 방식이다.
“시민 삶 더 편리하게” 마곡 스마트시티 리빙랩 추진
마곡 스마트시티 리빙랩 사업은 ‘마곡 스마트시티 시범(실증)단지 조성’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시민참여형 스마트시티 사업으로, 지난 4월 공모를 통해 접수된 총 30개 프로젝트 중 심사를 통해 최종 5개 프로젝트를 선정하고 프로젝트당 약 1억 원을 지원해 6개월간 시민들의 참여로 실험?실증했다.
서울시가 마곡지구에 구축하고자 하는 스마트시티는 마곡지구에 거주하고, 근무하고, 방문하는 모든 시민들이 더 편리하고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도시다. 이러한 도시의 구축을 위해 마곡에서 현재 개선이 필요한 사항들을 발굴하고, 실제로 개선하기 위해 기존의 기술을 적용하거나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과정들을 지원하고자 나선 것이다. SBA 관계자는 “기업들이 신제품을 개발할 때 다양한 사용자의 피드백을 통해 제품을 수정하듯이, 마곡 스마트시티에 적용할 기술들도 사용자들의 의견을 통해 아이디어를 얻고, 개발하고, 수정하고, 적용하고자 하며 이 과정 자체를 ‘마곡 스마트시티 리빙랩’으로 정의했다”고 소개했다.
5개 프로젝트, 시민 참여로 6개월간 진행
이날 성과보고회에는 6개월 간 진행된 5개 리빙랩 선정 프로젝트들이 소개됐다. 5개 프로젝트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한 마곡지구 주거지역 화재상황 인지시스템 구축 △마곡산업단지 내 자율주행기반의 로봇플랫폼을 활용한 실외배송 실증 △시각장애인을 위한 무장애도시 시범사업 △스테이션 기반의 스마트시티형 IoT 1인 교통수단 운영방안 연구 △주민참여형 마곡 스마트시티 냄새 커뮤니티 매핑사업 등이다.
<5개 기업 리빙랩 프로젝트 성과> ◇ 시민 의견 반영해 아파트 화재감지 앱 개발 ◇ 자율주행 로봇으로 음식 배송 시도 ◇ 시각장애인과 함께 만든 길 안내 앱 ◇ 시민 활용도 높이는 전동킥보드 스테이션 고민 ◇ 시민과 함께 온라인 냄새 지도 구축 |
시민 참여 도시문제 해결형 프로젝트 성과와 과제는
지난 6개월 간의 실험으로 마곡지구에 찾아온 변화는 무엇일까?
프로젝트에 참여한 5개 기업 등 실험에 참여한 주체들은 도시문제를 시민, 전문가, 기업이 함께 결합해 개선해나갔다는 점을 가장 큰 성과로 꼽았다. 특히 이용자에만 머물렀던 시민들이 개발 과정에 적극 참여하며 사업의 주체로 나섰다는 점이 이번 프로젝트의 특징이다. 김현주 디지털서울 대표(서울시립대 교수)는 "통상적으로 이런 사업의 경우 탑-다운 방식이 많은데, 이번 프로젝트는 리빙랩 방식을 적용해 지속적으로 시민들의 의견을 듣고 사업을 개선해 나감으로서 프로젝트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번 프로젝트로 시민들의 기대감도 커졌다.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한 마곡지구 주거지역 화재상황 인지시스템 구축 프로젝트에 참여한 한 시민은 "화재뿐 아니라 다양한 주민 편의시설에 리빙랩 방식을 적용한다면 문제 해결이 더 쉬워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규제기관과의 협력 및 규제샌드박스 특례 신청 등도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얻은 성과다. 자율주행 로봇을 통해 음식배송 서비스를 진행하는 실험 당시, 도로 주행과 관련해 현행 법률상에서는 ‘자율주행로봇 배송 서비스’를 정의할 수 없었지만, 규제 관련 기관의 협조를 통해 사업추진 기간 내에는 상시 안전요원배치로 실증 연구를 할 수 있었다. 장만수 로보티즈 과장은 "이번 리빙랩 과제가 종료되어도 마곡 내에서 실외 배송로봇의 지속적인 실증테스트를 통해 성공적인 상용화를 이룰 수 있도록 규제샌드박스 실증특례를 요청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짧은 기간에 이뤄진 프로젝트다 보니 과제도 있다. 한 기업은 "민간에서만 나서 실험을 하려니 사용자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기가 어려웠다"며 "민관이 함께 서비스를 적용한다면 더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을 듯하다"고 제언했다.
5개 리빙랩 사례를 연구한 최수미 희망제작소 실장은 '시민참여'를 스마트시티 구축의 핵심으로 꼽았다. 최 실장은 "시민의 생각을 끊임없이 묻고 그들의 참여를 끌어내는 다양한 방식을 고안해내야 한다"며 "단순히 사업 과정에서 의견수렴 수준을 넘어 기획 단계에서부터 시민들을 참여시키는 게 핵심"이라고 조언했다.
이재훈 서울산업진흥원 산업거점기획팀장은 "실증 후 어떻게 시민들이 체감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건지가 향후 과제"라며 "내년에는 자치구와 협력해 시민들에게 도움되는 사업으로 더 발전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향후 리빙랩 방식을 통한 도시문제 해결에 더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김선순 서울시 지역발전본부장은 “마곡지구에서 올해 첫 시범사업으로 시작한 스마트시티 리빙랩의 성과를 시민들에게 널리 알려, 향후 마곡지구가 스마트시티 다양한 기술의 테스트베드가 될 수 있는 계기가 되도록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제공. 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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