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유캐리나 지역의 주민이 식수를 나르고 있다./사진=NYT

극심한 가뭄과 물 관리 소홀로 인해 호주 12개 이상의 도시와 마을이  물 공급원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어 광대한 대륙인 호주가 존립의 위기에 있다고 뉴욕타임즈(NYT)가 8일(현지시간) 전했다.

기후변화의 시대를 맞아 세계도처에서 물 부족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8월에 세계자원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인류의 4분의 1이 물부족에 직면해 있다. 매체는 캘리포니아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까지 물 부족을 지난해 간신히 견더냈다고 전했다.

가장 건조한 대륙인 호주는 기후 변화의 영향에 취약하다고 과학자들은 분석한다. 건조한 봄이 막 끝나고 더운 여름이 또 다가오는 상황에서 호주에 물 공급이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 기후변화가 이곳에서는 먼 미래의 문제가 아니라 현실이라는 것이다. 내륙에서 농업에 의존하는 원주민 공동체는 이주해야 할 상황이고 오지를 무대로 하는 호주 관광업계도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고 한다. 특히 주민들은 건조한 계절이 다가옴에 따라 화재에 대한 두려움속에 살고 있다.

동네 아이들은 여름에 마을 댐에서 수영을 즐기곤 했지만 지금은 그 댐이 말라  죽은 갈대, 홍합 껍데기, 나무 뿌리가 노출돼 있다. 생태계가 망가저 가고 있는 것이다. 2017년 시작된 가뭄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뉴사우스웨일스 주 전역에 걸쳐 버려진 메마른 땅이 수 마일에 걸쳐 펼쳐져 있다. 시드니에서 내륙으로 약 270마일 떨어진 곳에 땅을 경작하는 한 농부는 "가뭄이 4년 더 지속된다면 호주는 지구의 종말을 예고하는 아마겟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매체는 보도했다. 그는 다른 많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올해도 농작물을 심지 않았고 남은 가축을 팔 계획이라고 했다. 저수지는 바닥이 드러났고, 매년 이맘때쯤이면 밀이 무릎 높이로 자라고 있을 땅이 바짝 말라있다.

농부들은 가혹한 환경에 익숙하지만 이곳 농부들은 가망이 없다고 한다. 이 지역의 동물원은 물을 재활용하고 바닥은 인조잔디로 대체했다. 소방서는 물을 사용하는 대신 모래와 거품으로 불길을 잡는 대체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강이 마르면 우물물에 의존할 수 밖에 없지만 지하수의 수질이 문제이다.  지하수에 악취가 나고 금속성분이 함유되어 있어 사람들이 마시기에 안전하지 않다는 것이다.

11월 초 뉴사우스웨일스 일부 지역에서 웅덩이에 고일 정도로 비가 내려 사람들에게  약간의 안도감과 희망을 주었지만 가뭄을 해결하지는 못했다.  NYT는 "호주가 극심한 기후 변화 시나리오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물을 재활용하고 담수화 공장에 의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정책 전문가들의 주장을 인용했다.

https://www.nytimes.com/2019/12/08/world/australia/water-drought-climate.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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