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물주 위에 건물주 있다."
어느샌가 익숙해져버린 표현. 지난 8일 KB국민은행의 월간 주택가격 동향 자료에 의하면 6년 연속으로 서울 집값이 상승했다. 집값·땅값과 함께 임대료나 월세가 점점 오르는 모습을 보면서 ‘갑’의 위치에 서고 싶다는 마음이 굴뚝같아진다. 경제가 저성장 기조로 접어들고 취업도 어려우니 불로소득을 꿈꾸게 된다. 2016년 JTBC가 서울 시내 학생 83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고등학생이 꿈꾸는 직업 2위가 건물주와 임대업자였다.
부동산 문제는 단순히 착한 기업이나 착한 건물주가 건물 하나를 매입해서 세입자들에게 싼 임대료로 제공한다고 끝나지 않는다. 기자도 비교적 저렴한 월세를 내고 쉐어하우스에 살고 있지만, 집주인이 월세를 올려버리면 그만이다.
지난 11월 5일 열린 ‘2019 서울 사회적경제 콜로키움’에서 인성환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기획전략실 실장은 부동산에 대한 인식 자체가 ‘사적 소유’에 기반하고, 불로소득이 개인에 환원되기 때문에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 소유에 대한 인식이 ‘사회적인 소유’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함플러스협동조합,’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 사회혁신기업 ‘더함’의 ‘위스테이’ 등 사회적경제 주체들이 만드는 입주자 중심 주택 형태가 더 활성화돼야 하는 이유다. 더함플러스협동조합의 경우, 건물 자체가 소비자 주도 건축방식으로 지어져 건축 원가가 공유되고, 적정주택으로 지어져 가격 거품이 없으며, 독립공간을 보장하면서도 공통 거실·컴퓨터·프린터·빔프로젝터 등을 마련해 입주자 누구나 쓸 수 있게 한다.
콜로키움에서 인 실장은 “건물뿐 아니라 시설이나 장비 등 하드웨어를 모두 공유 자산화하고, 운영원리 등 소프트웨어까지 협업을 통해 구축한다면 ‘네 것’과 ‘내 것’을 구분 짓는 게 아니라 협업이 촉진되는 공간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토지와 건물이 개인의 불로소득을 뿜는 샘이 아니라 공생하는 공간으로 여겨지는 사회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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