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4~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2019 서울디자인페스티벌’ 내 자리한 ‘서울메이드’ 홍보 부스 내 모습./사진제공=SBA

‘짝퉁 한류’ 상품들이 중국?베트남?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국가에서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포장에 한글 상표를 쓰거나 ‘KOREA’ ‘KR’ 같은 단어를 사용해 한국에서 만든 제품처럼 현지 소비자들을 속이는 것이다. 한류 열풍에 따라 한국의 이미지가 좋아지면서 ‘가짜 한류’ 제품이 판치는 가운데, 저품질 상품이 한국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트리는 등 문제도 나타났다.

서울시는 해외 소비자에게 한국 상품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품질을 보증하기 위해 신규 브랜드 ‘서울메이드(SEOUL MADE)’를 출범했다. ‘Made in Korea’를 넘어 ‘서울’이라는 브랜드에 새로운 가치를 담아 전한다는 목표다. ‘서울메이드’ 개발을 주도한 서울산업진흥원(SBA)은 4일 오전 11시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한 ‘2019 서울디자인페스티벌’에서 출범 행사를 열고 개발 과정을 소개했다.

중소기업 제품 홍보할 ‘플랫폼?판매채널?캠페인’ 역할 수행

컨테이너 형태로 지어진 ‘서울메이드’ 홍보 부스에서는 브랜드 개발 과정 및 가치에 대한 소개를 만나볼 수 있다./사진제공=SBA

SBA는 서울 중소기업의 성장을 돕는 기관으로, 1998년 설립 이후 창업?보육, 투자, 마케팅, 인재 양성 및 채용, 혁신기술 R&D 및 지식재산권 등 지원을 통해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여왔다. 이번 ‘서울메이드’ 역시 SBA에서 지원하는 중소기업들의 국내외 판로를 여는 동시에 보다 효율적으로 제품을 홍보할 수 있는 종합 플랫폼, 판매 채널, 캠페인 등으로 기획했다.

장영승 SBA 대표는 “지난 21년간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을 지원해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금까지 공공 영역에서 해왔던 브랜드 사업과는 차별화한 브랜드 사업을 펼칠 계획”이라며 “서울의 현재와 미래의 산업을 대표하는 강력한 브랜드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이달 4~8일 5일간 이어지는 ‘2019 서울디자인페스티벌’ 행사장 내에 ‘서울메이드’ 홍보 부스가 꾸려져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부스에서는 ‘서울메이드’ 개발 배경 및 과정을 한눈에 확인 가능하다. 또한 뷰티?패션?식품?리빙 분야에서 서울메이드와 협력한 12개 기업의 콜라보레이션 제품도 만나볼 수 있다. 브랜드 출범과 함께 창간한 ‘서울메이드’ 매거진 1호도 전시된다.

‘손으로 만드는 제조업→머리로 만들어내는 창작’ 핵심 가치로

'서울메이드' 로고는 사람의 얼굴에 'MADE'라는 단어를 붙인 기본형을 바탕으로 다양하게 변주할 수 있도록 제작했다./사진제공=SBA

서울메이드의 핵심은 ‘손으로 만드는 제조업에서 머리로 만들어내는 창작’으로의 변화다. 1970~1990년대 ‘제조업’을 기반으로 지역에 국한된 서울의 산업은 2010년대 들어서 ‘창작’을 기반으로 국가를 넘어선 가치로 확장됐다. “국제화 시대에 서울 사람들이 만든 상품과 서비스는 더 이상 서울에 국한돼 생산되지 않고 전 세계로 뻗어나간다”는 것이 장 대표의 생각이다.

제조에서 창작으로의 변화를 표현하기 위해 브랜드 심볼을 ‘사람의 얼굴이자 머리’로 정했다. 패션?식음료?화장품?생활용품 등 유형의 상품 외에도 디자인?음악?게임?축제 등 무형의 콘텐츠 영역에서도 심볼을 폭넓게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변주가 가능한 형태로 제작됐다.

[미니인터뷰] 장영승 SBA 대표

-SBA가 ‘서울메이드’를 출범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SBA는 서울과 한국의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과정 속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기업들이 제품을 많이 파는 일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많이 팔기 위해서는 마케팅이 필요한데, 아직 브랜드 힘이 약한 중소기업의 제품에 ‘서울’이라는 단어를 붙인다면 경쟁력이 있을 거라 봤습니다. 단순히 이름만 붙이는 게 아니라 서울이 만들고 보증한다는 의미까지 입혀서 신뢰도를 높이겠다는 목표로 ‘서울메이드’를 선보이게 됐습니다.

-서울메이드의 핵심 콘셉트인 ‘손에서 머리로의 변화’는 어떤 의미인가요?

▶서울의 산업 구성을 조사해보니,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10%가 채 되지 않더군요. 제조업으로 시작해 서비스업 등 다양한 형태로 구조가 변화하면서 SBA 역시 그에 따른 지원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서울메이드’의 브랜드 콘셉트에 제조업으로 시작해 크리에이티브한 사업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담았고, 심볼은 얼굴, 머리, ‘MADE’라는 단어로 구성해봤습니다.

4일 '서울메이드' 홍보 부스 내에서 기자들의 질의에 응답하는 장영승 SBA 대표의 모습./사진제공=SBA

-주요 소비층을 전 세계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자)’로 정한 이유는?

▶전 세계 소비의 30% 이상을 담당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한 브랜드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들 세대는 당장 사업을 이끌어갈 생산자이자 동시에 소비자입니다. 현재 10~30대 젊은 청년들이 나이가 들면서 주요 소비층이 될 텐데, 그 시간이 길어야 10년이 될 거라 보고 있습니다. 밀레니얼 세대가 주요 소비층으로 성장한다면, 우리 브랜드 역시 이들을 주요 대상층으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서울메이드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궁극적 목표나 계획을 이야기해주세요.

▶브랜드 사업이 갖는 힘은 결국 유통 플랫폼의 정착입니다. 플랫폼 위에 어떤 물건을 올려서 팔 수 있는 힘을 만들어내는 것이죠. 우리 브랜드의 목표는 전 세계 곳곳에 서울메이드 판매 숍을 열어 서울의 훌륭한 중소기업들의 제품을 판매하고, 이를 통해 각국 소비자들이 서울메이드라는 브랜드를 인식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조금 낭만적 생각이지만, 제가 은퇴했을 때 네팔의 작은 시골 마을에 문을 연 서울메이드 샵의 주인장이 되는 겁니다. 과연 그렇게 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정서적 목표로 삼았습니다.(웃음)

‘서울메이드’ 홍보 부스 내 전시된 매거진을 둘러보는 관람객. '서울메이드' 창간호의 테마는 ‘서울의 가치를 만드는 사람들 99+1’ 로 서울을 즐기고, 알리고, 연결하는 등 99명의 서울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사진제공=SBA

SBA는 해외 시장에서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 7월부터 인도네시아, 태국, 홍콩, 일본, 베트남 등 해외에서 팝업스토어, 전시회 등을 개최하고 서울메이드를 홍보했다. 장 대표는 “서울이라는 가치가 디자인?콘셉트로 소개될 때 신뢰감까지 함께 전달됨을 확인했다”며 “아시아뿐만 아니라 남미 소비자들도 관심을 가져줄 정도로 현지에서 반응이 매우 뜨거웠다”고 말했다.

2020년 상반기에는 베트남 하노이에 플래그샵(체험판매장)을 열 계획이다. 약 200여개 국내 중소기업 제품을 전시?판매하고, 현지 소비자 및 바이어에게 서울메이드 브랜드의 우수성을 알린다는 목표다. 장 대표는 “짝퉁 한류 상품의 문제가 심각한데, SBA에서 우수 기업들을 선정해 서울메이드 제품을 믿고 구매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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