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정부의 사회적경제 정책이 본격화되면서 협동조합 영역도 활발한 움직임이 있었다. 협동조합 제도개선 과제 해결에 전국 현장조직들이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성공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전략모델 확산과 이를 뒷받침해주는 연합회를 통한 규모화 방안이 첫발을 내딛었다. 2019년 국내 협동조합의 주요 이슈들을 뽑아봤다.

#1. 협동조합 활성화에 나선 정부 

제3차 협동조합 기본계획 방향(자료출처=기획재정부)/디자인=윤미소

그 어느 해보다 2019년 정부는 협동조합 관련 중요 정책들을 쏟아내고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협동조합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는 올해 ‘제3차 협동조합 기본계획(’20-’22)’ 수립을 위한 실태조사 등을 준비하며 이해관계자들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하는 모습을 보였다. 기재부는 기본계획 추진 방향을 ‘COOP 2.0 시대로의 진보’로 잡고 협동조합 정책 패러다임을 전환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협동조합기본법 제정 후에는 자유로운 설립지원으로 양적 확대를 목표로 뒀다면 이제는 지역사회와 연합회 등 현장주체들이 연대협력을 통해 자생력을 키워가는 방향으로 패러다임을 바꾸고 질적 내실화를 꾀한다는 것이다. 기재부는 내년 1월경 제3차 협동조합 기본계획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중소벤처기업부도 올해 2월 ‘2019년 소상공인 협업 활성화 사업 계획’을 발표하고 소상공인 협동조합 활성화에 총 254억원을 지원하며 규모화에 나선다고 밝힌 바 있다.     
 
#2. 법·제도 개선에 나서다 

지난 4월 24일 열린 2019년 제1차 협동조합 제도개선 토론회./사진제공=이로운넷

협동조합의 경우 주식회사에 비해 차별받는 제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작년부터 지속적으로 나왔다. 협동조합 주체들은 지난해 '협동조합 제도개선 10대 과제'를 선정한데 이어, 올해는 전국의 사회적경제 중간지원조직들과 힘을 모아 공동으로 제도개선에 나섰다. 이종(異種) 간 협동조합연합회 설립, 우선출자 제도 신설 등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으며, 국회에서도 기획재정부의 협동조합 기본계획 국회 제출 및 공표(이원욱 민주당 의원 대표발의), 협동조합 총회 출석 요건 완화, 서면?전자 방법을 통한 조합원 의결권 행사(박광온 민주당 의원 대표발의) 등을 추가한 개정안을 내놓았다. 협동조합기본법 개정안은 현재 기재위 전체회의를 통과하고 법사위 논의를 앞두고 있다.

이 가운데 올해 개선된 제도도 있다. ‘협동조합 기본법’에 따른 일반협동조합이 여성기업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으며, 장애인기업으로 인정되지 않았던 장애인이 설립한 협동조합도 앞으로는 일정요건을 갖추면 장애인기업에 포함된다

#3. 더 강해지는 협동조합들의 연대·협력  

25일 서울혁신파크 상상청 상상의숲에서 '전국협동조합협의회(전국협의회)'가 창립했다./사진제공=전국협동조합협의회

2019년에는 협동조합들의 연대와 협력의 움직임이 더 강력해졌다. 지난 지난 4월 25일에는 9개 지역별 협의회와 3개 부문별 조직들이 참여한 전국협동조합협의회가 창립했다. 협의회는 국내 최대 협동조합 연합체를 표방하며 협동조합 관련 법·제도의 개선과 사회적경제기본법 등 관련 법률의 제정을 위해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올해 초부터 사회적경제 영역에서는 협의회뿐만 아니라 공통의 이해를 위한 연대 흐름이 꾸준히 이어졌다. 올 2월 창립총회를 갖고 활동에 나선 프랜차이즈협동조합 연합회(쿱차이즈연합회)는 공식 출범 후 대기업 프랜차이즈 운영 방식을 개선하는 등 업계 불공정 관행을 바꿔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아이쿱생협은 지난해 창립 20주년을 맞아 출범시킨 157개 네트워크 생태계인 ‘세이프넷'을 중심으로 올해 상반기 사회적경제 조직과의 연대를 전면에 앞세우고 실천에 나섰다. 기존 생협 안에서 주로 수행해온 활동을 사회적경제 분야 전체로 확대하는 방향과 계획을 세웠다.   

#4. 떠오르는 플랫폼경제 속 주목받는 플랫폼협동조합  

국내 가사서비스 분야 플랫폼협동조합인 라이프매직케어협동조합은 지난해 말 앱을 개발하고 출시했다./이미지제공=라이프매직케어협동조합

플랫폼 경제가 세계적으로 활성화 되면서 발생되는 부작용-낮은 수입의 불안정한 노동 양산, 전통적인 사회보장 시스템을 약화시키며 소득과 부의 양극화 심화, 플랫폼 기업의 독점 등-으로 사회적 문제가 되면서 그 대안으로 플랫폼협동조합이 올해 국내서는 주목받기 시작했다.

실제 구체적으로 플랫폼협동조합을 표방하는 협동조합들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가사노동 분야의 ‘라이프매직케어협동조합’ △대리운전 분야 ‘한국대리운전협동조합’ △프리랜서 문화예술 분야 ‘씨엔협동조합’ △컴퓨터 프로그램 분야 ‘한국아이티개발자협동조합’이 활동 중이다.

#5. 유치원 공공성 강화 위해 탄생한 ‘협동조합형 유치원’

유치원의 공공성 강화를 위해 협동조합형 유치원이 새로운 모델로 떠올랐다./사진제공=이로운넷

지난해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사태를 겪으며 유치원의 공공성 강화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그 대안으로 협동조합형 유치원 모델이 새롭게 떠올랐다. 협동조합형 유치원은 학부모·교직원·후원자·자원봉사자 조합원 중 둘 이상의 조합원 유형이 필수적으로 포함된 사회적협동조합이 설립·운영하는 유치원이다. 서울시 협동조합형 유치원 제1호 모델로 지난 3월 꿈동산아이유치원이 노원구 상계동에 설립됐고, 내년에는 경기 동탄지역에서 ‘아이가 행복한 사회적 협동조합’이 인가를 받고 개원을 목표로 설립을 준비 중이다.

#6. 기지개 켜는 학교협동조합 

2019년 제1차 학교협동조합 중앙지원센터 자문위원회./사진=학교협동조합 중앙지원센터

2019년 학교협동조합이 활동의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학교협동조합은 학생과 교직원, 학부모, 지역주민 등이 공통의 교육·경제·사회·문화적 욕구 충족을 위해 공동으로 설립하는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전국 학교협동조합 수는 97개(2019. 7월 기준)다. 지난해 정부가 ‘학교 내 협동조합 지원계획’을 발표하면서 학교협동조합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학교협동조합 중간지원센터가 올해 1월 국가평생교육진흥원 내(평생·직업교육 정책본부) 설치됐다. 중앙지원센터가 만들어지면서 17개 시도교육청도 이에 발맞춰 학교협동조합 활성화를 위한 움직임에 나섰다. 올해 센터는 △중앙-시도 간 네트워크 구축 △매뉴얼 제작 등 교육 프로그램 개발 운영 △인식 조사를 위한 현황 및 실태조사 등 3가지를 중심으로 활동했다. 

 

#7. 지속가능한 도시재생 위한 ‘마을관리협동조합’ 

마을관리협동조합 1호로 인가를 받은 인천 남동구 만수동에 '만부마을 마을관리협동조합'/사진출처=만부마을 마을관리협동조합

2019년 정부의 도시재생사업이 본격화되면서 도시재생 추진지역에서 지속적인 마을관리를 위해 주민을 조합원으로 하는 사회적협동조합인 마을관리협동조합 설립이 본격화됐다. 마을관리협동조합은 『협동조합기본법』에 따라 국토교통부에서 설립 인가를 받는 조직이다. 국토교통부는 국가의 중점 국정과제인 도시재생 뉴딜사업 등 200여 곳 이상의 주민주도로 도시재생지역을 유지·관리할 수 있도록 지난해 8월 ‘마을관리협동조합’의 육성·지원방안을 마련하고 나섰으며, 4개 시범사업지를 선정했다. 그 중 올해 4월 인천 남동구 만수동에 위치한 만부마을이 시범사업지 중 처음으로 마을관리협동조합 인가에 성공했다.

#8. 개별법 협동조합들의 작은 변화 

사회적경제 활성화에 신협도 적극 나서고 있다. 사진은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해 기존 사회적경제부에 대한 '명칭 공모전'을 진행한 신협./사진제공=신협중앙회

신협, 농협 등 개별법에 의해 설립된 협동조합들의 변화가 눈에 띄는 2019년이었다. 특히 개별법 협동조합과 협동조합기본법에 의해 설립된 협동조합간의 연대가 그 대표적이다. 김기태 한국협동조합연구소 소장은 “서로의 장점을 결합해 단점을 보완한다면 농협 등 개별법 협동조합의 새로운 혁신성장의 계기가 될 수 있고, 기본법 협동조합에게는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인 곳은 신협이다. 내년 창립 60주년 앞둔 신협은 올해 초 중점 추진사업으로 사회적경제 활성화 및 사회적금융 강화를 전면에 내세웠다. 김윤식 신협 회장은 “타 금융기관과 차별되는 협동조합 정신을 기반으로 신협 본연의 사회적가치를 지향하겠다”고 강조했다. 올 8월에는 농협 개혁을 위한 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소속의 좋은농협위원회가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산림조합도 산림분야 일자리 창출과 산림 이용 활성화를 위해 사회적경제 지원으로 산림산업 활로 모색을 고민하고 있다. 

#9. 생협들 자원순환 노력 

한살림은 폐도마로 나무현판을 제작해 '1회용 플라스틱 없는 서울'을 실천하는 매장에 걸어둔다./사진제공=서울시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지난해 정부 및 서울시는 일회용 플라스틱 규제에 나섰다. 이러한 움직임에 발맞춰 100만 가구 이상이 조합원으로 가입한 국내 국내 3대 생협(아이쿱?한살림?두레)들도 자원순환을 위한 고민과 실천에 적극 나섰다.

아이쿱은 체내독서 줄이기 캠페인을 비롯해 플라스틱을 스테인리스 및 유리 용기로, 비닐봉투를 에코백 및 종이봉투로 바꾸는 노력을 하고 있다. 또한 순환을 생각한 생산?유통?소비를 지속적으로 고민한다. 한살림은 4월을 자원순환의 달로 선정하고 우유갑 회수운동, 병 재사용, 옷 되살림 운동 등을 비롯해 포장재 사용 줄이는 소비를 위해 전국 28개 매장에서 파손 비중이 적은 품목을 벌크로 판매하는 시도를 했다. 또한 한살림은 서울시와 플라스틱 없는 서울 만들기를 위해 1회용 플라스틱 줄이기 실천운동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두레생협은 갖고 있는 아이스박스를 문앞에 놓아두면 주문한 제품을 준비한 박스에 담아주는 캠페인인 ‘MY BOX 캠페인’을 진행했고, 아이스팩 재사용 캠페인도 벌였다. 

#10. ICA대회 내년 서울 개최 확정 

한국 참가단이 내년 한국에서 열리는 2020 ICA 콩그레스 초청 메시지 발표 후 ICA회장과 함께 찍은 사진./사진제공=김대훈 세이프넷지원센터 센터장

?1895년 결성된 국제협동조합연맹(ICA)이 2020년 125주년을 앞두고 올해 정기총회에서 ICA 125주년 콩그레스를 대한민국 서울에서 개최한다고 결정했다. 올해 10월 14일부터 17일까지 르완다 키갈리에서 열린 총회에서는 2020년 ICA 125주년을 기념하는 콩그레스 개최국인 한국 참가자들 전원이 연단에 올라 내년 콩그레스에 전 세계 협동조합인을 초대하는 메시지를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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