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열린 ‘재능기부뱅크 프로보노·SE프로 성과공유회’ 현장.

“아직 일반시민들 중에는 사회적경제나 프로보노에 대해 생소하게 여기는 경우가 있어요. 프로보노 활동이 시민들에게 사회적경제와 프로보노를 알리는 것은 물론, 사회적경제기업의 가치를 넓고 깊게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김인선 원장은 프로보노의 역할이 단순한 재능기부 그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프로보노는 사회적경제기업이 성장하기 위한 동반자다. 앞으로도 프로보노의 사회적역할에 대해 더 많이 알려져서 많은 사람들이 참여 기회를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프로보노들의 활동사례를 공유하고, 우수 활동가들을 시상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원장 김인선)은 27일 서울 중구에 소재한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재능기부뱅크 프로보노·SE프로 성과공유회’를 개최했다. ‘프로보노, 우리가 만들어가는 사회적 가치’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번 행사는 프로보노 활동가, 사회적경제기업가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재능기부뱅크 프로보노 사업’과 더불어 올해 추가로 진행된 ‘SE프로 지원사업’에 대한 사례도 공유했다. ‘SE프로 지원사업’은 전문성이 높은 퇴직 중장년층을 사회적경제기업에 매칭해 경영지원 및 역량 향상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김인선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장이 격려사를 전하고 있다.

재능기부뱅크 프로보노 활동가 170명…서비스 가치 약 7200만원

프로보노는 자신의 경험과 지식, 기술 등을 토대로 전문성을 기부하며, 동시에 자신의 전문기술 확장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올해 처음 진행된 ‘SE프로 지원사업’에는 총 86명중 69명의 SE프로가 서울, 경기도에서 주로 활동했다. 경영멘토링(30%), 인턴십(16%), 사회적경제활성화(13%), 코디네이터(10%) 분야에서도 활약했다.

박경정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자원연계팀장은 “SE프로 사업으로 경영멘토링과 인턴십 분야 66개소, 사회적경제 활성화 분야 161개소로, 지원받은 전체 사회적경제기업은 227개소”라고 설명했다.

재능기부뱅크 프로보노 사업에 참여한 활동가들의 활약도 컸다. 올해 170명이 프로보노로 활동했고, 전체 활동시간은 477시간, 프로보노 활동에 참여한 전체 기업은 110곳이었다.

송홍택 SE프로 코디네이터.

프로보노 활동은 어느정도의 가치가 있을까. 김인선 원장은 “프로보노 활동으로 확대한 사회적가치 측정을 통해 해마나 얼마나 성장하고, 사회적기업 성장에 어느정도 기여하는지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제안했다.

김인선 원장 제안에 송홍택 SE프로 코디네이터는 조사를 통해 측정한 프로보노 활동 가치를 발표했다. 송 코디네이터는 “SE프로가 만든 성과에 대한 만족도 조사를 통해 그동안 기업에서 활동한 내용을 가치로 환산한 결과 SE프로 1명당 만드는 사회적 가치는 164만원 이상”이라며 “내년에는 1640만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신철호 (주)상상우리 대표.

신철호 ㈜상상우리 대표는 “재능기부뱅크 프로보노사업의 올해 프로보노 서비스 가치는 약 7200만원 정도”라며 “같은 기준으로 지난해 만든 사회적 가치가 4500만원 인 점을 감안했을 때, 내년에는 더 많은 가치가 만들어 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SE프로와 프로보노 활동가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며 높은 전문성을 갖춘 이들이다. ▲홍보마케팅 ▲경영전략 ▲법률/법무 ▲재무/회계 ▲인사/노무 ▲IT기술 ▲무역투자 ▲생산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했다. SE프로 송홍택 코디네이터는 “정해진 시간은 58시간 이지만, 그 시간은 숫자에 불과했다”며 “열정과 진정성을 갖고 활동했고 다양한 경험과 전문성은 물론 정신력도 강했다”고 설명했다.

퇴직시니어 전문성으로 ‘사회 환원’…청년 트렌드로 ‘기업가치 홍보’

“회사를 퇴직하고 보니 그동안 일했던 회사와는 다른 사회를 들여다보게 되고, 주변을 돌아보게 됐어요. 저와 같은 퇴직 시니어들이 갖춘 전문성으로 사회에 환원하는 것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 합니다.”

한봉근 SE프로는 인생 2모작을 떠나서도 프로보노는 의미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SE프로 지원사업이 더욱 비전을 갖기 위해 지속적으로 이뤄졌으면 한다”면서 “퇴직시니어들의 전문성을 활용하기 위해 실무능력이 있는 청년과 매칭하면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제안했다.

정윤형 연세대학교 사회혁신학회(SICA) 학회장.

단체 프로보노 활동도 있었다. 연세대학교 사회혁신학회(이하 SICA)는 24명의 학회원들이 3~4명씩 팀을 꾸려 3개기업과 프로보노 사업을 진행했고, 국민대학교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 시각디자인과(이하 국민대)는 기업의 특성을 파악해 필요한 프로보노 활동을 진행했다.

대표적으로 SICA는 직원 평균연령 50대인 이음커뮤니티에 SNS를 활용한 마케팅 방안을 고민했고, 국민대는 울산장애인자립지원협동조합 ‘다른과 너른’을 비롯해 여러 사회적기업의 BI·CI 디자인을 진행했다.

정윤형 SICA 학회장은 “프로보노 활동을 통해 사회적경제기업과 공감하고, 비즈니스 모델 개발, 마케팅, 서비스 등을 기획하며 꿈꾸기만 했던 가치가 실현되는 것을 목격했다”며 “프로보노 사업을 통해 값진 인연을 얻었다”고 전했다.

오상은 국민대학교 테크노디자인 전문대학원 시각디자인학과 조교는 “우리학교는 소셜디자인랩을 통해 사회공언의 장을 마련해 사회적기업과 창의적과업의 아름다운 만남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프로젝트에 참여 하며 디자이너로서 실무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었고, 기업의 사회적가치를 실현하는데 함께 할 수 있어 뜻깊다”고 말했다.

기업 흔들릴 때 만난 프로보노, 성장·자립으로 이끌어

“알버트 아인슈타인이 이런 말을 했다죠. ‘매일 같은 일을 하면서 더 나은 미래가 올 것이라 생각하는 것은 정신병’이라고. 제가 그랬습니다. 하지만 SE프로를 만나면서 나쁜 상황에서 탈출 할 수 있었어요.”

정재욱 나무를 심은 사람 대표의 설명이다. 정 대표를 비롯한 여러 기업에서 프로보노 활동에 대해 높은 만족도를 드러냈는데, SICA와 매칭 됐던 안대성 이음커뮤니티 대표는 “처음에는 기대가 없었지만, 만남이 지속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SICA에 사회가치 마케팅을 제안했는데, 놀라운 아이디어를 가져왔다. 정말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래피티 아트로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 이프비는 프로보노 사업을 통해 ▲비즈니스별 모델수립 및 고객 세그멘테이션 ▲현재 개발 중인 홈페이지 세부방향성 설정 ▲이해관계자들의 니즈를 파악하는데 도움을 얻었다고 말했다.

한종혁 이프비 대표는 “프로보노 전에는 방향성을 못잡고 있었다. 이프비의 비즈니스 모델이 국내 사례가 드물어 더욱 어려웠다”며 “일주일에 한번씩 위경환 멘토를 만나며 브랜드 방향성이 정리됐다. 앞으로도 계속 만나며 존경하는 형님으로 대하고 싶다”고 말하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우수한 프로보노 활동가들에게 표창장이 수여됐다. 시상은 김인선 원장이 진행했다.

한편 이날 행사는 한 해 동안 활발하고 우수한 프로보노 활동을 했던 9명에게 표창장을 수여했다. ▲차인성(코디네이터) ▲허정(코디네이터) ▲연세대학교 사회혁신학회 SICA(단체) ▲국민대학교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 시각디자인과(단체) ▲위경환(개인) ▲강종헌(개인) ▲정태영(SE프로) ▲김정대(SE프로) ▲한봉근(SE프로)가 수상했다.

 

사진. 이우기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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