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이 바뀌어도 사회적경제 영역이 계속 성장할 수 있을까요?”
최근 대학생들이 모인 행사에 취재를 갔을 때 한 학생이 조심스레 물었다. 정곡을 찔린 기분이었다. 내심 걱정하던 부분이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 사회적경제 영역이 눈에 띄게 성장했다. 2017년 ‘사회적경제 활성화 방안’을 시작으로, 2018년 ‘사회적금융 활성화 방안’·‘소셜벤처 활성화 방안’ 등 정부 차원에서 굵직한 계획을 발표했다. 각 정부 부처부터 산하 공공기관도 사회적 가치를 담은 정책들을 잇달아 내놓았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는 데는 장단점이 있다. 국가가 가진 인프라를 총동원해 지지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면, 정권 색깔이 바뀌는 순간 모래성처럼 무너질 수 있다는 게 단점이다. 이미 양적으로 많이 성장해서 오히려 예전으로 돌아가는 게 더 어렵다.
여전히 ‘사회적경제’라는 개념 자체를 익숙하게 이해하는 사람은 많지 않지만, ‘사회적기업,’ ‘도시재생,’ ‘소셜벤처,’ ‘프로보노,’ ‘임팩트 금융’ 등의 키워드로 누구나 한 번쯤은 접해봤을 터다. 작년 말 기자가 사회적기업에 관한 졸업 논문을 쓰겠다고 선언했을 때 지도 교수조차 “요즘 왜 이렇게 여기저기서 사회적기업 이야기를 많이 해?”라며 갸우뚱했다.
중요한 건 얼마나 더 성장할 수 있느냐다. 궁극 목표는 주류 경제로 인식되며 자리 잡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더 많은 이들의 지지가 필요하다. 이미 사회 전반에 공감대가 형성된 것처럼 보이지만, 아직은 부족하다는 걸 ‘사회적경제 3법 미통과’가 증명한다.
지난 대선 후 2년 반이 흐르고 문재인 정부 후반기에 들어섰다. 내년 4월에는 총선이 예정돼있다. 사회적경제 영역 선수들이 조급한 마음이 든다면, 정권과 상관관계에서 벗어나 미래를 고민하는 힘을 기르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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