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열린 ‘소셜 프로모터 결과보고회’에서 사업 성과를 발표하는 신창용 앙코르브라보노협동조합 소장./사진=이로운넷

“사회적기업 제품은 왜 공공기관에서만 살까? 민간 시장으로 확대할 수 없을까?”

사회적경제 기업 제품을 민간 분야로 확장하기 위해 ‘퇴직 시니어’들이 나섰다. 현장 경험과 네트워킹 역량을 갖춘 5060세대가 ‘소셜 프로모터’라는 새 이름으로 판로 확대에 나섰다. ‘소셜 프로모터(Social Promoter)’는 사회적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전문가라는 뜻으로, 사회적경제 기업의 우수 상품을 홍보하고 마케팅하기 위해 위촉된 퇴직 전문가 그룹이다.

지난 27일 오전 2시 서울 서교동 스페이스M에서 ‘소셜 프로모터 결과보고회’가 개최됐다. 지난 8월 공고를 통해 선발된 10명의 시니어가 올해 8~11월 3개월간 소셜 프로모터로 활동하면서 거둔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로 꾸려졌다. 

사업을 주관한 ‘앙코르브라보노협동조합’의 신창용 소장은 “사회적경제 기업의 가장 큰 어려움인 판로 개척을 민간 영역으로 확장하는 게 이번 사업의 목적”이라며 “경영 환경이 어려운 각 기업은 영업활동이 힘들어 경험이 풍부한 시니어들이 대신 나섰다. 영업이 잘 돼야 기업이 지속가능할 수 있고 사회문제를 꾸준히 해결해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퇴직자 10명, 3개팀으로 나눠 ‘민간기업’ 상대로 판로 확장

은퇴한 시니어로 구성된 '소셜 프로모터'는 교육, 아이디어 공유를 통해 사회적경제 기업의 민간 시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사진제공=한국중부발전

인사?구매?영업?홍보?사회공헌 분야에서 5년 이상 종사한 대기업 등 퇴직자 10명이 1~2차 심사를 거쳐 선발돼 사회적경제 관련 교육을 받았다. 이들은 ‘금맥K’ ‘소셜Q’ ‘WAS’ 등 3개팀으로 나뉘어 각각 월 48시간, 활동비 60만원을 받고 소셜 프로모터 활동에 돌입했다.

먼저 사회적경제 기업 제품 약 300개 중 가방, 지갑, 그릇 등 ‘잡화’, 여행, 공연, 청소, 아이돌봄 등 ‘서비스’, 떡, 쿠키, 도시락, 비타민 등 ‘식품’, 사료, 간식, 돌봄 등 ‘반려’ 부문 등에서 총 53개 상품을 선정했다. 이를 소개할 카탈로그 책자를 제작한 뒤, 민간 기업의 사회공헌팀과 접촉해 구매 담당자 명단을 확보했다.  

이후 KT, SK, LG 등 대기업과 대원그룹, 계성산업 등 중견?중소기업 담당자들을 만나 복지몰이나 사내 장터, 사내 게시판 등에서 사회적경제 제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홍보했다. 11월에는 경기 이천 롯데프리미엄 아울렛에서 2차례 사회적경제 장터를 개최하기도 했다.

소셜 프로모터를 통해 여행 상품을 판매한 사회적기업 ‘세상에없는여행’ 김정식 대표는 “공공구매 시장에서 한계를 느껴 민간 시장으로 진입해야겠다는 욕구가 있었다”며 “네트워크나 브랜드 인지도가 부족했는데, 이번 사업을 통해 기업을 알리고 2000만원 가량의 매출을 올릴 수 있었다. 앞으로 외부 지원 없이 자립할 수 있도록 경쟁력을 갖춰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새로운 도전 통해 자신감 얻고, 사회적경제 이해도 높여”

앙코르브라보노협동조합 측에 따르면 이번 사업 결과 △직접 판매 금액은 약 2938만원, 장터 판매 금액은 약 1014만원으로 총 4000만원 넘는 매출을 거뒀다. 정성적으로는 △민간기업 입장에서는 사회적기업에 대한 인식 및 제품 인지도 개선 △사회적기업 입장에서는 제품 경쟁력 향상을 위한 계기를 마련했다. △소셜 프로모터 입장에서는 은퇴 이후에도 개인 역량의 발휘 기회를 얻고, 사회적경제 분야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한다는 등의 효과를 이뤘다.

사업에 참여한 김남훈 프로모터는 “활동을 통해 사회적경제 기업의 현실을 이해하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 소통할 수 있어 좋았다”, 권영근 프로모터는 “어려운 점도 많았지만 새로운 도전을 통해 은퇴 후 자신감과 자긍심을 얻게 됐다”, 김우솔 프로모터는 “팀으로 활동하면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서로 교환하고, 어렵거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소셜 프로모터 결과보고회’에 참석한 주요 관계자들이 화이팅을 외치는 모습./사진=이로운넷

이번 사업을 위해 사회적경제 활성화에 힘써온 ‘한국중부발전’에서 사업비를 지원했다. 천정갑 사회가치혁신실 상생협력부 부장은 “사회적경제 기업의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인 판로개척을 위해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과 함께 지원에 참여했다”며 “사회적경제가 대한민국의 경제를 살리는 한 축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앞으로도 꾸준히 활성화에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소셜 프로모터들은 활동 기간이 3개월로 다소 짧았다는 점에서 공통적으로 아쉬움을 드러냈다. 박경임 앙코르브라보노협동조합 이사장은 “올해 처음 시작한 이번 사업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며 “내외부 평가를 거치고 세부적 계획 세워 앞으로 꾸준히 사업을 이어나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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