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오바니 보카치오가 그린 14세기 플로렌스의 역병환자/이미지=CNN

흑사병은 역사책에서나 볼 수 있는 인류 최악의 전염병으로 인식됐으나 최근 중국에서 3명이 발병해 새로이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CNN이 11월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류는 지난 2000년 동안 3차례 전염병이 대유행해 2억명이 사망했다. 최초의 대유행병은 비잔틴 제국의 유스티니아누스 1세의 통치기간인 6세기에 일어났다. 흑사병으로 알려진 두번째는 14세기부터 중세 유럽을 휩쓸었다. 세 번째 유행병은 19세기에 중국에서 시작되었고, 아시아와 미국의 다른 지역으로 확산됐다.

중세사람들은 흑사병이 인간의 죄에 대해 신이 내린 형벌로 생각했다. 그러나 20세기에 이르러 과학자들은 세 가지 유행병이 모두 작은 포유류와 벼룩에서 발견되는 예르시니아 페스티스균에 의해 발생한다고 확신했다. 그 중 가장 흔한 것은 기흉과 기포성인데, 이는 큰 염증을 일으키는 유형이라는 것이다.

두 번째 유행병은 왜 그렇게 치명적이었을까? 그것은 중세시대 사람들의 열악한 위생상태와 밀집한 주거생활 때문으로 보았다. 하지만 흑사병은 비슷한 악조건 속에서 왜 그렇게 빠르게 확산되었고 치명적이었는지는 설명하지 못했다.

과학자들은 흑사병이 2600년전 동아시아에서 발병해 유럽과 중국을 연결하는 실크로드를 통한 고대 무역과 15세기에 세계 일주한 이탈리아 탐험가 마르코 폴로에 의해 옮긴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흑사병은 이미 5000년 전에 유럽에서 존재했다는 것이 DNA 증거로 밝혀졌다.

그러나 3차 대유행은 19세기 중국 윈난성의 남서쪽 지방에서 유래된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진다고 CNN은 보도했다. 그 발작성 전염병이 영국 식민지였던 홍콩으로 퍼져나갔고 거기서 무역로를 통해 아시아와 미국의 다른 지역으로 퍼져나갔다는 것이다.

1890년 홍콩거리의 전염병 검진자들/사진=CNN

1910년대에는 만주에서 또 다른 전염병이 발생하여 수천 명이 심각한 폐렴 증세를 보이며 죽었다. 당시 그 지역은 외세에 의해 점령돼 있었다. 1949년 마오쩌둥이 집권하자 만연한 질병 통제를 최우선시했으며, '모기, 쥐, 파리, 참새 등 4대 해충 박멸 캠페인'이 그 중의 하나였다. 그러나 이 캠페인은 수백만 마리의 야생동물 도살로 이어졌고 그로 인해 그 나라의 생태계가 파괴되고 수백만 명이 굶어 죽은 대규모 기근으로 이어졌다. 그런 가운데 윈난에서 1986년에서 2005년 사이에 흑사병이 발생했다.

CNN은 "오늘날 흑사병은 많은 나라들이 직면하고 있는 질병중 가장 위험한 병은 아니다"라며 "2017년 한 해에만 2억1900만 명이 말라리아에 걸려서 43만5000명이 이 병으로 숨졌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와는 대조적으로 2010년에서 2015년 사이에 전 세계적으로 584명이 흑사병으로 사망했다고 세계보건기구를 인용해 밝혔다.

흑사병은 항생제로 쉽게 치료할 수 있다. CNN은 중국 질병통제예방센터가 "중국에서 전염병이 발병한 후 전염될 위험이 극히 낮다고 말했다"는 관영 매체 차이나데일리(China Daily)의 보도를 인용했다. 그러나 이 전염병의 새로운 발생은 중세 유럽을 황폐화 시킨 역사적 사실을 떠올리며 과학자들과 역사학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https://edition.cnn.com/2019/11/23/asia/plague-china-history-intl-hnk-scli/index.html

저작권자 © 이로운넷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