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가치로 사회를 변화시키는데 일조하는 사회적경제기업도 지속가능하려면 '가치' 만큼 중요한 게 있다. 바로 경쟁력 있는 '좋은 제품'이다. 빛나는 가치 만큼 좋은 제품을 위해 발로 뛰는 사회적경제기업들을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운영하는 사회적경제 통합 판로지원 플랫폼 e-store 36.5+와 이로운넷이 함께 연속으로 조명한다. 

주식회사 퀸비스토어(Queen Bee Store)는 특허 받은 면 생리대를 제조생산·판매하는 과정을 통해 여성의 건강과 환경 보호, 일자리 창출,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웃의 비용 절감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추구한다.

그 시작은 자신이 생활하면서 겪고 느낀 개인과 사회의 문제가 누구라도 공감할 수 있는 문제가 돼, 함께 해결하는 길이 열리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법인의 정미란 대표가 처음 면 생리대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딸이 초경을 할 때쯤 심한 아토피를 앓은 것 때문이다. 2016년 이슈화된 깔창 생리대 사건은 개인의 고민이 사회화되는 계기가 됐다. 건강에 도움이 되고 경제적으로도 부담이 덜한 생리대를 고민하다 재봉기술만 있으면 만들 수 있는 방법을 터득, 직접 생산해 일부는 판매에까지 이르렀는데, 제조·품목 허가를 받지 않은 터라 결국 판매는 중단됐다.

공식화된 사업과 가치의 확장을 위해 2018년 3월 사회적 기업가 육성사업에 문을 두드렸고, 같은 해 7월 법인 설립, 12월에는 강원도 예비 사회적 기업으로 지정됐다. 육성사업 지원을 받는 기간에 면 생리대 특허 출원을 완료했고, 올해 3월 드디어 식약처 제조·품목 허가를 완료하고 본격적인 생산·판매에 돌입했다. 18년 9월에는 소상공인진흥공단 생활혁신아이디어로 선정되기도 했다. 

주식회사 퀸비스토아 7명 구성원. 제조, 시험, 디자인 등 각자 역할이 다르고, 나이도 20 ~ 50대로 다양하지만, 평등하고 상호 존중하는 조직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가운데가 정미란 대표.

특허 받은 면 생리대, 건강과 환경을 지키고 경제적 부담을 줄이다.

특허 받은 면 생리대의 특허 핵심은 기모원단 사용으로 흡수지와 커버가 분리되는 것이다. 착용감과 흡수력이 우수하고 빠른 건조가 특징이다. 고무원단 방수층이 존재해 일회용처럼 잘 마르지 않아 곰팡이가 생성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는 기존 면 생리대의 단점을 보완한 것이다. 저녁에 세척하면 아침에 사용할 수 있고, 접착제나 방수층이 피부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거나 생리통의 원인을 제공하는 것도 방지할 수 있다.
여러 번 사용 가능한 다회용으로 식약처에서 허가 받은 시용기한은 2년이다. 매일 버려지는 1회용 생리대의 양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가격은 10개에 5만8천원으로 1년에 40~50만원이 드는 1회용에 비해 경제적 부담 역시 크게 줄였다.
기존의 면 생리대 제품의 단점을 보완해 특허를 받은 제품. 기모원단 사용으로 흡수지와 커버가 분리되는 게 특징이다.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한 강원혁신포럼 의제로 선정되다.

주식회사 퀸비스토어의 ‘다회용 생리대 확산’은 지난 9월 ‘강원 혁신포럼’ 의제로 선정됐다. 사회적 문제를 해결 방안 마련을 위한 실험비용 1천만 원을 지원받았는데, 이를 토대로 현재 원주 이전 공공기관인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한국관광공사 직원을 대상으로 다회용 생리대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1차사용 후기 설문결과 발진과 가려움증, 생리통이 완화됐다는 응답이 주를 이뤘으며, 특히 생리대 관련 교재개발과 교육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압도적으로 나왔다.

정미란 대표는 “최종 설문결과를 바탕으로 제품보완과 생리대 교육을 위한 교재 개발과 교육, 생리대 지원 사업 등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갈 계획”이라며 “제품 생산과 판매를 넘어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완경의 여성과 공감하다.”, 네트워크 사업 진행

퀸비스토어는 지역의 사회적 경제조직인 도서출판 이음(강원도 예비 사회적 기업), 너나들이 성문화센터(2019 사회적 기업가 육성사업 팀)와 함께 ‘완경의 여성과 공감하다.’를 주제로 한 네트워크 구축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취약계층 여성의 완경에 대한 정보전달과 몸의 변화에 대해 올바른 인식을 할 수 있는 정보제공을 통해 좀 더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사업이다.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센터장 이강익) 지역 네트워크 구축 지원사업으로 ▷완경을 맞는 40~50대 여성 대상 사례조사와 연구 ▷인생 쉼표(완경 수첩) 제작·배포 ▷여성 심폐 소생술 선물 박스 개발과 보급 ▷완경 강좌와 완경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완경 페스티벌을 진행한다.

안전성 시험을 위해 설치한 실험실.

평등하고 상호 존중하는 조직 문화를 만들다.

퀸비스토아는 제조실과 실험실, 하루에 면 생리대 300~400개를 생산할 수 있는 작업실을 갖추고 정미란 대표를 포함해 여성 7명이 함께 일하고 있다. 디자인, 시험연구, 제조, 대표 등 각자 역할이 다르고, 나이도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하고, 살아온 인생도 다르지만 회사 안에서는 이름 뒤에 ‘님’을 더해 부르며 상호 존중하는 조직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통상 일이 끝나고 함께 하는 회식 문화 역시 구성원의 의견을 존중, 점심을 먹고 함께 영화를 보는 등의 형식으로 바꿔 가고 있다.
정 대표는 “의미 있는 일을 한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을 갖기 위해서는 주체의 변화가 중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평등하고 상호 존중하는 게 기본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현재 구성원들과 함께 지금을 좀 더 다지고, 그 다음 길을 함께 고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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