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벤처 생태계 고려한 투자 규모 조성돼야”
“소셜벤처 생태계 고려한 투자 규모 조성돼야”
  • 이로운넷=박미리 기자
  • 승인 2019.11.19 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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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적기업중앙협의회, 13일 소셜벤처 전문가 좌담회 개최
소셜벤처 당사자와 정책전문가 토론의 장…사회적기업·소셜벤처 통일된 정책 마련 목적
한국사회적기업중앙협의회는 지난 13일 소셜벤터 이슈와 현안을 점검하는 '소셜벤처 전문가 좌담회'를 개최했다.

지난 2년간 소셜벤처 생태계는 빠르게 성장해왔다. 최근 중소벤처기업부가 소셜벤처 활성화를 위해 매년 1000억원 규모의 임팩트펀드를 조성하는 등 다양한 정책을 내놓으면서 그 성장세는 더 빨리지고 있다. 하지만 빠른 성장은 문제를 동반한다. 소셜벤처 판별 및 사회적 가치 판단 기준 모호, 중간 규모의 금융지원 부재를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소셜벤처 당사자들은 현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한국사회적기업중앙협의회(상임대표 변형석, 이하 한기협)가 11월 13일 행복나래 SUPEX홀에서 개최한 ‘소셜벤처 전문가 좌담회’는 소셜벤처 당사자와 정책관련자가 이러한 현황을 공유하고 해법을 논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변형석 한국사회적기업중앙협의회 상임대표가 이번 토론회를 진행했다.

소셜벤처 개념 이해한 투자 필요

“소셜벤처 생태계 크기에 비해 펀드 규모가 지나치게 크거나 작습니다. 1억 원 이하의 지원을 받다가 갑자기 10억 원 이상을 지원받기 힘들잖아요. 그런데 지금 사회적금융 구조가 그렇습니다.”

도현명 임팩트스퀘어 대표는 소셜벤처에 대한 금융 생태계에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도 대표는 “현장에서 필요한 2억~5억 원 규모의 중간단계 투자가 부족하다"며 "소셜벤처가 성장할 수 있는 투자단계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의 사회적가치측정에 대한 검증 동반도 필요하다. 최근 소셜벤처에 대한 정부의 관심이 확대되면서 일반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은 상황이다. 도 대표는 “단순하게 투자의 개념으로 진입하기에는 소셜벤처와 영리기업은 차이가 있다”며 “이런 투자가 늘어나면 오히려 소셜벤처 생태계가 악화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정열 서울사회적경제네트워크 이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소셜벤처, 사회문제를 비즈니스로 해결하려는 고민 필요

소셜벤처들은 사회문제를 비즈니스로 해결하기 위한 고민이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형수 트리플래닛 대표는 “소셜벤처 역량을 강화하고 사회문제 해결이라는 가치에 동의하는 다양한 전문가가 양성돼야 한다”면서 “시민들이 느끼는 일상 문제를 소셜벤처가 해결한다면 비즈니스 모델은 물론 사회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가영 생생농업유통 대표는 “기업이 사회적책임에 역할을 다 하는 것은 맞지만, ‘소셜’을 ‘벤처’로 해결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느냐가 고민”이라며 “‘소셜’과 ‘벤처’가 양립할 수 있도록 실용 자본주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열 서울사회적경제네트워크 이사장은 “모든 영리기업이 소셜을 테마로 하고 있어서, 소셜벤처에서 ‘사회적가치’를 브랜드로 성공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헷갈린다”면서 소셜벤처와 소셜이코노미의 의미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소셜벤처에 대한 과도한 관심과 정부 정책이 독 될 수도

소셜벤처에 대한 정부의 높은 관심이 오히려 생태계를 교란시킬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여러 실험에 도전하는 사람들에게 창업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하고, 실패해도 다시 도전할 수 있도록 소셜벤처 창업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도 대표는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가장 상이 많지 않을까한다"며 "무분별한 상이 잘못된 시각을 만든다”고 꼬집었다. 그는 “창업이 문제의식이 아닌 학습으로 출발한다면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투자는 성공의 지향점이 아니다. 도 대표는 “투자를 받은 후 길면 2년, 짧으면 1년 반 뒤에 또다시 투자를 받아야 한다”면서 “투자를 기업의 완성으로 생각하는 문화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창수 안산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소셜벤처는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비즈니스를 하는 만큼 ‘자본’이 아닌 ‘가치’가 우선시 돼야 한다. 경창수 안산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은 “조성된 자본이 정상적으로 목적에 맞게 사용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사회적자본”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자본이 조직(기업)의 미션이 변하지 않도록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문제 해결 위한 사회적 합의 만들어져야

소셜벤처 당사자들은 소셜벤처 활성화를 위해 △공제회 설립 △이해충돌 방지 △지속적인 당사자 협의체 △사회적가치 측정 통일 △사회적기업가들에 대한 안전망 △정부의 사회적경제 진입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재현 크레비스파트너스 대표는 “정책은 연속성이 중요하다”며 “현재까지 만들어진 임팩트투자 가능성이 좀 더 길게 유지될 수 있으면 좋겠고, 기구에 대한 혜택도 늘어나야 한다”고 밝혔다.

이은애 전(前) 서울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은 “각각의 기업가 정신도 중요하지만 개별 기업만으로 한국사회의 문제를 건드리기 어렵다”며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 합의를 만들기 위한 논의의 장이 마련됐으면 한다”고 제언했다.

김혜원 한국사회적기업중앙협의회 정책위원회 정책위원장.

김혜원 한국사회적기업중앙협의회 정책위원회 정책위원장(한국교원대학교수)은 “이번에 논의한 내용을 한기협 공식 의제로 만들어 정부, 사회, 국회 등 여러 분야에 올바른 대안을 제시할 수 있도록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소셜벤처 당사자 주요 발언

도현명 임팩트스퀘어 대표이사.

도현명 임팩트스퀘어 대표이사

현장에서 필요한 중간단계 투자가 부족하다. 소셜벤처가 성장할 수 있는 투자 단계를 활성화 시켜야 한다. 기업이 재단을 소유하는 상황을 개선해 정부 자금 외에 민간영역에서의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또한 돈에 비해 사람이 부족하다. 소셜벤처를 이해하고 함께할 수 있는, 지원할 수 있는 전문 역량을 가진 인력이 필요하다.

김재현 크래비스파트너스 대표이사.

김재현 크레비스파트너스 대표

한국에서는 임팩트투자와 소셜벤처를 동일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분명 다르다. 임팩트투자는 다양한 영역의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광범위한 투자 개념이다. 이것을 분명히 하지 않으면 혼란이 발생한다. 수요와 공급이 불일치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현재 시장에서는 2~5억 정도의 투자가 필요하고, 펀드는 30억 정도의 규모가 적절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김형수 트리플래닛 대표.

김형수 트리플래닛 대표

최근 영리기업이 사회공헌이라는 이름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소셜벤처가 자기 능력을 보이지 못하면 영리기업에 영역을 빼앗길 수 있겠다는 위기의식을 느낀다. 소셜벤처의 역량을 강화해야 하고, 소수 창업자는 물론, 사회문제 해결이라는 가치에 동의하는 다양한 전문가가 양성돼야 한다.

김가영 생생농업유통 대표.

김가영 생생농업유통 대표

소셜벤처의 외부적인 환경은 과거에 비해 좋아졌다. 이제 내부의 상황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사회문제는 한순간에 해결되지 않는다. 오랜 시간이 필요하고, 실패할 수도 있다. 하지만 투자를 받기 위해서는 재무적인 성과가 여전히 중시된다. 이런 모습들이 현장을 위축시키고 소셜벤처 당사자들이 다양한 상상력을 발휘하지 못하도록 억누르고 있는 현실이다.

사진. 이우기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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