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방된 모랄레스 전 볼리비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다색의 원주민기를 흔들고 있다./사진=NYT

볼리비아에서 최초의 원주민 대통령이 권좌에서 축출되자 인종간 갈등이 시작됐다고 뉴욕타임즈(NYT)가 11월 17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원주민인 모랄레스(Evo Morales)가 유럽계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교체되면서 경찰관들은 원주민 휘장을 찢고 시위자들은 원주민 깃발을 불태우기도 했다. 제니 아녜즈 차베스 (Jeanine Añez Chavez) 권한대행은 처음에는 원주민 단 한 명도 없는 11명의 관리내각을 임명했다가 격렬한 항의에 부딪혀 내각 구성원을 더 늘려 원주민 문화부 장관을 임명했다.

그녀가 국가 통합을 위해 1월에 새로운 선거를 실시하겠다고 약속하면서, 그들의 두려움은 더욱 커졌다고 매체는 보도했다. 최근 몇 주 동안 폭력사태에서 경찰은  모랄레스 전 대통령의 원주민 지지자들을 향해 15일 최루탄과 실탄을 발사, 5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벌어지기도 했다.

원주민과 유럽계 엘리트들 사이의 긴장은 스페인 식민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남아프리카의 인종차별과 같이 토착민이 이류시민으로 전락됐으나 모랄레스가 재임하는 동안 각 부처와 의회에 원주민 대표자들의 수가 증가했다. 또한 그 나라의 천연가스의 부를 원주민 사회에 재분배했고, 전통 음식, 음악, 복장의 르네상스를 이끌었다.

모랄레스의 비판자들은 정치적 이득을 위해 인종적 편애로  국제화를 지연시켰다고 비난했다. 인종은 종종 지역적, 이념적 분열과 결합된다. 부패한 모랄레스와 결별한 원주민 지도자들이 있고 원주민이 아닌 일부 볼리비아인들은 그의 사회주의 정치를 지지하기도 했지만  인종적 분열은 명백했다.

모랄레스는 군부의 압박을 받아 사임한다고 발표했고 다음 날 망명길에 올랐다. 반항적인 경찰관들은 원주민의 상징인 휘팔라 휘장을 제복에서 잘라 땅바닥에 내동댕이쳤다. 볼리비아 원주민들에게 위팔라 모독은 그들이 모랄레스 통치하에서 누렸던 권리의 종말을 상징한 심각한 모욕으로 받아들인다고 매체는 전했다.

매체는 인종분열이 부분적으로 종교 갈등에서 비롯한다고도 분석했다. 모랄레스는 가톨릭이 이교로 간주하는 관습인 전통적인 아이마라(Aymara)의식을 장려했다. 반면 아네즈 권한대행은 대통령궁에서 대형 성경책을 들고격식을 갖추어 서약했다. 비록 대부분의 볼리비아인들이 스스로를 기독교인이라고 생각하지만, 아녜스의 보수적인 카톨릭은 일부 유럽인들이 볼리비아 문화를 지배하게 된다는 신호를 보냈다. 모랄레스의 멕시코 망명으로 문화적, 인종적 긴장을 부채질했다고 NYT는 덧붙였다.

출처: https://www.nytimes.com/2019/11/15/world/americas/morales-bolivia-Indigenous-racism.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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