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 벤처캐피탈의 시선에서 ‘소셜’과 ‘문화’를 합한 기업 중 투자 대상을 찾을 수 있을지 궁금했는데, 오늘 심사에 참여해보니 가능하다고 판단됩니다.”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파랑새극장에서 열린 ‘임팩트 투자유치대회_문화예술 다시보기展’에서 김정태 대성창업투자 팀장의 일성이다.
‘2019 문화예술 사회적경제 인큐베이팅 지원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와 산하 재단법인 예술경영지원센터(대표 김도일)가 지원하는 사업이다. 문화예술 분야에서 활약하는 사회적경제 조직의 사업모델 개발·구축을 통해 경영 안정화와 지속가능성 향상을 목적으로 한다.
지난 5월 서류심사와 최종 발표심사를 거쳐 3년 미만 사회적경제 초기 기업 11곳을 선정했다. 기업당 최대 5,000만 원의 자금과 인큐베이팅 프로그램, 임팩트 투자유치대회 참여 기회를 제공했다. 인큐베이팅 프로그램 및 전반적인 운영은 임팩트 비즈니스 전문 소셜벤처 ‘임팩트스퀘어’가 맡아 진행했다. 6개월간 워크숍, 교육 등을 진행했다.
‘임팩트 투자유치대회_문화예술 다시보기展’은 사업 마지막 단계로, 심사를 통해 우수기업을 포상하고 민간 자금유치 지원까지 연계했다. 이날 진행된 행사에서는 11개 기업이 IR(Investor Relations) 피칭을 했을 뿐 아니라, 극단 ‘핸드스피크’의 아티스트 김지연씨가 수어 랩(rap)과 춤 공연도 선보였다.
온라인 피아노 레슨부터 기부 마라톤까지...교육·체험·취업지원 등 다양
“대상 수상 기업은 ‘옴니아트’입니다! 축하드립니다!”
사업을 통해 반년 가까이 꾸준하게 교육받고 브랜딩 작업을 거친 11개 기업 중 대상의 영예를 차지한 기업은 ‘옴니아트’였다. 옴니아트 이성동 대표는 “더 열심히 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더 좋은 회사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예술경영지원센터 김도일 대표는 “문화예술의 공공성과 사회성을 적극적으로 실현하는 사업들이 6개월간 지속 성장을 위해 노력했다”며 “예술경영지원센터도 문화예술 사회적경제 분야의 건강한 생태계 조성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문화 예술로 사회 혁신을 일으키는 사업모델 종류는 교육, 미술, 뮤지컬, 무용 등 다양했다. ▲‘브리즈’는 법정 의무교육을 주제로 뮤지컬을 제작해 예술인들의 일자리를 창출한다. 현행법상 근로자 5인 이상의 모든 기업은 법정 의무교육을 반드시 이수해야 한다. 브리즈의 공연을 본다면 한 편의 뮤지컬 관람으로 의무교육 이수, 문화 복지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 ▲‘핸드스피크’ 역시 뮤지컬 공연을 만든다. 최근 ‘미세먼지’라는 뮤지컬을 선보였다. 특별한 건 수어로 진행된다는 점이다. 핸드스피크는 농인의 문화예술 활동을 기획하는 공연 에이전시로서, 뮤지컬 이외에 수어 랩 등 다른 콘텐츠를 선보인다. ▲‘협동조합 아트컴퍼니 드레’는 문학, 연극, 음악 등 여러 장르를 결합한 인문 콘서트를 연다. 드레의 시그니처 공연은 ‘Read Me.’ 고전 문학을 연극과 음악, 그리고 철학자의 강연으로 읽어주는 다원인문콘서트 시리즈다.
교육을 위한 사업모델도 있었다. ▲‘차차프렌즈’는 시장가의 절반 수준으로 1대1 온라인 피아노 수업을 진행한다. 높은 레슨 비용 때문에 피아노를 배우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고, 피아노 전공자들이 전공을 살린 일자리를 찾기 어렵다는 점에 착안했다. 경력이 단절됐던 3명의 피아노 강사 차차프렌즈를 통해 유료 수업을 진행 중이다. 레슨비의 일부는 저소득층 아동 피아노 교육에 기부된다. ▲'푸치토야'는 미디어를 결합한 미술놀이 키트를 만든다. 교육 동영상도 제공하므로 가정에서는 지도교사가 없이도 아이들에게 미술을 가르칠 수 있다. ▲'에이드런'은 양육시설 아동들에게 정서적 지지를 목적으로 하는 대화 중심 미술교육 을 제공한다. 또한, 아이들의 이야기가 담긴 그림 패턴으로 디자인한 제품을 개발·판매한다.
예술인들의 취업 기회, 수익 증대를 위해 활동하는 기업에는 ‘댄스플래너,’ ‘옴니아트,’ '스페셜아트' 등이 있었다. ▲‘댄스플래너’는 국내 무용수와 해외 무용단을 연결하는 플랫폼 역할을 한다. 전공을 살려 취업하는 국내 무용수의 비율이 적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섰다. 취업 계약, 비자 발급 등 어려운 행정적인 절차를 도와 무용수가 무용 연습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한다. 해외 무용단과 계약해 국내에서 오디션도 연다. ▲‘옴니아트’는 신인 작가로부터 버려진 회화작품을 매입, 코팅해 패션 제품으로 재탄생시킨다. 수도권 기준 한 해 버려지는 그림 수가 8만 장에 달하고, 신진 미술가들의 평균 수입이 80만 원에도 못 미친다는 현실을 문제로 정의했다. 패션 제품 브랜드 이름은 ‘얼킨(ul:kin).’ 가격에 5%의 작가 로열티가 포함돼 매출 증대가 작가들의 수익으로 이어진다. ▲‘스페셜아트’는 발달장애인의 예술적 가능성을 발굴하고, 작가로 성장시키는 예비사회적기업이다. 발달장애인 창작자들의 콘텐츠를 활용해 아트상품을 제작하고, 공간 인테리어 디자인 사업을 벌인다.
‘필더필,’ ‘나인앤드’는 체험자들을 모아 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필더필’은 산타 복장을 하고 달리면 기부가 되는 이색기부 마라톤 축제 ‘산타런’을 기획한다. 쉽고 재미있게 참여하는 방법 덕에 공중파 뉴스에서도 소개된 바 있다. 내달 7일 일산 킨텍스 및 호수공원 일대에서 '2019 산타런'이 열린다. ▲‘나인앤드’는 예술과 대중 사이의 벽을 허무는 오프라인 그림 커뮤니티로, 미술 원데이 클래스를 진행한다. 멤버십을 구매하면 현업 아티스트와 함께 1달에 2번 금요일 아트살롱·음악공연·라이브 페인팅 등 활동에 참여할 수 있고, ‘프리드로잉’ 시간을 이용해 자유롭게 그림을 그리러 갈 수 있다.
이날 대상을 받은 옴니아트 외에도 댄스플래너(최우수상, 상금 500만 원), 에이드런(우수상, 상금 300만 원), 푸치토야(장려상, 상금 100만 원), 핸드스피크(인기상, 상금 100만 원) 등이 수상했다. 핸드스피크는 임팩트스퀘어의 액셀러레이션 투자 기업으로도 선정됐다. 임팩트스퀘어 도현명 대표는 “기대를 뛰어넘은 성과를 낸 기업들이 많다”며 “대회 이후에도 1달간 마무리하는 시간을 통해 훨씬 더 큰 성장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대회의 심사위원에는 와디즈 이지수 심사역, LG전자 김민석 부장, 한화생명 최규석 팀장, SOPOONG 이학종 심사역, 임팩트스퀘어 김민수 이사, 대성창업투자 김정태 팀장, HGI 남보현 이사가 참여했다.
사진. 임팩트스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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