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도시 수원] ② “협치 실험 4년째, 전국에서 우리 보러 옵니다”
[지속가능한도시 수원] ② “협치 실험 4년째, 전국에서 우리 보러 옵니다”
  • 이로운넷=라현윤 기자
  • 승인 2019.11.26 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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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안상욱 수원시지속가능도시재단 이사장
전국 최초 지속가능한 도시 위한 융·복합 중간지원재단 운영 시작
‘사회적경제 핵심은 지역, 지역문제 해결이 최우선이다.’ 사회적경제가 지역에 스며들며 주민들의 삶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지역에 뿌리내린 사회적경제 조직들은 지역이 겪는 사회 문제에서 출발해 해결에 나서고, 이는 지역 내 고용창출로 이어져 가장 작은 단위의 경제를 살리는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 <이로운넷>은 지역이 가진 특색을 살린 맞춤형 모델로 양극화 해소, 일자리 창출, 공동체 회복 등 사회적가치를 창출하는 사회적경제 현장을 찾는다. 지난해 서울 성동구에 이어 두 번째로 지속가능한 도시를 꿈꾸는 수원시의 사회적경제를 5회에 걸쳐 소개한다. 

 

“거의 매주 전국에서 우리 사례를 보러 옵니다. 수원뿐 아니라 다른 지역도 고민의 지향은 비슷한 듯합니다. 시대적으로 이러한 시도가 필요하다는 반증이죠.”

수원시가 직접 출연해 2016년 문을 연 수원시지속가능도시재단 수장인 안상욱 이사장의 말이다. 수원시는 전국 최초로 도시재생, 주거복지, 마을공동체 등 지속가능한 도시를 위한 융·복합 중간지원재단인 수원시지속가능도시재단(이하 재단)을 설립했다. 현재 재단 내에는 △마을르네상스센터 △도시재생지원센터 △주거복지지원센터 △사회적경제지원센터 △창업지원센터 △물환경센터 △미디어센터 7개 센터가 운영 중이다.  

인구 125만명이 사는 수원은 전국의 기초자치단체 중 인구수가 가장 많은 도시다. 기업, 대학 등이 밀집하면서 빠른 도시화가 이루어졌지만 그 속도만큼 공공서비스의 수요 등으로 인해 생겨나는 문제도 다변화되고 늘어났다. 재단은 이러한 고민에서 탄생된 중간지원조직이다. 복잡한 도시문제를 융·복합과 협치로 풀겠다는 것. 

재단은 이 실험을 4년째 하고 있다. 전국 최초니 선례가 없어 좌충우돌하기도 하지만, 그만큼 전국적인 관심도 높다. 재단의 사례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재단의 문턱이 닳을 정도로 전국에서 찾는 이들이 많다. 지자체, 의회, 중간지원조직, 주민주체 등 대상도 다양하다. 아직은 현재진행형인 재단의 실험이 어느정도에 와있는지 안 이사장을 만나 직접 들어봤다.  

안상욱 수원시지속가능도시재단 이사장은 7개 센터의 사업을 융복합해 지속가능한 도시 수원을 위한 실험에 나섰다.  

- 수원은 서울과 근접해 있지만 자주 올 일이 없었다. 수원은 어떤 곳인가?

▶ 수원은 지방성이 강한 도시다. 역사교과서에도 나오지만 정조대왕이 선친 묘를 명당터로 옮기려는 목적에서천도를 고민한 곳이 수원화성이다. 세계적으로도 대표적인 계획된 신도시다. 수원역을 중심으로 도시가 형성된 지도 100년이 지났다. 굉장히 오래된 저력을 가진 셈이다. 서울과 가깝고. 고속도로가 근접해 대기업들이 많이 포진돼 있고 대학들도 밀집해 있다. 안쪽으로는 100-200년 된 도시이며, 외곽으로는 서울과 근접한 모양새다. 

이런 환경적 특성으로 단시간에 도시가 급성장했다. 전국의 기초자치단체 중 인구 수도 가장 많다. 도시화에 필수요소인 안정적인 일자리, 쾌적한 주거환경, 다양한 문화공간 등의 기반이 빠르게 생겨났다.  
 
- 급속한 도시화가 진행되다 보니 그만큼 발생되는 문제들도 많았겠다. 그게 재단 설립의 배경이 된 것인가?

그렇다. 염태영 시장이 시민단체 출신이다. 민선 5기부터 활발히 활동하며 여러 센터들이 만들어졌다. 그러다보니 시민들에게 제공되는 공공서비스가 중복되면서 일부에서 예산 낭비 등의 문제가 제기됐다. 다양하게 증가하는 시민들의 공공서비스 요구를 충족하면서도 점점 복잡해지는 도시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을 6기부터 고민하면서 새로운 도시운영 서비스에 대한 해법으로 효과적인 민·관 협치를 담당하는 재단 설립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것이 비효율적인 부분을 극복하고 도시가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실험이 시작된 배경이다. 

- 재단으로 오기 전 공기관에서 오래 근무하셨다. 스스로 재단 운영에 어떤 강점이 있다고 생각하나? 

▶ 한국토지주택공사에서 30년을 근무했다. 조경전문가로 입사했는데, 조경 분야가 건축, 문화, 토목 등 다양한 분야가 융합된 영역이다. 대학원도 도시를 전공해 자연스럽게 융복합을 고민한 것 같다. 입사 후에는 노조에 참여하며 주거복지연대라는 시민단체를 만드는데도 참여했다. 당시 공사에는 시설물관리와 부금관리 2개 분야를 중심으로 업무가 이뤄졌는데 여기에 사람관리가 빠져있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일이었다. 주거복지연대에서 ‘엄마손밥상’이라는 국민임대아파트 입주 아이들에게 따뜻한 밥을 제공하는 사회활동을 2005년부터 시작하며 사람을 중심으로 한 주거복지인 살고싶은도시를 고민했다. 이러한 고민과 경험을 토대로 노무현 대통령 시절 정부-전문가들과 함께 공공-시민-지방정부의 주체성을 살린 ‘살고 싶은 도시’ 만들기를 기획하고 운영하는데 참여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앞서 내가 경험한 시도들이 모두 협치의 과정이었던 것 같다. 아마 이런 경험들이 융복합 방식으로 운영될 재단의 역할에 부합하다고 생각해 제안을 주신게 아닐까 한다. 더불어 오랜 기간 수원에서 살아온 지역 출신이라는 점도 이유 중 하나인 듯하다.(웃음)

- 2016년 재단 창립 후 4년차에 접어들었다. 자체적인 평가를 해본다면? 

▶ 성과를 평가하기에 아직 이르지만, 일단 거의 매주 전국에서 우리의 융복합 사례를 보러 오신다. 지자체, 의회, 중간지원조직, 주민주체 등 대상도 다양하다. 만나보면 다른 지역도 고민의 지향은 비슷하다는 걸 느낀다. 시대적으로 이러한 시도가 필요하다는 반증이다. 그런 점에서 수원이 선제적으로 대응했다고 본다. 

또한 아직 진행형이지만 흩어져있던 각 센터들을 모아 중간지원조직을 만들 것이기에 이를 잘 융합해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드는 고민들을 이어가고 있다. 예를 들어 시민주도의 도시재생과 주거복지 확대를 위해서는 마을르네상스센터에서 지역주체들이 성장하면서 파편화된 단발성 사업만을 하는 게 아니라 우리 마을의 청사진을 직접 그들이 그릴 수 있도록 지원한다. 특히 저층주거지에 거주하는 주민들에 주목한다. 그들이 지역의 의제를 직접 고민하고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거기서 성장한 지역주체들이 이후에는 도시재생 뉴딜사업으로 연결될 수 있는 통로를 설계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사회적경제지원센터가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소규모 지역주체들의 활동을 법인화하고 사회적경제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내년부터 지원할 계획이다. 이런 형태의 융·복합이 다른 지자체에 시사점을 줄 수 있을 거라 본다.    

수원시지속가능도시재단이 둥지를 튼 더함파크. 

- 그러한 협치가 가능하려면 재단 내부의 다양한 센터들 간의 협치가 우선이다. 내부 운영 방식이 궁금하다.  

▶ 각 센터들이 개별 기관에서 재단 내 단위 부서로 옮겨지면서 초기에는 어려움도 있었다. 7개 센터뿐 아니라 수원시의 6개 팀과도 협력을 해야 하다 보니 재단 설립 후 가장 먼저 고민한 부분이 센터들간의 융·복합이다. 복잡한 의사결정구조를 통해 조정하고 의사소통을 체계화 하고자 운영체계를 재설계 했다. 예를 들면 수원시 각 담당 부서 과장들과 센터장이 함께 사업을 논의하고 조율하는 도시재단운영위원회를 만들어 운영하는 식이다. 내부적으로는 주요 의사 결정 시 센터장들이 참여하는 업무심의위원회를 열어 다른 센터장들의 의견을 듣고 사업을 조율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세금 배분 등 민감한 사항들은 이사장이 혼자 결정하지 않고 외부 인사(시민, 외부 전문가 등)들이 참여하는 보조금심의위원회에서 의사결정을 하도록 설계했다. 직원들 평가 시에는 융·복합에 대한 시도나 활동을 평가 체계에 녹여내도록 했다.                

- 수원시 사회적경제 전략과 방향은? 

▶ 현재 수원의 사회적경제기업은 377개(2019년 11월 기준)에 이른다. 협동조합이 289개로 가장 많고, 66개 사회적기업과 7개 마을기업, 15개 자활기업이 활동 중이다. 

수원시의 사회적경제 비전은 ‘모두를 위한 따뜻한 경제, 사회적경제 중심도시 수원’이다. 사회적경제 창업하기 좋은 생태계를 구축하고, 체계적 관리를 통해 사회적경제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며, 사회적가치 확산을 위한 협력적 거버넌스 구축하는 걸 주요전략으로 삼고 있다. 이 속에서 당사자조직 협의회를 중심으로 정기 간담회, 수요자 맞춤형 사업 발굴 등을 비롯해, 협업모델 사업화 지원, 사회적경제 혁신가 대상의 혁신주체 양성 등을 펼쳐왔다. 

- 지역문제 해결을 위한 수원 사회적경제의 역할은 무엇이라 보나? 

수원의 경우 도시가 안고 있는 여러 의제를 발굴해서 사업성과 공공성을 함께 풀어갈 기업주체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아직은 민·관 파트너쉽을 바탕으로 수원의 사회적경제 정책을 견인하면서 혁신을 만들어내기에는 역부족이다. 다행히 2011년부터 정책사업으로 펼쳐지는 수원르네상스 마을만들기의 주체들이 사회적경제 주체로 나서고 있고,  행궁동(2016년 선정), 경기도청주변과 매산동(2017년 선정)의 도시재생사업 추진과정에서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와 주민협의체가 함께 장소중심형 및 주민중심형 의제풀이를 추진하며 문제 해결 역량을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 공동체사업을 갈무리하는 마을관리협동조합의 발굴과 운영 등 장소 중심의 사회적경제 주체 역할이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 센터는 이러한 주체들이 마을관리협동조합 등 사회적경제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해나가고자 한다.  

- 그러한 실행의 과정에서 사회적경제 주체들에 대해 바라는 점은? 

▶ 대기업 중심의 압축경제 속에서 성장한 대한민국의 경제 현실에서 파생되는 다양한 문제를 치유하는 유일한 수단이 공유경제, 사회적경제가 아닐까 한다. 그러한 이유로 중앙정부, 지방정부, 공공기관, 시민사회단체 등도 사회적경제의 성장과 필요성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이러한 기대 속에서 사회적경제도 하나의 기업이기에 기업으로서 가져야 할 사업적인 책임감도 막중하다. 아쉬운 점은 행정의 재정 보조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모습이다. 중간지원조직도 그들이 기업 주체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야 한다.   

수원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서 청소년들 대상으로 진행한 사회적경제 기초 학습 과정에 참여한 청소년들. 

- 협력적인 거버넌스를 위한 재단의 역할은 무엇인가?

▶ 사실 도시재생과 사회적경제는 한 그릇이다. 도시라는 큰 그릇에서 사회적경제가 도시재생과 함께 호흡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도시재생지원센터와 사회적경제지원센터는 통합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예를 들면 도시재생 과정에서 필요한 마을관리협동조합을 설립하고 운영하는 과정에서 사회적경제지원센터가 나서고, 지역의 사회적경제 주체들이 강사로 나서 자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해야 사회적경제 주체 역량도 커지고, 도시재생도 제대로 이뤄질 수 있다.  

그 속에서 재단은 각 주체들이 도시, 사회적경제, 마을은 우리와 달라가 아니라 한 문제로 바라보고 함께 문제를 풀어갈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역할이다.    

- 마지막으로 협치를 위한 중요한 요소는 무엇이라 보나? 

▶ 각각이 전부 주체다. 행정주체, 재단주체, 기업주체 등...각 주체들이 자신이 가진 권한과 책임이 무엇인지 서로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소통하는 게 선행되어야 한다. 그걸 놓치고 바로 협치로 넘어가니 비대칭이 일상화 되는 것이다. 

일을 하는 과정에서 △자원의 공유 △권한의 공유 △책임의 공유 세 단계의 공유가 필요하다고 본다. 각 주체가 가진 자원을 충분히 공유하고 권한과 책임을 공유하면 불필요한 주체들 사이의 갈등도 줄일 수 있다. 

 

사진제공. 수원시지속가능한도시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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