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의 경우 기존에 같은 서비스가 있는지 여부에 따라 추후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전략은 다를 수밖에 없다. 이런 점을 명확히 설명해야 투자자의 관심과 투자를 받을 수 있다는 조언이 나왔다.
지난 12일(화) 오후 6시 서울창업허브에서 열린 54회 스파크포럼에서는 '2019 소셜벤처경연대회(이하 경연대회)' 전국대회 진출팀 관계자들이 참여, 또 한 번의 사업성장 기회를 제공받는 자리로 마련됐다. 수상팀이 혁신사례를 발표한 이후 임팩트투자 전문가 등 스파크포럼의 사회혁신 전문가의 피드백이 이어졌다
스파크포럼은 시민사회-정부-기업 간 협업을 통한 사회혁신이라는 미션 하에 사단법인 스파크가 매월 개최하는 포럼이다. 매월 선정된 주제에 따라 사회혁신가·전문가 패널·청중이 함께 논의한다. 그동안 ‘창업 실패를 기회로 재창업 성공사례’, ‘시민과 함께하는 지역사회 혁신’ 등 사회적경제 분야에서 시의성 있는 주제를 다뤄왔고, 총 204명의 전문가패널 및 4천여 명의 청중, 110여 명의 혁신가를 발굴했다. 이번 포럼은 특별히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과 공동으로 주최했다.
이번 공동주최는 오랜 인연이 쌓인 결과다. 민영서 스파크 대표는 인사말에서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은 스파크포럼 1회 때부터 관심을 갖고 지원해왔다”며 “지난 경연대회 때 제안했는데 선뜻 응해 이루어진 자리”라고 밝혔다. 이어 소셜벤처에 관심이 있어 자리했을 청중에게 “소셜벤처와 사회적기업이 어떻게 다른지 등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을 거다. 소셜벤처는 혁신적 아이디어와 비즈니스 모델을 사용해 사회적·경제적 가치 모두 추구하는 조직”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창업지원팀 김태현 팀장은 “스파크포럼에서 만들고자 하는 공론의 장에 함께 하면 뜻깊을 거라 생각했다”며 “소셜벤처경연대회는 아이디어의 우수성만 가르고 끝나는 게 아니다. 이번 포럼 등 후속지원을 통해 사업적으로 더 성장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경연대회 글로벌성장부문 대상을 수상한 △코리안앳유어도어를 비롯해 △MEIDAY △주식회사 인스팅터스 △㈜엘에이알이 혁신사례를 발표했다. 이들은 최근 1년동안 경연대회 수상 외에도 여러 성과를 만들어내며 사업적으로 크게 성장했다. 법인을 설립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신생 팀은 매출이 상승하고 대표 외의 조직원이 생겼다. 상승과 대표자 외의 조직원이 생긴 게 가장 컸다. 김현진 코리안앳유어도어 대표는 “올해 6월까지 혼자 일했는데 9월에 12명이 됐다. 감사한 일이다.”고 말했다. 소셜벤처 선배 격인 다른 팀은 큰 규모의 크라우드 펀딩을 달성하는 등의 성과를 거두거나 조직 차원에서는 인사관리가 필요한 규모에 다다랐다.
발표 이후엔 전문가 패널의 질문이 이어졌다. 경연대회 전국대회 진출팀에 임팩트투자 등 자원 연계를 위한 접점마련을 목적으로 한 포럼인 만큼 패널에는 투자·금융 전문가가 참석했다. 패널은 △김기식 인사이트에퀴티파트너스 대표 △윤영곤 글로벌경영연구원 원장 △이종익 한국사회투자 대표 △임창규 ARK 임팩트자산운용 전무이사 △최승호 IFK임팩트금융 총괄본부장 △최예은 나눔엔젤스 이사로 구성됐다.
계효석 엘에이알 대표는 “사회적 기업 3년차라 전문가 패널 분들을 다 안다"며 "만나기 어려운 분들인데 시간 내 조언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핵심을 묻는 질문이 오갔다. “기존에 같은 서비스가 있는지 여부에 따라 추후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전략이 다르다. 이 점을 명확히 설명하지 않으면 투자자의 입장에서 망설일 것 같다”, “해외에서 B2C 방식으로 소비자에게 직접 접근한다고 했는데 해외 수강생 모집은 어떻게 할 것인지” 등 사업 분야나 발표에서 언급한 기업의 추후 사업계획의 현실성에 대한 질문이 대부분이었다. “나도 사고싶어지는 좋은 아이템이다”는 등의 덕담도 오갔다.
포럼에 참여하기 위해 서울창업허브를 찾은 이들의 출발지는 다양했다. 국내 여러 지역에서 소셜벤처를 창업해 운영하고 있는 대표부터 지역 사회적경제지원센터 관계자도 자리했다. 발표자들 또한 “부산에서 비행기 타고 왔다”는 계효석 엘에이알 대표를 비롯해 대부분이 먼 걸음을 했다. 이에 윤영곤 글로벌경영연구원 원장은 “이렇게 다양한 지역에서 찾아왔다는 참석자들의 이야기가 바로 우리(사회적경제) 생태계의 현실을 보여준다. 큰 자극이 되고 도움이 되는 자리였기 바란다”고 전했다.
코리안앳유어도어(대표 김현진) 시각장애인이 제공하는 1대1 모바일 한국어 교육 서비스. 시각장애인의 대부분 안마업에 종사하는 직업선택의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시각장애인을 한국어 교사로 고용한다. 해외 한국어학습자 학생·국내 기업의 해외 법인 직원에게 회화교육을 제공한다. 해외 현지에 지사를 둔 국내기업을 고객으로 시작했으며, 앞으로는 해외 현지에서 소비자를 찾아나서며 B2C 모델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MEIDAY(대표 박민석) 동아시아의 높은 습도로부터 약을 보호하는 진공키트. 높은 습도로 의약품이 손상되는 문제를 해결해 개발도상국가의 의료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학생창업기업이다. 베트남 외교부와 협력을 통해 현지 병원에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미필이라 대출도 못받는 등 자금 조달 어려움을 겪었다”던 박 대표는 코이카(KOICA)의 CTS사업에 선정돼 개발을 시작했고 “걸음마 단계”지만 대학생답게 “뒤가 없이” 달리는 중이다. 주식회사 인스팅터스(공동대표 성민현) 소비자의 생식건강(sexual health)의 증진을 위한 유기농 콘돔. 국내 최초 섹슈얼 헬스케어(Sexual Healthcare) 브랜드로 제품개발을 위해 동물실험을 하지 않아 동물보호단체 인증 절차도 통과했다. 여성의 몸에 부담이 가지 않는 ‘유기농 이브젤’을 최근 런칭했으며 이 또한 생산 공정에서 고무농장 노동자의 권리를 증진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성윤활제가 화장품이 아닌 의료기기로 분류될 수 있도록 고시 개정을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엘에이알(대표 계효석) 친환경 신발로 보육원 아이들의 자립을 돕는다. 자연과 사람을 둘러보자는 미션으로 출발한 친환경 패션 브랜드. 대표는 미국 거주 시절 대형 글로벌 패션기업에서 근무하며 패션업체의 환경파괴, 비윤리적 제품생산을 목격했다. 개인적 계기로 세운 보육원 아이들의 자립을 지원하겠다는 목표가 더해져 지금까지 수익의 5% 가량을 기부해왔다. 네덜란드 GRS인증 재활용 가죽, 깔창은 코르크 나무 껍질 활용 등 제품 전 부분이 친환경 소재로 이루어져있으며 지금은 100% 친환경 신발을 계획하고 있다. 최근 와디즈에서 2억원 펀딩에 성공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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