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일상 속에서 책을 손에 잡기가 더 어려워집니다. 그럼에도 책 한 권을 권합니다. 사회적경제기업들이 추천하는 책, 이거 어때요?   

#1. 학교와 마을을 잇는 교육공동체 『이카스톨라 이야기』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는 어떤 사회일까? 미래에 필요한 교육은? 

스페인 바스크 지역의 교육협동조합 ‘이카스톨라’의 이야기는 이런 고민에 시사점을 던져준다. 협동조합인 ‘착한책가게’가 펴내고 번역협동조합과 주수원 마을교육공동체포럼 공동대표가 번역한 <학교와 마을을 잇는 교육공동체 이카스톨라 이야기>는 지난 60여 년 동안 이카스톨라의 교육연구와 개발을 진행했던 수많은 교사들의 현장 경험을 토대로 신뢰의 교육학의 개념과 이론적 배경, 교육체계와 내용을 소개하는 책이다. 

아리스멘디 이카스톨라는 스페인 바스크 지역 주민들이 직접 설립한 협동조합 형태의 학교이자, 새로운 교육 체계로 협동적인 개인을 만들어내는 걸 목표로 한다. 이카스톨라는 유치원에서부터 직업훈련 학교까지 전체 12개 학교와 3200여명의 학생으로 이뤄져 있으며, 300여명의 전문가가 2000여 가구와 함께 일한다. 이 지역에는 이카스톨라 외에도 여러 이카스톨라들이 모여 연합회를 이룬다. 이카스톨라 연합회는 전체 110여개의 학교와 5만6000여명의 학생으로 구성되어 있고, 대부분 교사 및 학부모가 공동으로 소유하고 운영하는 교육협동조합이다. 

이카스톨라 교육의 핵심은 '신뢰'에 기반한다. 이 책의 저자이자 이카스톨라의 교육개발 총책임자인 아마이아 안테로는 "우리의 모교는 이카스톨라의 학생 모두가 자신에 대해 확신을 갖고 스스로 소중한 존재라고 느끼게 하는 것이다. 동시에 우리는 그들이 주위 사람들과 그들을 둘러싼 세계를 신뢰할 수 있기를 원한다"고 책을 통해 전한다. 

또한 책의 저자는 미래를 준비하는 새로운 교육은 '신뢰의 교육학'이라고 강조한다. 

"오늘날처럼 끊임없이 변화하는 시대에 교육에서 정말 중요한 과제는 자신만의 정체성을 갖추고 이웃과 소통하며 관계 맺을 수 있는 유연한 시민을 양성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가정과 학교, 마을을 잇는 신뢰 관계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2. 효율성에 도전장은 내민 새로운 연대 『프랑스의 사회적경제』 

사회적경제는 협동과 연대로 좋은 일자리의 창출이나, 사회적금융, 공제 등 다양한 성과나 결실을 사회구성원들과 공정하게 배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는 사회 전체의 이익을 증대시키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최근 포용경제를 지향하는 국내 사회에서 사회적경제가 주목받는 이유기도 하다. 

그러나 여전히 사회적경제를 둘러싼 환경에서 협동과 연대는 어려운 과제다. 지난 10월 (재)아이쿱협동조합연구소가 (재)한국사회적경제씨앗재단의 '사회적경제 출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출간한 사회적경제 관련 도서 <프랑스의 사회적경제>는 그런 점에서 우리에게 좋은 시사점을 던진다. 책을 낸 (재)아이쿱협동조합연구소는 협동조합 및 사회적경제 관련 제반 연구와 실천을 통해 시민의 삶의 질 향상과 한국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는 단체다. 

이 책은 프랑스 사회적경제의 협동조합경험에서 연대, 정책화, 국제연대까지의 경험을 쌓아온 티에리 장테가 2006년에 처음 집대성한 프랑스 사회적경제에 관한 교과서와 같은 책의 최신 개정판이다. 프랑스 사회적경제의 전체상을 각 장마다 간결하고 명료하게 정리하고 있어 프랑스 사회적경제를 이해하는데 최적의 교재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부제에 언급된 것처럼 시민들의 일상에 뿌리를 내린 사회적가치의 효율성에 도전하는 연대운동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역설한다. 특히 프랑스 시민들의 자발적 사회연대경제조직과 기업에 회원이나 직원으로 또 소비자로 함께하며 여러가지 역할을 함으로써 자본을 목적이 아닌 유용한 도구로 활용해나가는 장면들을 확인할 수 있다. 시민사회영역에 있어 시민참여의 정도가 아직은 아쉬운 점이 많은 한국에서 한국식 시민사회연대를 어떻게 꾸려나갈지 고민하는 이들에게는 좋은 참고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사회적경제에 관심이 많은 독자라면 책을 읽는 동안 서두에 언급된 '사회적경제는 지역이나 국가에 한정되지 않고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운동이자 체제' 임을 염두에 두면 좋다. 한국 사회적경제의 변화와 혁신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이고, 프랑스에서는 그것이 어떻게 가능했는지, 그리고 우리사회에는 어떻게 적용가능할 것인지에 대한 영감을 얻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3. 아이도 어른도 어려운 관계문제 돕는 『듀얼스토리북』 

“엄마, 준이는 왜 날 싫어해?” 
“화난척했지만, 사실은 미안해.” 
“지은이는 장난이라고 하지만 난 싫은데.. 어쩌지?” 

관계문체는 아이는 물론 어른에게도 어려운 과제다. 특히 어린시절 경험한 친구관계는 성인이 된 후에도 영향을 미친다. 특히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초등학생과 학부모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예비초등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설문결과를 보면 사회적 관계에 대한 걱정이 학업에 대한 고민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고민을 일상생활에서 예방하고 준비시켜줄 솔루션은 정녕 없는 것일까?  
 
예비사회적기업 마노컴퍼니가 지난 7월 출간한 듀얼스토리북은 한 가지 갈등 상황에서 두 주인공의 서로 다른 입장과 생각을 보여주어 아이들이 이야기를 통해 다른 사람의 상황을 생각해보고 이해할 수 있는 연습을 하도록 도와주는 심리 그림책이다. 듀얼스토리북을 기획한 이유미 마노컴퍼니 대표는 “관계 문제가 어른들에게는 사소해 보이지만 아이에게는 도움이 필요한 심각한 고민일 수 있다”며 “학교 교실에서 있을 법한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 스스로가 자신의 속마음을 다양하게 들여다 볼 수 있도록 돕고자 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듀얼스토리북 시리즈는 총 10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권에는 사회적 존재로서 성장하는데 필요한 에피소드들이 들어있다. 8명의 캐릭터가 10가지의 상황을 각각 경험하면서 겪는 100가지의 감정을 다룬다. 

특히 듀얼스토리북은 문화, 인종, 성별의 편견이나 주·조연의 구분을 없앴다. 견과류 모티브로 해서 만든 캐릭터들은 어느 교실에나 한 명쯤 있을 듯한 아동들로 특정 성별이나 계층을 대변하기보다 아이들의 성격 유형들을 대표하고 있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도록 했다.   

사건이나 교훈이 중심이 아닌 주인공의 마음에 집중했다는 점도 듀얼스토리북만이 가장 차별성이다. 권선징악이나 영웅서사처럼 교훈이 중심이 되거나 환상적인 요소가 있는 이야기가 아니라 누구라도 경험할 수 있는 현실적인 갈등 상황에서 두 주인공의 입장과 감정이 어떻게 다른지 탐색해보도록 유도했다.  
 
책 말미에는 발달심리전문가가 제공하는 가이드가 포함되어 있어 부모나 교사가 이 책을 어떻게 읽고 어디에 중점을 두어야 하는지 안내한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아이가 직접 두 주인공의 입장에서 이야기의 결말을 만들어보고, 이야기와 아이의 실제 상황을 연결시켜주는 전문가가 제안하는 질문에 답해봄으로써 아이는 이 책의 내용을 그저 하나의 이야기가 아닌 자신을 위한 이야기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이 부분은 가정에서뿐 아니라 초등학교에서 활용하기에도 유용하다. 

듀얼스토리북은 기존 온오프라인 서점에서는 구매하기 어렵고 자체 홈페이지를 통해서만 구입이 가능하다. 듀얼스토리북 판매 수익의 일부는 행복얼라이언스를 통해 아동 삶의 질 향상에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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