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경제 핵심은 지역, 지역문제 해결이 최우선이다.’ 사회적경제가 지역에 스며들며 주민들의 삶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지역에 뿌리내린 사회적경제 조직들은 지역이 겪는 사회 문제에서 출발해 해결에 나서고, 이는 지역 내 고용창출로 이어져 가장 작은 단위의 경제를 살리는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 <이로운넷>은 지역이 가진 특색을 살린 맞춤형 모델로 양극화 해소, 일자리 창출, 공동체 회복 등 사회적가치를 창출하는 사회적경제 현장을 찾는다. 지난해 서울 성동구에 이어 두 번째로 지속가능한 도시를 꿈꾸는 수원시의 사회적경제를 5회에 걸쳐 소개한다.

"수원은 안으로는 100년된 도시의 저력을 가진 지역이자, 서울과 근접해 기업, 대학들이 밀접해 빠르게 성장한 도시 양면성을 다 가지고 있다. 이런 환경들로 안정된 일자리, 쾌적한 주거환경, 다양한 문화공간 등이 급증하면서 생겨나는 도시문제도 있었다."   

수원시지속가능도시재단 안상욱 이사장은 수원의 특징을 이렇게 설명했다. 수원은 지속적인 인구 증가로 전국의 기초자치단체 중 최대 규모인 인구 125만명이 사는 도시다. 역사와 문화가 어우러진 미래도시를 기치로 내걸며 수원은 도약 중이다.  

이러한 지역 분위기 속에서 수원의 사회적경제는 어떻게 성장 발전해왔을까? 

2011년 사경센터 첫 설립, 2016년 융·복합 재단 만들며 재도약 

수원시에서 사회적경제가 본격적으로 싹을 틔운 건 2011년 수원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이하 센터)가 만들어지면서다. 그 전에도 개별 사회적기업들의 활동은 이어졌지만 중간다리 역할을 하는 센터가 설립되면서 본격적인 생태계 조성이 시작된 셈이다. 2011년 센터가 만들어지는데는 염태영 수원시장의 역할이 컸다. 염 시장은 민선 5기를 시작하면서 사회적경제를 통한 지역문제 해결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수원시 사회적경제에 변화의 바람이 불어온 것은 2016년부터다. 수원시는 전국 최초로 시가 출현하는 지속가능한 융·복합 중간지원재단인 ‘수원시지속가능도시재단(이하 재단)’을 설립했다. 시민 욕구가 커지면서 행정 수요는 높아지는데 반해 행정이 제공할 수 있는 인프라에는 한계가 많았다. 더욱이 여러 민간 위탁기관들의 업무 중복성과 협력의 어려움, 실무자들의 불안정한 고용으로 인해 내부 역량이 쌓이지 않는 등의 문제를 호소하던 터였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2년 간의 논의 끝에 만들어진 결과물이 바로 재단이었다. 

2019년 수원시 사회적경제 비전 및 전략./디자인=윤미소

재단 내에는 기존에 운영되던 사회적경제지원센터, 마을르네상스센터, 창업지원센터와 더불어 도시재생센터, 주거복지센터가 추가로 신설되었으며, 작년 6월에는 물환경센터, 미디어센터가 재단으로 편입되면서 7개 센터가 재단 내 둥지를 틀었다. 안 이사장은 “시에서는 점점 복잡한 도시문제를 융·복합과 협치형으로 집행하는 중간지원조직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했다”며 설립 배경을 설명하며 “다양하게 증가하는 시민들의 공공서비스 요구를 충족시키고, 복잡해지는 도시업무를 융·복합적으로 접근해 해결하며, 효과적인 민관협치를 담당하는 재단으로서 새로운 도시운영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재단의 출범은 센터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가장 큰 변화는 기존에 센터 개별로 진행되던 여러 사업들이 재단의 큰 우산 아래서 추진되기 시작한 점이다. 김태인 재단 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은 “기존에 운영되는 센터들의 경우 백화점식의 나열 방식의 사업이 많았다”며 “재단 소속으로 편재돼 사업을 펼치면서는 지역이 안고 있는 문제에 더 눈을 돌리고, 이를 사회적경제 방식으로 해결하기 위해 우리뿐 아니라 다른 센터들과도 협력해 해결해나가는 방안을 찾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지난 5월 진행된 민관 합동 간담회. 센터는 민-관을 이어주는 중간다리 역할을 한다.

현재 사회적경제지원센터(이하 사경센터)에는 4명의 상근자가 활동하며, 주로 △사회적경제 지원을 위한 민?관의 중간 역할 수행 △사회적기업?협동조합?마을기업 발굴·육성 △사회적경제 기업가 양성 및 창업교육, 나눔장터 운영 △영동센터 창업보육실 운영(20개소) 및 공간지원 등의 역할을 한다.  

377개 사회적경제 활동 중, 자생력 갖춘 사회적경제기업 발굴·육성에 집중  

2019년 11월 기준 수원의 사회적경제기업은 377개다. 협동조합이 289개로 가장 많고, 66개 사회적기업과 7개 마을기업, 15개 자활기업이 활동 중이다. 사업 분야는 교육, 물품·제조, 청소 등에 주로 포진되어 있다. 

사경센터는 이러한 환경에서 지난해에는 사회적경제기업 주체발굴을 통해 사회적기업의 내실화로 안정화에 집중했다. 또한 사회적경제기업들이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공간으로 영동시장 내 있는 창업보육실을 운영하며 20개 업체에 공간을, 청년창업활동 및 사회적경제기업활동 지원으로 5개소 사무공간을 지원했다. 사회적경제기업 생산품에 대한 공공기관의 우선구매도 2018년에는 전년 대비 7.6%가 증가했다. 또한 사회적경제 주체 학습프로그램 운영,  네트워크 사업 등을 통해 현장기업들의 전문성을 높이고 협력에 집중했다.  

재단으로 편재 후 4년차에 접어든 올해 사경센터는 △자생력 갖춘 사회적경제기업 발굴·육성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지원체계 마련 △사회적경제기업 제품 판로 개척 지원 △민간과 지역 파트너십 강화 등 크게 4가지 정책 과제를 수립하고 다양한 사업을 펼쳐오고 있다. 

사회적경제 주체 발굴을 위해서 △기초학습 △사회적경제 설립 전 학습 △지역기반 사회적경제조직 설립 지원 △수원형 사회적경제 주체 발굴 구축·운영에 적극 나섰다. 또한 사회적경제 진입 준비 주체들과 사회적경제기업들을 대상으로 창업보육공간을 지원하고, 농협하나로마트, KT위즈파크 내 사회적경제 공동판매장을 운영해 판로 확대에 힘썼다. 

특히 기존 사회적경제 영역만의 협력 및 지원을 넘어 커뮤니티케어, 도시재생, 마을관리 등 정부 주요 정책에 사회적경제 방식을 접목하는 다양한 시도들도 진행 중이다. 지난해는 마을관리협동조합과 사회적경제를 결합한 학습프로그램을 운영했으며, 지속적으로 도시재생, 주거복지, 마을관리 등을 학습 과정에 녹여내며 지역의 주체들이 다양한 사업의 기회를 찾을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이 센터의 계획이다. 김 센터장은 “최근 다양한 정부사업을 사회적경제 방식으로 풀어가자는 정책들이 내려오는데 수원의 경우 업종이 다양하지 않다 보니 이를 실행할 주체들을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런 영역을 특화해서 교육을 진행하고 멘토를 연결시켜 창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수원의 경우 마을관리협동조합 설립에 센터가 주민교육 진행 및 선배 그룹을 연결 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센터는 지역 사회적경제기업들간 네트워크를 지원한다. 

수원형 모델 육성, 종합계획 수립으로 장기비전 마련 계획 

앞으로 수원시는 수원형 사회적경제 모델 발굴에도 적극 나선다. 3년 프로젝트로 수원 칠보산에 옮겨 심은 멸종위기 식물인 ‘칠보치마’를 보존하기 위해 국내 고유의 원예·식물을 다루는 사회적기업인 한고연 등 사회적경제기업들이 주축이 되어 수원에서 처음으로 생물자원을 활용한 지역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고민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올해도 포럼 및 협업기관 협약식을 개최하고 시범사업으로 학교 화단에 기부화단을 조성하는 등 논의테이블을 만들었으며, 향후로는 시민정원 조성 시 고유식물을 활용하는 방안 등 사업을 전국 모델로 확장해 가고자 한다. 이를 통해 수원시가 생태도시, 환경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생각이다. 수원시는 이 외에도 다양한 수원형 사회적경제 모델을 고민하고 있다. 

수원 사회적경제기업들은 생물자원을 활용한 사회적경제 육성 모델에 나선다. 

또한 수원시는 지역문제를 해결하는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해 내년도 ‘수원시 사회적경제 중장기 기본계획 수립’을 계획 중이다.   

“수원시의 문제를 사회적경제 방식으로 어떻게 접목하고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이 부재한 상황이다. 수원시 사회적경제 기본계획 수립 과정을 통해 수원시만의 특화되고 접목 가능한 사회적경제 정책을 기획·발굴하는 작업을 진행하고자 합니다.”    -김태인 사경센터장-

 

사진제공. 수원시지속가능도시재단 사회적경제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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