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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BS 초콜릿엔 따스한 사연이 숨어있어 더욱 달콤하다. 아이들의 꿈 이야기다. 꿈꾸기를 접어뒀거나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방황하는 아이들에게 BNBS는 손을 내민다. 그 아이들은 사회에서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시설 청소년, 저소득층, 학교 밖 청소년, 탈북민 자녀 등등..

BNBS는 그런 아이들에게 초콜릿과 마카롱, 쿠키 등을 만드는 쇼콜라티에 전문 교육 과정을 진행하고 인턴십까지 제공하는 예비사회적기업이다.

 

?도시락을 주기보다 만드는 법을 가르치자

 

김은영 BNBS 대표는 어느 날 딸아이의 친구 자매가 하루에 급식 한 끼만으로 끼니를 해결한다는 슬픈 이야기를 들었다. 가슴이 먹먹했다. 뭘 할 수 있을까. 그가 택한 방식은 도시락이었다. 하루에 두 끼나 거르는 아이들에게 따뜻한 집밥을 선물해주기 위해 그는 수 년 간 매일 아침 도시락을 쌌다.

 

김은영 BNBS 대표는 끼니를 거르는 딸아이 친구를 위해 도시락을 수년간 싸주면서 사각지대 청소년들의 문제점을 인식하게 됐다.

 

?“별 것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아이들이 변하기 시작했어요. 수업에 집중하기 시작했고 밝고 건강해졌죠. 아이들이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아침밥 먹이기 프로젝트는 그만둬야 했지만요.” -- 김은영 BNBS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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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의 마음은 무거웠다. 주변을 돌아보면 여전히 방과 후 배회하는 어린 아이들이 있고 누군가는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일찍 철이 들어버린 아이들도 있었다. 그러다 우연히 발달장애인들의 자립을 돕는 베어베터와 전주에서 취약계층의 자립을 돕는 전주비빔빵 이야기를 듣게 됐다.

?그 때 생각났다. 11년차에 접어들면서 이젠 너무 익숙해 특별함을 느끼지 못했던 그의 직업, 바로 쇼콜라티에였다.

?“아이들과 함께 초콜렛을 만들면 어떨까. 도시락 말고 도시락 싸는 방법을 알려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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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콜라티에 전문교육과정을 받은 아이들과 김 대표가 함께 만든 BNBS의 수제 초콜릿. (출처 : BNBS)

그는 2018년 사회적기업가육성사업에 도전해 한 해 동안 단기로는 40명, 중장기로는 19명의 청소년들에게 쇼콜라티에 교육의 기회를 제공했다. BNBS는 단순히 교육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인턴십을 제공하고 뜻이 맞는다면 직접 고용까지 해 볼 작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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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고용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전문 교육과정을 통해 바로 상품화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고 있어요. BNBS를 거쳐 간 아이들은 디저트샵을 오픈하거나 관련 분야에 바로 취업 할 수 있도록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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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재료로 만든 몸에 유익한 디저트 전파

 

BNBS의 제품들은 인공색소를 사용하지 않고 안전하고 건강한 재료를 사용한다. 정직한 무색소 마카롱, 유기농 구움과자, 수제 초콜릿 등이 대표 상품이다. 디저트는 전문 교육 과정을 끝낸 청소년 인턴들과 김 대표가 협업해 생산한다. 교육과정과 판매용 생산 작업은 별도로 진행된다.

 

BNBS 수제 초콜릿은 인공색소 등이 첨가되지 않은 안전하고 건강한 디저트다/ 출처: BNBS

지난 4월 BNBS는 텀블벅에서 어버이날을 겨냥해 천연재료 그대로의 풍부한 맛은 살리고 설탕은 30% 이상 줄인 착한마카롱 선물세트 펀딩을 진행했다. 말차, 흑임자, 유자, 쑥, 초콜릿, 얼그레이까지 총 6가지의 맛으로 무색소·무방부제·무착향료를 자랑했다.

?펀딩 페이지에는 다양한 사연으로 자립에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들이 초콜릿과 디저트를 기획하고 제조 및 판매하는 과정을 소개했다. 이를 통해 경험과 수익을 나누면서 청소년들이 자립의 꿈을 키워간다는 내용을 담아냈다. 펀딩은 성공적이었다. 목표치의 약 256%를 달성했고 수익금은 그해 무상 수업을 받게 될 새로운 20 여 명의 청소년들을 위한 수업재료와 공간 유지비로 쓰였다.

 

?경계에 있는 아이들 도움 절실.. 비빌 언덕이 되고파

 

수강생들은 서울시와 지역주민센터에서 학교 밖 청소년, 탈북민 자녀 등 취약계층 청소년을 선발해 연결해주기도 하고 홈페이지와 메일을 통해 직접 신청을 받기도 한다.

 

BNBS의 쇼콜라티에 전문 수업 시간. 청소년들이 직접 초콜릿과 쿠키 등을 굽고 있다. / 출처 : BNBS

?김 대표는 그가 수년간 매일 아침 도시락을 싸줬던 아이들처럼 실질적인 도움이 절실하지만 서류상 지원 대상 요건이 안 되어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들에게 비빌 언덕이 돼주고 싶다고 말했다.

?"처음엔 시행착오도 많았고 교육 경험이 없어 못 미더워하는 외부의 시선도 있었어요. 심지어 아이들을 사업에 이용하는 것 아니냐는 오해도 받아 상처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팀의 멘토분들 도움 덕에 방향을 잡았고 차츰 자리를 잡아가는 중입니다. 경제적으로는 이전에 쇼콜라티에로 활동하던 때보다 분명 더 힘들지만 아이들이 교육을 통해 진로를 결정하거나 사회생활을 하는 데 도움이 되는 모습을 보면 뿌듯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일을 통해 사회에 기여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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