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에뜨 주식회사(이하 마리에뜨)’는 천연디퓨저, 방향제, 베이비화장품 등을 제조?판매하는 기업이다. 마리에뜨가 향기제품을 파는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바로 청소년 한부모들에게 쉼터를 제공하고 그들의 자립을 돕기 위해서다. 현재는 청소년 한부모들의 자립을 위해 쉼터를 운영하는 것은 물론, 향기제품 제작에 대한 교육으로 자립의 기반을 제공한다. 장기적으로 마리에뜨의 목표는 교육과 육아, 일터, 주거환경이 통합된 공동주택을 마련하는 것이다. 여기서 10대 청소년 한부모 가정들이 아기들과 함께 자신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경제적·사회적 가치 창출을 목표로 한 공동체 기업을 만들고자 한다. 2016년부터 마리에뜨를 이끄는 양차민 대표에게 기업의 시작과 현재,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조향작업을 하는 양차민 대표

2016년 마리에뜨가 설립되었습니다. 어떻게 청소년 한부모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나요?

본래는 사진을 전공해 영상벤처회사를 다녔어요.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어려운 이들을 돕는 일에 뜻이 있어서 대학때 부터 봉사활동을 했던 사회복지시설인 ‘꽃동네’로 내려갔어요. 지금은 하늘의 별이 된 한부모의 아이와 만나면서 제 인생에도 변화가 생겼죠. 청소년 한부모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기도 했습니다. 천연제품을 처음 만들게 된 것도 꽃동네에서 아토피로 힘들어하는 아이들을 보며 돈이 없어서 차별받지 않게 해주고 싶어 시작한 일이었어요. 그때 이 아이들을 돕기 위해 비누공방, 사진관도 함께 운영했죠. 

그런 관심이 결국 사업으로 이어진 거네요? 

청소년 한부모들의 삶에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면서 그들과 아이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쉼터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다행히 2016년도에 ‘경기도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에 선정됐고, 그해 5월에 마리에뜨를 설립하며, 한부모 쉼터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당시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이 도움이 되었나요?

물론입니다. 당시로서는 여러 사업 실패 후 육성사업에 들어오면서 기대했던 건 멘토제였어요. 내가 보지 못하는 것들을 더 객관적으로 다른 체계로 알려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었죠. 지금 창업 후 3년차인데,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던 데는 그때 잡았던 소셜미션과 함께했던 분들이 제가 초심을 잃지 않도록 지금도 옆에서 힘이 되어주고 있다는 점이에요. 

지금 돌아보면 아쉬운 점도 있어요. 우리 제품에 대해 현장상담회 등을 더 많이 다니며 현장전문가(MD 등)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듣고 수정해가고 했다면 더 빨리 성장할 수 있지 않았을까. 당시 저도 열심히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더 적극적으로 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드네요. 

마리에뜨가 제작 판매하는 향기 제품들. 

2016년 창업 후 사회적기업 인증(2018년. 8월)까지 짧은 시간에 성장해온 것 같아요. 

우리는 진정성과 선의로 시작했지만, 우리 쉼터로 오고자 하는 친구들이 우리를 신뢰할만한 부분이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언젠가 익산에 사는 한 청소년이 면담을 청해와서 “어서 오라고” 했지만 그 친구 입장에서는 우리를 온전히 믿기엔 쉽지 않죠. 방법이 뭘까 고민하면서 정부 인증을 서둘렀던 것 같아요. 

요즘 근황이 궁금합니다. 

지금도 자립 지원을 위해 향기제품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고, 그 수익으로 쉼터를 운영해요. 여전히 재정후원을 받지 않고 오직 수익금만으로 운영합니다. 그동안 2개 쉼터를 운영했는데요. 한 군데는 누구나 올수 있는 임시 쉼터, 또 한군데는 장기 거주를 원하는 친구들을 위해 운영합니다. 임시 쉼터는 오늘 하루 잘 공간이 없을 때 기존 쉼터는 들어가기 싫거나 기록에 남는 걸 원치 않는 친구들이 잠시 머물 수 있는 쉼터죠. 아이가 원할 경우 정부에서 운영하는 쉼터랑 연결해주기도 하고요. 그런데 최근 쉼터 여건이 좋지 않아서 이사를 준비하느라 8월부터 잠시 쉼터 운영을 멈춘 상태에요. 

또한 매주 수요일에는 쉼터에 머무는 청소년들 대상으로 향기 제품 제작 관련 원데이클래스도 열어요. 장기적으로는 아이들이 이런 교육을 통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해요. 최근에는 온라인 쇼핑몰도 열었어요. 쇼핑몰에 가입하고 물건을 구매해 생긴 수익금은 청소년 한부모들을 위한 공간 마련에 사용할 예정이에요. 직업교육 후에는 아이들이 셀러가 되어 쇼핑몰 운영자가 될 수 있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 내년에는 다른 지역 사회적기업들과 협력해 청소년 한부모를 돕는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어요. 현재는 남양주, 대구의 사회적기업과 협력 방안을 모색 중입니다. 공간은 지역 기업들이 마련하고, 저희가 교육을 제공하는 식으로...혼자서는 어려우니 함께 해서 더 큰 가치를 만들고 싶어요.

그 사이 많은 변화가 있었네요. 마리에뜨가 꿈꾸는 기업의 미래는 무엇인가요?

청소년 한부모들이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게 최종 목표에요. 조향사 자격증을 따도록 교육을 제공하고, 더 의지가 있는 친구들은 취업을 연계해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거죠. 꼭 조향사가 아니라도 웹디자인, 사진, 봉제 등 다양한 영역으로 꿈을 꿀 수 있도록 그런 시스템을 안착시키고 싶어요.  

종국적으로는 교육과 육아, 일터, 주거환경이 통합된 공동주택을 마련해 10대 청소년 한부모 가정들이 아기들과 함께 자신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경제적·사회적 가치 창출을 목표로 한 공동체 기업을 만들고 싶어요. 


사진제공. 마리에뜨 주식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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