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양규 씨가 다문화카페우리 에서 바리스타 2급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사회적경제기업은 수익이 많지 않아 자체적으로 전문인력을 고용하기가 어려운데, ‘한국중부발전 신중년 사회적경제전문가 양성 프로젝트’는 한국중부발전 지원으로 운영되기에 비용 부담이 없어 굉장이 좋아요.”

‘한국중부발전 신중년 사회적경제전문가 양성 과정’을 통해 전문인력을 고용한 예비사회적기업 최안순 ㈜퓨어앤클린 대표의 설명이다. 최 대표는 앞으로도 이와 비슷한 기회가 있으면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퓨어앤클린처럼 다양한 경험이 있는 전문가가 우리기업에서 일한다면 어떨까. 전문인력을 고용하기 어려웠던 사회적경제기업은 기업 경영 및 운영에 도움을 얻을 것이고, (예비)은퇴자들은 자신의 능력을 바탕으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것이다.

‘한국중부발전 신중년 사회적경제전문가 양성 과정’은 은퇴후 새로운 삶을 설계하는 신중년을 사회적경제 전문가로 양성하는 교육을 통해 사회적경제기업에 취업을 연계하는 프로젝트다. 한국중부발전(주)이 주최하고,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사회적협동조합 사람과세상, 희망나눔세상이 주관한다.

프로젝트는 사회적경제기업에 취업을 원하는 신중년을 대상으로 2박 3일간 사회적경제기업 경영지원단 양성교육으로 시작됐다. 주로 사회적경제에 대한 이해와 직무능력 향상을 위한 내용이다. 진혜영 사회적협동조합 사람과세상 사회적기업창업센터 팀장은 “모여서 교육을 받는 것으로 끝이 아니라 사회적기업 현장을 탐방하는 시간도 있다”며 “모든 과정을 수료한 교육생들은 사회적경제기업에 매칭돼 1개월 정도 ‘직장체험’을 한뒤, 요구가 맞으면 전문인력으로 연계한다”고 말했다.

‘한국중부발전 신중년 사회적경제전문가 양성 과정’을 통해 사회적경제기업에서 직장체험을 하고 있는 두 명의 시니어와 기업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왼쪽부터) 임미영 다문화카페우리 대표와 최양규 씨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다문화카페우리-최양규 씨] 정보통신 전문가, 커피 전문가로 도약 다짐하다

“우연한 기회에 신중년 사회적경제 전문가 교육에 참여하게 됐죠. 평소에 커피를 너무 좋아해서 기존에 일하던 정보통신 분야가 아닌 커피 관련 일을 하고 싶었고요. 수년간 카페를 운영해 온 대표님께 많이 배웠습니다.” (최양규 씨)

결혼이주여성을 대상으로 바리스타 교육을 통해 카페에 고용하는 사회적기업 ㈜다문화카페우리에서 직장체험을 하고 있는 최양규(60세) 씨는 커피 관련 일을 통해 제2의 인생을 설계중이다.

최 씨는 과거 삼성전자에서 30년간 휴대전화 시스템 개발 및 마케팅 부서에서 근무했고, 지금은 디지털 도어락을 생산하는 외국계 회사의 한국법인 전문CEO로 4년째 재직중이다. 정보통신분야 전문가인 셈이다. 하지만 그는 이제 새로운 도약을 준비중이다.

“카페 장비 청소 창업을 고민중이에요. 커피가 좋아서 시작했는데, 모르는 부분이 많고 내용이 방대해서 더 많이 배우고 싶었어요. 매주 이곳에 와서 바리스타 교육을 받았고, 궁금한 것은 대표님께 물어보면서 도움을 얻었어요.”

최양규 씨는 직장체험을 통해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2시간씩 8회에 걸쳐 바리스타 교육을 받는다. 약 30분 정도의 이론 수업 후 1시간30분 동안 실무 교육을 진행한다. 그라인더에서 커피를 내리고, 체결해 에스프레소를 추출한 뒤, 카페에서 판매되는 음료를 만들고 서빙하는 바리스타 자격증 2급 취득을 위한 전 과정을 배운다.

기자가 방문한 10월 30일은 바리스타 2급 시험이 있는 날. 최양규 씨도 이날 시험에 응시했다. 합격하면 ㈜다문화카페우리와 협약을 맺은 ㈜통합커피교육기관(UCEI)의 자격증을 전달 받는다. 최양규 씨는 “고민중인 창업 아이템을 사회적경제 분야로 준비중”이라며 “지금 창업 프로그램을 이수하고 있는데, 이후에는 육성과정에 도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금 직장에 다니고 있지만 언젠가는 떠나야 할 곳이죠. 뒤를 돌아볼 수도 없고요.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지만 그 길을 가려고 합니다.”

(왼쪽부터) 최안순 퓨어앤클린 대표와 직장체험중인 이상일 부장.

# [퓨어앤클린-이상일 씨] “현실 직시하면서 나아가는 방향 알려주죠”

뜻이 좋아서 사업을 시작했는데, 경영, 재무, 회계, 노무, 마케팅 등 기업을 이끌기에 부족한 부분이 있었어요. 이상일 부장은 기업경영에 필요한 모든 것에 대한 방향을 알려줘요. 우리 기업에 필요했던 사람이죠.” (최안순 대표)

최안순 대표는 영어유치원에서 15년간 근무하며, 어린이 식판관리의 문제점을 확인한 뒤 2017년 ㈜퓨어앤클린을 설립했다. 어린이집·유치원 식판을 수거해 친환경으로 세척, 소독하고 배송한다. 뜨거운 음식을 안전하게 담을 수 있는 ‘나비식판’ 디자인 특허를 취득해 공급하는 일도 한다.

이상일(55세) 부장은 친구 추천으로 ‘신중년 사회적경제전문가 양성 과정’에 참여한 뒤 퓨어앤클린에서 직장체험 중이다. 최 대표는 “이상일 부장은 상황파악이 빠르고, 상대방에게 맞는 해결책을 전달하는 능력이 있다”며 “그동안 경험을 바탕으로 기업 방향성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이 부장은 SK해운에서 26년, 홍콩 현지 회사에서 3년 근무했다. 주로 전략기획, 투자기획, 영업기획, 경영기획 등 관리업무를 수행했다. 퓨어앤클린에서도 이전 업무 능력을 바탕으로 기업경영관리 전반에 도움을 주고 있다.

“이상일 부장은 작게는 전산, 컴퓨터 다루는 법부터 크게는 객관적인 시각에서 기업이 나아가야하는 방향을 알려주고 있어요. 기업 운영 전반에 도움을 받는 것이죠.” (최안순 대표)

이 부장은 직장체험기간 동안 기업이 소재한 경기도 고양시와 서울 은평구, 경기 파주시의 고객기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 중이다. 이동 시간이 30분이 넘으면 관리에 부담이 있어 가까운 동선을 찾아 마케팅 할 수 있는 곳을 확인 하는 것이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최안순 대표는 이상일 부장에게 무한한 신뢰를 보였다. 이상일 부장은 “최대표의 신뢰와 자신에 대한 경청이 시너지를 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퓨어앤클린 작업장 모습.

하지만 큰 규모 기업에서의 경험을 소규모 사회적경제기업에 접목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사회적경제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있었다. 이런 시선을 바꾼 것은 고품질을 추구하는 기업의 진정성이다.

이 부장은 “퓨어앤클린은 높은 품질을 위해 중요한 작업은 기계가 아닌 사람이 직접 한다. 그러다 보니 지역에 일자리가 필요한 취약계층에게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며 “이것이 사회적경제기업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이라고 말했다.

최안순 대표는 이상일 부장의 직장체험이 끝난 뒤 고용까지 검토 중이다. 그 역시 기꺼이 도와주고 싶다는 의견이다. 이 부장은 “개인 사정 때문에 고정적으로 일 하기 어려운 상황이기에 주5일 근무는 어렵지만, 기회가 된다면 지금처럼 기업이 필요한 부분은 도와주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 사회적협동조합 사람과 세상/ 50+사회적경제사진지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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