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사회적 기업,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한다면?
[기자수첩] 사회적 기업,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한다면?
  • 이로운넷=박유진 기자
  • 승인 2019.10.31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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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지난주 '소셜벤처·중간지원조직 글로벌 역량강화 프로그램' 연수단 자격으로 미국 샌프란시스코 대학 다운타운 캠퍼스에서 진행된 글로벌 투자 기관 세미나에 참여했다. 세미나에서 들은 말 중 계속 귀에서 맴도는 내용이 있다.

“제 경쟁상대는 다른 사회적 기업(social enterprise)이 아니라, 코카콜라나 하드 록 카페 등 시장에서 1, 2위를 다투는 회사들입니다. 성공한 사회적 기업이 되려면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한다는 마음으로 임하세요.”

인신매매 퇴치를 목적으로 하는 국제 NGO '낫포세일(Not for Sale)' 설립자인 데이비드 배트스톤 샌프란시스코 대학교 교수가 한 말이다. 그는 낫포세일이 지속가능한 활동을 하도록 건강음료 'REBBL,' 친환경 신발 'Z-Shoes' 등 11개 사업에 착수해 성공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중이다. REBBL은 작년 5월 카부벤처파트너(Cavu Venture Partners) 등 투자자들로부터 2000만 달러(한화 약 233억 원)를 투자받은 바 있다.

2011년 설립된 REBBL은 현재까지 75만 4,000달러(한화 약 9억 원)를 낫포세일에 기부했을 만큼 성장했다.

비즈니스로 가치를 창출하는 일에 대한 배트스톤 교수의 시선은 신선했다. 그는 제품에 담긴 가치로 구매를 끌어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처음부터 가치를 내걸면 소비자 대부분이 기대치를 낮추고 시혜적인 마음으로 접근하기 때문이다. 그는 “소비자들이 제품·서비스 자체에 반해 여러 번 구매하다가 제품에 담긴 이야기를 알게 됐을 때 더 큰 매력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번 역량강화 프로그램을 통해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세계 최대 임팩트 투자 컨퍼런스 SOCAP(Social Capital Markets)에도 참가하며 크고 작은 글로벌 단위의 사회적 기업들을 만났다. 그중에는 몇백만 달러 이상의 투자 유치 가능성을 기대하고 온 기업도 있었다. 이들처럼 규모를 키우려면 사회적 가치 창출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의 지갑까지 열고 안정적으로 성장해야 한다. 가치를 앞세우기 이전에도 소비자와 투자자의 마음을 끄는 사회적 기업이 생겨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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