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길에 나 혼자 있지 않음을 알게 된 것만으로도 계속 나아갈 힘을 얻었습니다.”

전국의 체인지메이커들이 제주에 모였다. 지난 17일 제주도에 위치한 ‘플레이스 캠프 제주’에서는 소셜벤처와 사회적 기업, 비영리 기관 종사자 및 프리랜서 등 각자의 방식으로 사회 변화를 만드는 ‘체인지메이커’ 100명이 모였다. 작정하고 ‘쉬러 온’ 사람들이다. 일할 시간도 부족한 이들을 모이게 만든 것은 ‘인스파이어드(Inspired)’ 라는 행사다. 우리말로 ‘영감을 받은’ 뜻의 독특한 행사는 전국 각지의 체인지메이커들이 2박 3일 동안 제주도에서 보내는 ‘공식적인’ 휴가다.

인스파이어드 행사에 참가한 체인지메이커들.

2016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네 번째를 맞는 이번 행사는 △소셜벤처 전문 액셀러레이터 '에스오피오오엔지(SOPOONG)' △체인지메이커 커뮤니티를 조성하는 '루트임팩트' △다음세대를 위한 놀이와 배움에 투자하는 벤처기부 펀드 '씨프로그램 (C Program)'의 3개사가 공동 주최했다.

이들은 사회 변화를 위해 힘쓰는 100명의 참가자를 초청, 매년 10월 제주도에서 휴식과 교류의 장을 마련했다.  2016년 10월 ‘ 100개의 색으로 물드는 2박 3일’ 을 주제로 첫 행사가 열린 이래, 2017년 ‘일과 삶의 균형을 찾는 배움과 쉼’, 2018년 ‘취향을 발견하는 특별한 휴가’’  그리고 올해 ‘연결, 곧 뜻밖의 영감’ 을 주제로 행사를 진행했다. 지난 4년 간 총 400여명의 체인지메이커들이 인스파이어드를 통해 제주도에서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다.

인스파이어드가 참가자를 쉬게 하는 방식은 독특하다. 준비된 프로그램은 있지만 참여를 강제하지는 않는다. 게다가 프로그램조차도 참가자들이 스스로 ‘어떻게 놀고 싶은지’를 정하는 방식이다. 참가자들은 숙소 곳곳에 마련된 빈 벽보에 자신이 놀고 싶은 주제를 적거나 다른 참가자가 적은 주제를 보고 참여를 신청한다.  올해의 경우 ‘초 합리적 바보가 된 우리 몸 돌보고 회복하기’, ‘제주 싱어송라이터와 해금 연주 콜라보’, ‘공간 커뮤니티 매니저들 모여라’ 등 참가자들의 취향과 재능을 살린 10여가지의 소모임이 마련되었다.  또한 행사 지역인 제주도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반나절 동안 둘러볼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다. 올해는 ‘제주도 독립서점 구경하기’ 와 ‘필름 카메라로 출사 가기’, 휴양림 숲 걷기’ 등의 주제로 참가자들이 자유롭게 모여 휴식의 시간을 가졌다.

인스파이어드2019 참가자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번 행사에 참가한 1인 예술기업 ‘설탕 한 스푼’의 이건명 대표는 “그 동안 나에게 휴식과 새로운 영감이 절실히 필요했음을 비로소 이곳에 와서야 깨닫게 되었다” 며 “인스파이어드 덕분에 앞으로 더욱 힘내서 나아갈 수 있을 것 같다” 고 참가 소회를 밝혔다.

인스파이어드의 공동 주최사인 에스오피오오엔지의 한상엽 대표는 “인스파이어드에서는 참석자들의 이름 뒤에 모두 ‘영감’ 이라는 호칭을 붙이는 독특한 문화가 있다” 며 “이는 자율적인 활동과 휴식을 통해 서로 느슨하게 연결된 참석자들이 각자 영감을 주고받는 대상이기 때문” 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 대표는 “전국 각지에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일을 하는 분들이 인스파이어드를 통해 조직 밖 동료를 만나고 스스로를 되돌아보며 도전을 지속할 힘을 얻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사진제공=루트임팩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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