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 #먹거리 #공유자원 #환경 #건강 #에너지
우리 집, 우리 단지에서 겪고 있는 생활문제!
어떻게 하면 주민의 필요에 맞는 방식으로, 지속가능하게 풀어갈 수 있을까요?

서울시는 일상 속에서 시민이 주체적으로 사회적경제를 실현하는 경험을 만들고, 이에 기반한 공동주택 내 사회적경제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2019 공동주택 같이살림 프로젝트(이하 같이살림 프로젝트)>를 추진 중입니다. 올해 <같이살림 프로젝트>에서는 서울시 내 11개 자치구 20개 공동주택 주민들이 스스로 생활문제를 찾아내고 사회적경제 방식으로 ‘같이’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더 나은 ‘살림’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번년도 사업은 6월 ‘같이살림 피크닉’을 시작으로, 7~9월 의제를 발굴하고 해결을 모색하는 주민 워크숍, 10~11월 사회적경제조직과 함께 실행해보는 단지별 사업, 그리고 12월 성과공유회로 마무리됩니다. 이 과정을 따라 매월 세모편지를 통해 아파트 생활문제를 사회적경제 방식으로 풀어가고 있는 <같이살림 프로젝트>를 4회에 걸쳐 소개합니다.

관악구 H아파트, 우리 단지로 찾아온 ‘꿈시장’

지난 18일 서울 관악구 난향동자치센터 회의실에서 열린 '같이살림 프로젝트' 워크숍에 참석한 주민들의 모습.

“EM제품을 모르는 사람이 아직 많은데, 이번 단지꿈시장에서 많이 홍보돼 우리 아파트를 넘어 난향동 전체로 알려지기를 기대합니다. 사회적경제를 매개로 주민들과 화합하고 공동체의 이익을 생각하며, 난향동 전체가 더 좋은 곳으로 발전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어 뜻깊습니다.” -관악구 H아파트 주민 김민정 씨

지난 18일 서울 관악구 난향동자치센터 회의실에는 ‘단지꿈시장’을 함께 기획하기 위해 주민들이 모였다. ‘같이살림 프로젝트’ 사업에 선정된 관악구 난향동 H아파트는 공동주택에 살면서 발생하는 생활문제를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해결하기 위해 구내 사회적경제 조직과 주민들이 힘을 모으기로 했다. 

7~9월 주민 워크숍을 통해 H아파트에서 발굴한 의제는 ‘친환경 아파트’로, 이날 진행된 3차 워크숍에서는 10월 27일과 11월 9일 2차례 H아파트 단지 내에서 진행할 꿈시장을 어떻게 기획하고 운영할 것인가를 논의했다. 특히 주민들의 일상 속에서 사회적경제를 실현하자는 목표가 있었던 만큼, “기존 단지에서 정기적으로 열리는 아나바다 시장과의 차별점은 무엇일까” 등의 의견을 조율하며 행사를 준비했다. 

남일 놀자엔터테인먼트 협동조합 이사장은 “기존 장터는 판로 개척이 주요 목표였다면, 이번 꿈시장은 주민들 간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집중했다”며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주민들이 사회적경제 기업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갖고 알아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단지꿈시장은 관악구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사회적기업 ‘놀자엔터테인먼트 협동조합’가 기획한 사회적경제 장터로, 지난 2013년부터 매년 구청 앞에서 개최돼왔다. 주민들에게 사회적경제 기업을 홍보하고, 사회적경제 기업에는 판로를 제공하며 인지도를 높였다. 이번에 ‘같이살림 프로젝트’에 동참하면서 아파트 단지와 연계해 주민들 곁으로 보다 가까이 다가간다.

‘친환경’ 키워드, 주민이 만든 EM제품 전시?판매

'같이살림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관악구 사회적경제 조직 중 박정열 EM그린 대표, 남일 놀자엔터테인먼트협동조합 이사장, 박용희 마을과고양이 대표(왼쪽부터)가 각 기업의 역할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그동안 H아파트에서 발굴한 ‘친환경 아파트’ 의제를 위해 ‘EM그린’ ‘놀자엔터테인먼트협동조합’ ‘마을과고양이’ 등 다양한 관악구 사회적경제조직이 힘을 보탰다. 먼저 관악구 사회적경제 기업 중 EM 제품을 생산하는 예비사회적기업 ‘EM그린’은 주민들이 직접 EM제품을 경험하고 만들어볼 수 있도록 이론 및 실습 교육을 맡았다.

‘EM’이란 유효미생물(Effective Micro Organisms)의 약자로, 효모?유산균?누룩균 등 인체에 유익한 80여 종의 미생물 집합체를 말한다. 악취제거, 수질정화, 산화방지, 음식물 발효 등에 효과적인 친환경적 성분인데, 세탁?주방?욕실 세제와 화장품, 식용품 등에 활용된다. EM그린은 EM을 활용해 다양한 제품을 개발 및 판매하는 기업으로, 관련 내용을 주민들에게 교육하고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했다.

현재 8강까지 진행된 수업은 비누, 세제 등 EM제품 만들기 실습까지 끝났고, 해당 교육에 참여한 30여 명의 주민들이 손수 만든 제품을 이번 꿈시장에서 선보인다. 장터에 체험부스를 마련해 EM시제품을 경험해보도록 소비자에게 홍보하고, 판매를 통해 수익도 낸다는 목표다.

박정열 EM그린 대표는 “친환경 이슈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이 높아서 교육에 대한 호응도가 무척 높았다”면서 “같이살림 프로젝트를 계기로 조성된 주민들의 모임이 꾸준히 이어지고 확대돼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고, 궁극적으로는 주민을 중심으로 한 사회적경제 기업의 설립으로 진화하길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H아파트 주민들이 예비사회적기업 'EM그린'의 교육을 통해 직접 EM제품을 만드는 모습./사진제공=같이살림 프로젝트 광역지원단

프로젝트에 참여한 주민 유영신 씨(동대표회의 환경이사)는 “EM제품을 처음 알게 됐는데, 실제 만들어 사용해보니 성능도 우수한 데다 친환경적이라 만족스러웠다”는 소감을 밝혔다. 그는 “집에서 흔히 쓰는 샴푸, 비누, 주방세제를 만들었는데 비용적 측면에서 싼 편은 아니지만, 환경을 보호한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껴 다른 주민들에게도 추천해주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또 다른 주민 김민정 씨(한울타리봉사회 회장)는 “EM제품을 모르는 사람들이 아직 많은데, 이번 꿈시장에서 많이 홍보돼 아파트를 넘어 난향동 전체로 알려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적경제를 매개로 주민들과 화합하고 공동체 전체의 이익을 생각하며, 우리 동네가 더 좋은 곳으로 발전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어 뜻깊다”고 덧붙였다.

‘사회적경제조직 POOL’ 조성해 주민 맞춤형 서비스 개발 

'같이살림 프로젝트'는 공동주택 내 생활문제를 주민과 사회적경제 기업 주도로 해결해보자는 목표로 시작된 사업이다.

주민들이 만든 EM시제품은 소셜벤처 ‘마을과고양이’가 홍보를 맡아 널리 알린다. 마을과고양이는 길고양이 인식 개선을 위해 만화가들이 중심이 돼 설립한 기업으로, 예술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활동을 한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EM제품 캐릭터를 개발하고, 사회적경제 교육 콘텐츠를 웹툰 등으로 만들어 누구나 쉽게 접근 가능한 콘텐츠를 제작할 계획이다.

박용희 마을과고양이 대표는 “관악구라는 지역은 공동체가 잘 발달해 주민 중심으로 사회적경제가 발달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느낀다”면서 “특히 이번 프로젝트는 사회적경제 기업과 주민들이 어떻게 협력할 것인가를 기획 단계부터 고민한 덕분에 노하우가 많은 놀자 같은 기업부터 저희처럼 이제 막 출발한 곳까지 다양한 조직이 함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다양한 사회적경제 기업의 참여와 단지별 문제의 원활한 해결을 위해 같이살림 프로젝트 광역지원단은 올해 처음 ‘사회적경제조직 POOL’을 조성했다. 서울시 소재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등을 하나의 연합체로 구성해 각 프로젝트에 필요한 서비스 개발 및 매칭, 컨설팅 사업 등을 실행하게 한 것이다. 지난 9월 공모를 통해 총 16개 기업이 선발됐으며, 관악구는 ‘EM그린’ ‘마을과고양이’ ‘사회적협동조합 서로돌봄’ 등이 이름을 올렸다.

‘사회적경제조직 POOL’을 통해 선발된 사회적경제 기업은 같이살림 프로젝트에 참여해 공동주택 단지 내 생활문제를 고민하고 해결하는 전문가로 활동한다. 동시에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새로운 판로개척을 할 수 있는 맞춤형 서비스 기획의 기회도 얻게 된다. 

올해 첫 모집을 시작으로 POOL에 참여하는 사회적경제 기업을 지속적으로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조현준 같이살림 프로젝트 광역지원단 담당자는 “돌봄, 건강, 먹거리 등 단지 내 제공할 수 있는 생활서비스 영역에 한계가 있는데, POOL을 통해 사회적경제 조직간에 협업을 이뤄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는 등 시너지를 내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김혜정 같이살림 프로젝트 관악 코디네이터는 “올해 1차년도 사업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주민들이 수익화 모델을 만들고, 사회적경제 조직까지 결성하는 방향을 기대한다”면서 “주민들이 실제 가진 욕구와 맞닿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나와야 먼저 소비자가 될 수 있고, 이후 사회적경제 철학에 공감한 이들이 생산자가 되면 자연스럽게 조직도 구성될 것이다. 주민들 스스로 사회적경제가 내 일상과 가깝다는 사실을 알아야 지속가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혜정 같이살림 프로젝트 관악 코디네이터는 "사회적경제 조직이 주민들 일상에 아주 가까이 있음을 스스로 깨닫게 해 철학과 가치를 먼저 공유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 박재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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