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허브는 2013년 기업을 설립하고 결혼이주여성들이 자신의 모국어를 활용해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시작했다. 이주여성들의 자립과 역량 강화를 위한 전문 직업교육을 위해 언어교육, 출판인쇄, 통·번역 등 다양한 다문화 서비스를 제공한지 올해로 7년째다. 국내 다문화 가구가 100만명을 넘어선 현재, 최진희 아시안허브 대표에게 다문화 여성들을 지속적으로 돕고 있는 아시안허브에 대해 들어봤다.

최진희 아시안허브 대표는 이주여성들이 모국어로 전문가가 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아시안허브를 운영한지 7년이 되었습니다. 어떻게 설립하게 되었나요?

2004 코이카 해외봉사로 떠난 캄보디아에서 현지 여성들을 만났는데 상당히 적극적이고 재능도 많았어요. 그런데 한국에서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은 힘겨워 보였어요. 자국에서는 전문성을 가지고 일하던 여성들이 한국에 와서는 ‘결혼이주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취약계층으로 분류되며 일자리조차 구할 수 없는 현실이었어요. 그들이 더 전문성 있는 일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마음이 싹텄어요. 2007년부터 자원봉사로 시작한 캄보디아언어문화연구소가 아시안허브의 전신이 되었습니다.

아시안허브의 주요 사업을 소개해주세요.

한국사회에서 취약계층으로 분류되는 결혼이주여성들이 전문가로 발돋움 할 수 있도록 여러 사업을 진행하는데, 이 중에서도 가장 주목한 게 ‘모국어’에요. 이주여성들은 자국 언어에 강점을 가지고 있기에 전문가로 성장하기에 적합한 인재니까요. 결혼이주여성들이 모국어를 기반으로 전문 교육을 받은 후 통번역, 언어교육, 컨설팅, 출판 등 다문화서비스 제공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아시안 랭귀지(asianlanguage.kr)’와 ‘아시안 타임즈(asiantimes.kr)’라는 매체를 운영하고, 아시아 언어교육을 위한 교재 제작, 각국의 전래동화 시리즈 출간 등이 대표적인 사업들이에요. 2014년부터는 '엄마나라 동화책 시리즈'를 펴내 현재까지 캄보디아, 몽골, 필리핀 등 43권의 동화책도 선보였습니다. 지난해 4월에는 글로벌 소셜 큐레이터·영상번역가·민주시민 강사를 양성하는 '글로벌 취·창업 사관학교'를 개설하기도 했어요.

이주여성들은 전문교육을 통해 통번역, 언어교육, 컨설팅, 출판 등 다문화서비스 제공 전문가로 성장한다. 

사업을 하면서 보람을 느낄 때, 또는 힘들 때가 언제인가요?

우리와 함께하며 좋은 일자리도 구하고 스스로 조직의 대표가 되기도 하며 주체적으로 변하는 이주여성들을 보면 ‘정말 이 일을 잘했구나’ 싶어요.

힘들 때라기보다는 이주여성을 바라보는 편견을 마주할 때는 답답하고 안타까워요. "이주여성은 본국에서 잘 못 살아서 이곳에 왔다"든지 "못 배웠을거다"라든지 그런 편견이 있죠.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아요. 전문직 출신도 많아요. 한국 사람들이 다양하듯이, 이주민들도 다양하다는 걸 인정했으면 좋겠습니다.

최근 주력하는 사업이 있나요?

코이카와 함께 국내 최초의 다문화 프로젝트 봉사단을 준비 중이에요. 다문화 가정 당사자 혹은 2세와 일반인들이 함께 팀을 이뤄 해외봉사단원으로 1년 이상 파견하는 사업인데요. 우리나라가 다문화사회로 접어든지 20년이 되어가면서 다문화가정의 2세들이 이제 취업을 할 시기가 되었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다문화가정의 청년교육은 많이 부족한 실정이죠. 다문화가정의 청년 및 당사자의 해외봉사활동을 통해 모국의 문화예술을 습득해 아동교육에 지원하고, 이를 토대로 본인의 미래를 설계하는 계기를 만들고자 이 프로젝트를 준비하게 되었어요. 현재 몽골, 캄보디아로 파견될 15명이 선발된 상태로 오는 11월 국내교육 4주간을 진행 후 해외교육도 할 예정입니다. 많은 다문화가정 구성원들이 이 프로젝트를 통해 봉사의 의미도 일깨우고 본인들의 보다 나은 미래도 설계할 수 있길 바랍니다. 

또 하나는 오는 11월 30일(토) 전국 다문화가정 자녀를 대상으로 한 ‘중앙아시아 이중 언어 말하기 대회’를 개최합니다. 이번 대회는 각 분야별 주제로 한국어 3분, 엄마(아빠)나라 언어 3분 총 6분 이내 발표로 진행되는데요,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생각을 엄마나라의 언어와 한국어로 마음껏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고자 마련된 자리입니다.

2020년에는 어떤 사업에 집중할 계획인가요?

우선 앞서 얘기한 국제협력개발사업의 내실을 기할 생각입니다. 또한 출판사업에 더 집중해 올해 필리핀 모교 찾아가 책 기증행사를 한데 이어 내년에는 우즈베키스탄으로 갈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다문화가정 자녀들 대상의 러시아, 중앙아시아 등 언어교실도 운영할 예정이에요.

앞으로도 이주여성들이 전문가로 성장해 자신의 꿈을 향해 차근차근 나아갈 수 있도록 발판이 되고 싶어요.

 

?사진제공. 아시안허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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