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 때, 잇몸건강과 전신건강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그 때는 "잇몸건강에 관심이 없거나, 관심두기 힘든 상황에 있는 사람은 전신건강을 관리하기도 힘들지 않을까? 잇몸병 때문에 영양을 잘 섭취하지 못하면 몸이 아플 수 있는 것은 당연하지, 그러니 상관관계가 있겠지, 잇몸병을 심장질환의 직접 원인으로 지목하는 건 너무 억지 아니야? 치과의사들의 바람일거야"라는 얕은 생각에 무심히 지나쳤습니다.

세월이 흘러, 대규모의 무작위 통제 대조 시험을 비롯해 통계학적으로 잘 설계된 실험들이 많이 수행되고 성과가 쌓이면서1) ‘잇몸병이 심장질환을 일으키는데 약하게 기여할 수 있으며, 잇몸병에 대한 치료와 지속적인 유지관리는 심장질환을 약간 개선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미국심장학회에서도 말하기에 이르렀습니다.

2)그리고 잇몸병이 당뇨를 악화시키며, 잇몸병 치료를 통해 당뇨가 약간 개선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3) 또한 치매, 관절염과 잇몸병의 상관관계도 활발하게 연구 중에 있습니다.

잇몸병과 타 질환 간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는 계속해서 이루어지고 있다./사진=한국저작권위원회

잇몸병이 전신질환에 영향을 주는 직접적인 기전에 대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만, 연구자들은 잇몸병이 ‘만성염증’이라는 것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잇몸병은 '치아 표면에 붙는 공고한 세균막(프라그)으로 인해 잇몸(치아를 잡고 있는 살과 뼈) 에 염증이 생기는 것'을 말합니다. 염증이 있으면 혈관이 확장되어 쉽게 피가 나고, 세균이 혈관 속으로 투과되기 쉬워지며, 우리 몸은 염증을 막아내는 회로를 돌리는데 큰 힘을 쓰게 됩니다. 그런데 잇몸병은 당사자가 느끼는 ‘증상’ (아프다, 붓는다, 피난다, 이가 흔들린다 등등) 이 커졌다 작아졌다 없어졌다 하는 것일 뿐 염증이 상존하는 '만성염증' 상태입니다. 벗겨지고 헐어 있는 살이 365일 늘 세균에 노출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관련하여 잇몸질환자의 잇몸주머니 속에서 발견되는 병원균이 관상동맥, 심장내막, 관절 등에서 발견되는 것을 두고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잇몸병을 치료하고, 유지관리하고, 예방을 위해 잇솔질을 제대로 하는 것은 위와 같이 전신건강을 지키는데 도움이 됩니다. 너무 심하지 않은 잇몸병은 치료 후 잇솔질 습관을 바꾸면 잇몸의 상태가 크게 개선됩니다. 소소한 건강생활 실천을 통해 내 몸의 일부가 눈에 띄게 바뀌는 경험을 하면, 내 건강의 주인이 나라는 것을 자각하는 기회도 될 수 있습니다.

음식을 먹는데 방해가 될 정도의 불편감이 있는 상태에서 치과에 왔을 때는 이미 발치를 해야 할 정도로 잇몸병이 진행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프긴 전! 정기적인 치과 방문을 통해 잇몸병에 대해 배우고, 바른 잇솔질 습관을 배우고 실천하시기기를! 바라고 응원합니다.

 

<참고문헌>

1) Lafon A, Pereira B, Dufour T, et al. Periodontal disease and stroke: a meta-analysis of cohort studies. Eur J Neurol 2014;21:1155-61.

2) Anwar Merchant, Salim S. Virani. Periodontal Health and Cardiovascular Disease Risk: Association or Causation?: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website. Latest in Cardiology. Expert Analysis.

3) Carlos Antonio NEGRATO et al. Periodontal disease and diabetes mellitus:J Appl Oral Sci. 2013 Jan-Feb; 21(1):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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