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에도 잘 들어가지 않던 친구들이 수업에 들어오기 시작하고, 먼저 인사 하고, 무엇보다 잘못했을 때 먼저 사과하는 변한 모습을 보며 감동받았습니다.”

금천구 한울중학교와 탑동초등학교에서 사회적경제 협동학교 대안교실을 운영한 이재원 청소년진로교육협동조합 이사장은 지난 2년간의 변화를 이렇게 설명했다.

지난 18일 금천구청 대강당에서 진행된 ‘금천구 사회적경제 교육 컨퍼런스’에서는 금천구 사회적경제 특구사업인 '학교에 사회적경제를 더하다' 3년의 사업 추진 과정 및 연구활동 등을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금천구는 서울시 지원으로 2017년부터 올해까지 학교와 사회적경제, 지역사회가 협력해 지역문제를 해결하고 지속가능한 모델로 선순환 경제를 구축해 나가는 사업을 진행해왔다. 

18일 금천구청 대강당에서 진행된 ‘금천구 사회적경제 교육 컨퍼런스’

금천구 사회적경제 특구사업의 대표사업은 크게 ▲교육 사업과 ▲먹거리 사업 2가지다. 이날 컨퍼런스에서는 교육 사업으로 사회적경제 협동학교 자유학기제 및 대안교실 프로그램이, 먹거리 사업으로 학생들 대상 조식·중식을 제공하는 사례가 소개됐다. 

이영미 우리랑가협동조합 이사장은 문성중학교와 함께한 ‘사회적경제 협동학교-자유학년제 프로그램’의 성과를 이날 소개했다.

‘사회적경제 협동학교’는 교육 분야 사회적기업들이 직접 학교로 가서 학생들에게 사회적경제 대안교실과 자유학년제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는 사업이며, 그 중에서도 자유학년제 프로그램은 중학교 자유학기제 시행에 따라 다양한 콘텐츠에 대한 요구가 커지면서 학교와 지역 사회적경제기업을 연계해 진행하는 수업의 일환이다.

문성중학교에서는 자유학년제 수업으로 △드론 조립 및 비행원리 습득과 블록코딩 프로그램을 이용한 드론 융합프로그램 체험을 시도한 ‘쿼드콥트 드론 체험’ △한살림과 함께 식생활 교육수업을 통한 바른 식습관 형성 및 음식의 소중함을 체험하는 조리활동 ‘도전 간편요리’ △작은영화관 사회적협동조합과 함께한 스마트폰으로 단편영화를 만들어본 ‘우리가 만드는 영화’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그 결과 문성중학교는 자유학년제 교육 과정 중 70% 이상을 사회적경제 콘텐츠로 채워 전국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 이사장은 “금천구 사회적경제기업과 협업으로 지역형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청년들이 스스로 참여하며 주도적으로 성장해나가는 기회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협동학교의 또 하나 프로그램으로 진행된 대안교실을 진행한 청소년진로협동조합도 이날 사례 발표로 공유됐다. 대안교실은 학교 부적응 학생 및 위기학생 등에 정규 교육과정을 대체해 대안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별도의 교실이다.

이재원 청소년진로교육협동조합 이사장은 “학교에 적응이 어려운 학생들의 경우 기초학력이 부진하거나 분노조절 어려움 등의 문제를 보이는데 이런 행동들은 주로 의사소통 및 또래관계의 어려움, 낮은 자존감, 패배의식 등이 원인이 된다”며 “이에 대안교실의 목표를 아이들의 자존감 행상과 진로동기 강화로 잡고 학생들과 라포 형성 및 소통, 마음 상처 치유 등으로 잡고 학생들 스스로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도록 운영했다”고 밝혔다. 이 이사장은 대안교실을 통해 아이들이 인내심과 배려심을 기르고 자존감이 일정 향상되는 성과를 얻었지만 △지역 교육단체와의 논의 과정 필요 △전체 학생과 학교와와의 협력 필요 △지속적인 지원 등은 앞으로 논의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전경숙 금천지역자활센터 사회복지사는 아동·청소년 먹거리 지원 사례를 소개했다. 금천지역자활센터는 지역 내 사회적경제기업들과 함께 친환경 먹거리 공급, 마을식당 엄마밥 프로그램을 통해 5개 초등학교, 4개 중학교에 학기 중 조식을 7개 초등학교 돌봄교실과 3개 지역아동센터에 방학 중 중식을 제공했다. 또한 청소년 대상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식생활 전문강사와 함께 청소년들이 스스로 요리하는 자율식당인 ‘청소년 심야식당’과 청소년 조식 캠페인인 ‘얘들아~아직밥 먹자!’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사회적경제와 학교간 협력을 통한 사업으로 학교측이 느끼는 변화 체감도도 컸다. 최유나 문성중학교 교사는 이날 컨퍼런스에서 “사회적경제 협동학교를 하면서 학생들 의견이 수업에 반영되고 여러 외부 전문가들이 함께 해 수업의 질이 더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이날 기조연설자로 참여한 우석훈 경제학자는 “승자독식으로 생긴 시민적 가치가 점점 붕괴되면서 미래사회에는 협업, 공감능력 등이 중요해 진다”며 “학교 급식에 학생들이 참여하고, 이를 사회적경제로 운영하는 등 교육과 사회적경제의 결합이 앞으로 더 중요해진다”고 말했다.  

18일 오후에는 사회적경제 뮤지컬 'ANSWER'이 무대에 올랐다.

이날 교육포럼 후 오후에는 금천구 지역 주민 및 학생 5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사회적경제 뮤지컬 'ANSWER'이 무대에 올랐다. ‘ANSWER’는 금천구사회적경제 특구추진단과 금천구 사회적기업 뮤지컬 전문극단 (사)하늘에가 만든 사회적경제 뮤지컬로, 사회적경제 가치를 청소년들의 진로와 연계하고 누구나 쉽고 재밌게 사회적경제를 이해하도록 돕고자 개발됐다. 뮤지컬은 ‘궁금이’와 ‘고민이’가 무엇이든 풀어준다는 ‘무푸사무실’을 방문해 엔서J와 함께 사회적경제에 대해 알아보고 앞으로 그들에게 펼쳐질 밝은 미래를 기대하게 된다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뮤지컬 후에는 '우리가 말하는 사회적경제'를 주제로 한 랩 공연이 펼쳐졌다. 

 

사진제공. 금천구 사회적경제 특구추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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