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일자리 전달 체계간 협력 필요해 

“지역마다 시니어의 특성 및 취업 환경이 다름에도 정부나 지자체는 여전히 탑다운(Top-Down) 방식의 표준화된 일자리 정책만을 제시하고 있다.” 

이금룡 상명대학교 가족복지학과 교수는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 주최로 17일 페럼타워에서 열린 ‘지역 기반 시니어 일자리 창출 경험과 과제’를 주제로 한 시니어 일자리 포럼에 참석해 이 같이 지적했다. 

이 교수는 상명대학교 연구팀에서 마포구와 동작구 시니어 일자리를 연구·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서울시 자치구 일자리 창출사업에서 시니어 일자리가 상당 비율을 차지한다고 밝혔다. 이 교수에 따르면, 동작구는 올해 전체 일자리 목표 14,918명 중 시니어 일자리가 10,596명으로 65.1%를 차지했다. 마포구는 전체 일자리 목표 9,612명 중 시니어 일자리가 59%(5,670명) 비율을 보였다. 두 자치구 모두 직접일자리지원사업(구직자를 민간기업과 공공부문 등에 취업시킬 목적으로 임금 대부분을 정부가 직접 지원하는 한시적 사업)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17일 페럼타워에서 열린 ‘지역 기반 시니어 일자리 창출 경험과 과제’ 주제 포럼에서 이금룡 상명대학교 가족복지학과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사진=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

자치구 시니어 일자리 지원기관의 어려움으로 △시니어 구직자의 정보 미흡 △수요처 개발의 어려움 △시니어 일자리 매칭 어려움 등으로 나타났다며, 기존의 시니어 구직 경로가 이러한 어려움의 한 원인이라고 이 교수는 지적했다.
이 교수가 제시한 2019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시니어 구직자의 30%만이 자치구 내 공공취업지원기관을 통해 구직활동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절반 이상(57.3%)은 취업을 위해 자구적인 노력을 하고 있었다. 이 교수는 이러한 현황에 대해 “공공기관에서 취업 알선서비스를 제공할 때 전문적 업무를 수행할 시니어들에 대한 정보가 미흡해 모집하기 어려운 상황과도 연관되어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지원기관의 한계점에 대해 이 교수는 “다양한 전달 체계 간 협력”을 강조했다. 그는 “각자 사업을 하되 공동사업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시니어들이 중장기적으로 플랜을 짤 수 있도록 협력 연계를 통해 큰 그림을 그리자”고 제안했다. 이를 위해서는 협의체를 이끌어 갈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동작, 노원, 송파 3개 자치구 노인일자리센터가 자치구 내 시니어일자리 협의체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 시니어 일자리,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1. 사회적경제와 시니어 일자리의 연결 
은평구는 고령자 인구가 특히 많은 자치구다. 김미윤 은평구 정책연구단 시민민주주의 정책관은 “시대 변화가 일자리 정책에도 반영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은평구는 지역주민이 마을관리에 주체로 참여하는 ‘마을관리기업’과 세대결합형 일자리 창출을 위해 여성, 사회적경제, 시니어 등 협의체 구성해 논의 중이다. 김 정책관은 “시니어 일자리 활성화를 위해서 네트워킹의 중요성, 양적 성과 중심의 한계, 지역 특색을 반영하지 못하는 공공사업의 한계 등이 대안 모색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2. 지역 특색과 어르신 수요에 적합한 일자리  
정명숙 강동노인종합복지관 부장은 강동구의 특징을 주거 기능 위주로 형성된 베드타운이기에 주택 및 주거민 관련 일자리를 고민했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사업이 공익형 노인일자리 사업인 ‘도시텃밭사업단’이다. 현재 강동구 도시텃밭은 전체 면적의 19.5%로 서울시 자치구 중 1위다. 정 부장은 “지역사회 건강한 노년의 모습을 확립하고 나눔문화 확산에 어르신이 주도적인 역할로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역 기반 일자리 조성 시 고려점으로 “지역 및 어르신 필요 기반한 일자리에 대한 점검, 지역 내 지속성을 얻기 위해 지자체 부서간 칸막이를 최소화하고 공공기관 노인일자리에 대한 긍정적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3. 강남지역 맞춤형 시장형 시니어 일자리
강남은 중산층이 많이 사는 지역이다 보니 다양한 일자리에 대한 다양한 욕구가 강한 지역이다. 서울강남시니어클럽은 강남지역에서 △은퇴 교직자들이 학습 및 보육 매니저로 활동하는 ‘에프터스 쿨매니저센터’ △시니어모델 ‘두드림’ △설문조사 사업에 참여하는 ‘골든 리서치’ △요리 수업을 진행하는 ‘쿠킹 클래스’ 등 총 23가지 시니어 일자리 사업을 진행 중이다. 박주형 서울강남시니어클럽 관장은 “지역적 특색이나 참여자 욕구를 고려하는 것은 물론, 독창성, 사업아이템의 확장성, 사회복지적 마인드 등을 고려해서 시니어 일자리 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4. CSV와 연계한 시니어 일자리 

양천가방협동조합이 만든 공동 브랜드 가방/사진=양천가방협동조합 홈페이지

함께일하는재단은 한국공항공사, 양천구와 협력해 CSV형 시니어 일자리 사업을 개발했다. 가내수공업 형태의 가방공장이 밀집한 양천구 특성을 고려해 가방 장인들이 주축이 된 양천가방협동조합 설립이 대표 사례다. 양천가방협동조합은 공동브랜드를 개발하고 178명의 조합원이 활동 중이다. 

시니어 일자리의 하나로 공항 포티케어서비스 사업을 연결한 사례도 주목할 만하다. 포티케어서비스는 이동에 어려움을 겪는 영유아 동반, 장애인, 고령자 등의 승객이 공항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 공항서비스다. 재단과 공사는 이 서비스를 운영할 주체로 50세 이상 시니어를 고용해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5. 거버넌스를 활용한 일자리 발굴 
노사발전재단 서울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이하 센터)는 관계 기관 간 거버넌스를 위해 고용서비스기관, 훈련기관, 사용자·노동자 단체 등이 참여하는 장년고용협의체를 구성하고 다양한 일자리를 발굴 및 창출사업을 진행 중이다. 기존 경력을 적극 활용해 스타트업, 유망 중소기업과 전문직 신중년 매칭프로그램은 진행은 물론, 경력을 전환해 공연예술코디네이터 문화예술 분야 일자리 창출, 귀농 및 도시농부를 위한 도시농업 공동체 동아리 프로그램 등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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