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대중에게 익숙한 개념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뜻으로 기업이 경제적·법적 책임 외에도 사회적 책임까지 져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그렇다면 CSV는?

CSR은 풀이가 직관적이지만 CSV(Creating Shared Value)는 그렇지 않다. CSV는 2011년 마이클 포터 하버드대학교 교수와 마크 크레이머 FSG 대표가 소개한 개념으로, 2007년 금융위기가 등장 배경이 됐다. 한국어로는 ‘공유 가치 창출’로 번역돼 처음 듣는 사람이 갸우뚱하게 만든다. 비슷한 알파벳 때문에 CSR과 CSV를 헷갈리는 사람들이 많지만, 둘은 완전히 다른 개념이다. <넥스트 챔피언>은 “CSR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면, CSV는 사업 전략”이라고 설명하며 다양한 전략 종류를 제시한다.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단순히 섞는 것만으로는 CSV 모델을 만들 수는 없다. CSV 전략은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동시에 올리는 것 자체가 핵심이 아니다.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경제적 가치를 증대하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책이 말하는 CSV 가치 창출 순서는 1) 사회문제 2) 사회적 가치 3) 고객 가치 4) 경제적 가치다. 해결하려는 사회문제를 발굴해 범위와 내용을 정하고, 어떤 과정으로 해결할지 알맞은 접근법을 선택한다. 문제를 해결해 만들어낸 사회적 가치는 고객가치로 전환돼야 한다. 다시 말해 기업이 창출한 가치를 고객이 분명히 인지할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이 고객가치가 시장에서 어떤 재무성과를 냈는지 정보를 수집해야 한다. CSV 전략 수립 과정은 이 순서를 거꾸로 하면 된다. 기업이 경제적 성과를 낼 수 있는 핵심 역량에 걸맞게 전략적으로 사회문제를 정해야 한다는 의미다.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일이 기업의 이윤을 보장할 수 있어야 경제와 사회적가치의 전체 파이가 커질 수 있다.

저자는 CSV를 실행할 때 사회적 기업과 협업하면 “시너지가 남다르다”고 언급한다. 사회적 기업은 비즈니스의 목적이 사회문제 해결이므로, CSV를 추진하는 기업의 협업 대상으로 알맞다. 노르웨이의 ‘텔레노어그룹’과 방글라데시의 사회적 기업 ‘그라민그룹’이 협업해 만든 ‘그라민폰’이 방글라데시 1위 모바일 사업자가 대표적이다.

후반부에는 CSV 사회적·경제적 가치 측정의 중요성, CSV에 대한 비판과 오해 등을 담았다. 비판에는 사회적 목표와 경제적 목표 사이에는 애초에 좁혀질 수 없는 거리가 존재한다거나, 자본주의 현실에 대응하기에 비현실적이고 순진하다는 의견 등이 있다. 저자는 이에 대해 “CSV는 스스로 ‘자본주의의 근본 문제 해결’을 주정한 적이 없으며, ‘기업이 사회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해보자’는 낙관주의적 입장”이라고 바로잡는다.

책은 여러 성공적인 국내외 CSV 사례와 함께 어떤 경영 전략을 활용했는지 단계·종류별로 설명한다. 기업은 경제적 성공을 희생하지 않고도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게 왜 ‘뜬구름 잡는 소리’가 아닌지 궁금한 사람들은 이 책을 펴보자.

넥스트 챔피언=김태영·도현명 지음, 흐름출판(주) 펴냄. 374쪽/ 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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