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강나경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전임, 임홍택 작가, 조남식 주무관, 박은진 대표, 김하원 대표. 이 중 김하원·박은진 대표는 지역에서 창업해 가치를 만드는 90년대생이다.

얼마 전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모든 직원들에게 <90년생이 온다>는 책을 선물해 화제가 됐다. 책은 대기업 인재원에서 근무했던 임홍택 작가가 1990년대에 출생한 신입 사원들과 소비자들을 마주하며 받았던 충격의 경험들을 다뤘다. 외환위기가 터졌을 때 미취학 아동이던 90년대생들은 이제 모두 성인이 됐다. 20세기 끝자락에 태어난 이들이 투표권을 챙기고 직장생활을 하며 사회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쓰는 표현부터 지닌 감성까지 달라보이는 이들. 여전히 ‘상경’을 꿈꾸는 이들이 많지만, 지역에서 새로운 가치를 찾는 움직임도 보인다. 지난 11일 열린 로컬 크리에이터페스타에서 ‘로컬에 90년생이 온다’를 제목으로 이어진 스페셜 토크에서는 수도권 외 지역에 대한 90년대생의 감정과 실천 등이 쏟아져 나왔다.

# <90년생이 온다> 임홍택 작가 “새로운 지역에서 새로운 가치 찾는 세상 됐다”

<90년생이 온다>를 쓴 임홍택 작가는 최근 많은 사람들이 지역에서 새로운 가치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책 <90년생이 온다>로 베스트셀러 작가에 오른 임홍택 작가. 그는 90년생에 대한 책을 썼지만, 그들이 특별한 게 아니라 세상이 점점 새로운 것을 추구한다고 강조했다. 임 작가는 "대한민국의 특징은 여러 자원이 수도권에 집중돼있는 것인데, 다른 지역에는 미발굴된 기회와 가치가 훨씬 더 많다"며 "세상이 바뀌면서 많은 사람들이 그곳에서 가치를 찾으려 한다"고 말했다.

임홍택 작가가 말하는 90년대생
"한국에서 90년대생을 굳이 구분하는 게 불편해요. 저는 80년대생인데, 90년대생이 특별히 다른 특징을 가졌다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바뀐 건 세대가 아니라 세상이죠. 90년대생의 특징이 아니라, 지금 이 세상에 살고 있는 모두의 특징이라는 거죠.”

# ‘B급 감성’으로 지자체 홍보 성공신화 쓴 충주시청 조남식 주무관

조남식 충주시 주무관은 틀에 박히지 않는 홍보 방법으로 지자체 홍보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충주시청에서 홍보를 담당했던 조남식 주무관은 대충 만든 듯한 홍보물로 SNS에서 큰 인기를 끌며 3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확보했다. 인터넷 유행어를 문구로 사용하고 아마추어 향이 나는 포스터는 딱딱한 디자인만 추구할 것 같은 공무원의 이미지를 깨버렸다. 조 주무관은 “행정 공무원은 정해진 법령에 따라서 행동하기 때문에, 안전성을 추구한다”면서도 “30년 동안이나 일을 해야 하는데 재미없으면 싫을 것 같아 틀에 박히지 않게 충주를 알릴 수 있는 방법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조남식 주무관이 말하는 90년대생
“저는 90년생은 아니고 90kg인데요(웃음). 90년대 친구들은 합리적·효율적인 걸 원한다는 게 특징이라고 생각해요. 어른들은 한 가지 표현을 하기 위해 5분 말해도 될 걸 50분씩 에둘러서 말하는 경우가 많은데, 90년대생은 그러지 않죠.”

# 거제에서 원석 다듬는 ‘공유를 위한 창조’ 박은진 대표

박은진 대표는 부산에서 마을 주민들과 함께 하는 도시민박촌 ‘이바구캠프’를 성공시켜 주목 받았다. 

박은진 공유를 위한 창조 대표는 창원에서 태어나 도시계획을 전공했다. 부산에서 마을 주민들과 함께 하는 도시민박촌 ‘이바구캠프’ 대표이사를 역임했으며, 올해 초 거제로 넘어가 ‘원석’을 발굴 중이다. 거제와 부산을 오가며 활동 중인 박 대표는 “거제는 중공업과 조선업의 도시라고 알려졌지만, 자연환경도 좋고 문화유산도 많다”며 “우리가 살고 싶은 동네를 만들고, 그 안에서 재미있게 놀 거리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박은진 대표가 말하는 90년대생
“저를 포함해 회사 식구 대부분이 90년대생이에요. SNS를 기반으로 일을 하는데 익숙해요. 정보나 자료를 찾을 때 유튜브부터 검색해요. 자율성을 부여했을 때 역량을 발휘하는 게 제가 보는 90년대생의 특징이에요. 자유로운 출퇴근 제도를 실천 중인데, 책임을 다 하기 위해서 노력하기에 일도 척척 진행됩니다.”

# ‘해녀의 부엌’ 김하원 대표 “어촌에 젊은이가 없대서 직접 뛰어 들었죠.”

김하원 대표는 제주 출신이다.

해녀의 부엌은 해녀의 삶을 녹인 연극 공연과 함께 식사를 제공한다. 제주도 출신 김하원 해녀의 부엌 대표는 태어나 해녀 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아버지도 어업에 종사했다. 커서는 한국예술종합학교를 다니고 10년 정도 서울에서 생활후 고향으로 돌아갔을 때 어업의 현실에 눈 뜨게 됐다. 김 대표는 “해녀들이 채취하는 해산물 80%가 일본으로 수출돼 일본측에 의해 가격이 정해진다”며 “제주도 차원에서 최저가 보장을 안 해주면 일한 만큼도 값을 못 받는 상황”이라고 사업 계기를 밝혔다. 연극 관람 후 제주 음식의 가치를 알아보는 관객들 덕에 그는 요즘 보람을 느낀다.

김하원 대표가 말하는 90년대생
"팀원들이 전부 90년대생이에요. 상사가 지시하거나 업무를 내리고 일에 참견하는 것보다는 주어진 프로젝트를 책임감 있고 재밌게 해내는데 좀 더 의미를 두고 있어요. 다른 기업들과도 문화가 다른 것 같은데, 이런 게 90년대생들의 특징이 반영된 문화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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