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스탠딩 강연회 '링크미디어'가 열린 홍대 메리골드호텔 코스모스홀. 빈 자리가 없을 정도로 그 열기가 뜨거웠다.

미디어 홍수시대, 이미 레드오션이 된 미디어시장에서 홍보 성과를 내기란 쉽지 않다. 홍보예산 투입이 어려운 사회적경제 조직, 비영리단체들의 경우 그 막막함이 배가 된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잭팟’은 터진다. B급 감성으로 지방자치단체 홍보 역사의 한 획을 그은 충주시 김선태 주무관, 일명 ‘충주시 홍보맨’이 대표적인 예다.

그럼, 미디어로 연결되는 비즈니스가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난 10일(목) 그 답을 찾는 자리가 마련됐다. 사회적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지원하는 함께일하는재단(이사장 송월주)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원장 김인선)의 지원으로 10일(목) 홍대 메리골드호텔에서 스탠딩 강연회 링크미디어(LinkMedia)를 개최했다. 링크미디어는 미디어로 비즈니를 연결한다는 의미다.

이날 행사는 고용노동부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주최하는 사회적기업가육성사업의 후속 지원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사회적경제 기업들이 어려워하는 다양한 미디어 활용 사례 및 노하우를 공유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남석현 파이브세컨즈 대표 △김선태 충주시 주무관(일명 충주시 홍보맨) △최준우 비카인드 이사가 ‘미디어로 연결되는 비즈니스 성공이야기’라는 주제로 사례를 공유했다.

▶ [파이브세컨즈 남석현 대표] 유튜브 인플루언서와 사회적기업 잇는 플랫폼 

남석현 대표가 운영하는 파이브세컨즈의 유튜브 채널(4개)의 총 구독자 수는 100만 명이 넘는다. 

파이브세컨즈는 4개의 유튜브 채널(△코리안브로스 △KOREAN BROS △팀브라더스 △야신야덕)을 운영하는 미디어 소셜벤처다. 각 채널의 구독자 수를 합치면 100만 명이 넘는다. 유튜브 상에서 인기있는 ‘외국인 반응 영상’을 주로 제작하지만, 사회적기업 제품 리뷰나 국내 사회적 이슈를 심층적으로 다룬다는 점에서 여타 유명 채널과는 차별성을 가진다.

최근에는 SK텔레콤과 함께 미디어로 사회적 가치를 구현하는 새로운 시도에 나섰다. 사회적 메시지를 가진 인플루언서를 발굴해 사회적기업과 연결하고 효과적인 홍보활동을 도모하는 ‘SOVIC(Social Value Influencer Contest)‘이다. SOVIC을 통해 사회적경제 조직은 제품과 가치를 알릴 기회를 얻게 되고, 제작자는 사회적 가치를 알리는 인플루언서로 도약할 수 있는 교육과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파이브세컨즈가 미디어 인플루언서와 사회적기업을 잇는 플랫폼 역할을 시작한 셈이다. 남 대표는 그동안 인플루언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엑셀러레이터 역할에 대한 포부를 밝혀오던 터였다. 

남 대표가 이처럼 미디어를 통해 비즈니스를 연결할 수 있었던 데는 '사회적 가치에 대한 남다른 이해'가 큰 도움이 되었다.  파이브세컨즈를 시작하기 전 비영리단체를 운영한 경험이 있어 사회적경제 조직에 대한 이해가 남달랐던 것. 남 대표는 “지속가능한 기업을 만들기 위해 미디어라는 도구를 활용해 조직의 가치와 제품 및 서비스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며 “그 방법을 찾는 데 도움이 되고자 여러 사회적기업 대표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밝혔다. 

▶ [충주시 김선태 주무관] “SNS 재밌어서 한다”는 단순명제 실행에 옮겨   

'충주시 홍보맨'으로 유명해진 충주시 김선태 주무관은 재미를 강조했다.

최근 여러 공공기관에서 유튜브 채널 운영에 상당한 예산을 쓰면서도 조회수 등 효과가 미미해 예산 낭비라는 비판을 받는다. 반면 김선태 충주시 주무관은 적은 예산을 ‘B급 감성’으로 승화해 대박을 터뜨렸다. 그의 첫 유튜브 게시물 조회수는 50만명에 육박했다. 지방자치단체로는 이례적인 사례라 여러 소셜미디어 채널과 주력 매체의 주목을 받았다. 

김 주무관이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그는 “미디어의 기본을 고민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김 주무관은 “사람들이 SNS를 재밌어서 한다고 확신했다. 이를 실행에 옮겼을 뿐”이라고 말했다. 기존 지자체와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작하니 사람들도 반응하기 시작했고, 여러 매체들이 앞다퉈 보도하면서 바이럴 마케팅으로 이어졌다.

김 주무관은 위계질서가 강한 조직일수록 “위에서부터 틀을 깨야 한다”고 강조했다. 틀을 깨는 아이디어라고 늘 성공하는건 아니지만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환경에서부터 모든 것이 시작된다는 의미다. 그는 “결재받기 위해서 상부에 콘텐츠 내용을 전부 다 알려주지는 말라”는 우스갯소리 담긴 팁도 함께 전했다.

▶ [비카인드 최준우 이사] 의미+재미 담긴 캠페인이라면 ‘셀럽’과 함께!

비카인드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슛포러브'는 구독자만 108만 명에 이른다. 사진은 최준우 비카인드 이사.

최준우 비카인드 이사는 친구였던 김동준 대표와 함께 생일기부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적기업 비카인드를 창업했다. 비카인드는 지인들이 생일선물 대신 모금을 하도록 해 모인 금액을 소아암 환우에게 기부하도록 하는 서비스다. 아이들과 더 의미있는 추억과 기록을 만들고자 ‘슛포러브’ 캠페인을 시작했고, 캠페인을 영상에 담아 유튜브에 업로드했다. 그렇게 시작된 슛포러브 채널의 구독자는 현재 108만명에 이른다.

비카인드는 캠페인 진행 과정에서 유명 축구선수 섭외에 가장 많은 공을 들였다. 미디어 시장의 경쟁이 심해질수록 셀럽이 가진 공신력의 힘은 커지기 때문이다. 무작정 찾아가 캠페인의 취지를 설명하는 ‘맨 땅에 헤딩’ 방식이 이어졌다. 스페인의 홍명보로 불리는 바르셀로나의 푸욜 선수 섭외 때는 그가 다니는 영어학원 앞을 찾아가 2주 넘게 기다리기도 했다. 이러한 열정이 통한걸까. 지소연, 손흥민,푸욜 선수 등 세계적인 축구 스타들이 슟포러브와 함께했다.

셀럽이 참여하자 국내외 매체들이 앞다퉈 슛포러브 캠페인을 보도했고, 비카인드는 높은 홍보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매체 홍보뿐 아니라 민간에서도 캠페인이 확산됐다. 최 이사는 “캠페인이 알려지니 슛포러브에 참여한 스타들의 팬들이나 대학 축제에서도 유사한 캠페인을 진행해도 되냐는 연락이 온다. 마음껏 하라고 한다. 재미있는 기부문화를 확산하고 싶기 때문이다”며 사업을 넘어 하나의 문화를 만들고자 하는 의지를 보였다.

참석자들이 원형 테이블에 앉아 강연을 듣고 있다./사진=박재하 사진기자

<반가움 가득했던 행사 이모저모>

# “저는 함재 00기입니다”

"저는 함재 00기였는데요"

자기소개를 하는 행사 참여자들의 모습이 자연스럽다. ‘함재’는 함께일하는재단의 줄임말이다. 함께일하는재단은 고용노동부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이 시작된 2011년부터 9년째 사업 진행을 맡고 있는 이 분야 베테랑이다. 사회적기업 빅워크, 컬처앤유, 십시일밥 등 800개가 넘는 팀이 이 기관이 지원하는 육성사업을 거쳐 성장했다.  

# 네트워킹으로 긴밀한 관계 맺기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은 올해로 9년차에 접어들었지만 네트워킹 자리는 처음으로 마련됐다. 사업 주관 부서가 아닌 함께일하는재단 직원들도 사회적경제 조직의 일원으로 이날 상당수 참석했다. 행사 시작에 앞서 김태현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팀장은 “사회적기업이 지속적으로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각 팀의 역량도 중요하지만 서로 협력하고 연대해야 한다”며 이번 행사가 좋은 네트워킹의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이날 참석한 사회적경제 조직 관계자들은 서로 근황을 묻거나, 새로 시작하는 사업을 소개하며 명함을 주고 받았다. 이미 과거에 협력관계를 맺었던 이들도 서로 반가움을 표시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한아름 한국메이크어위시재단 대외협력팀 과장은 “사업을 하면서 오늘 강연한 사회적기업가들과 협력해왔다"며 "슛포러브의 기금을 후원받기도 했고, 파이브세컨즈가 운영하는 ‘야신야덕’ 채널에서 생기는 기부금도 전달받았다”며 강연자들에 대한 고마움을 표했다. 


사진. 박재하 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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