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의 위험성은 하루에 담배 15개비를 피는 것과 같다.”
지난해 영국에서 발표된 ‘조 콕스 위원회’ 보고서에서 지적한 내용이다. “외로움으로 고통받는 국민이 900만명에 달해 개인적 불행에서 사회적 전염병으로 확산됐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한 조치로 영국 정부에서는 ‘외로움 장관(Minister for Loneliness)’을 세계 최초로 신설해 고독이라는 감정을 개인 차원이 아닌, 정부가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로 주목했다.
외로움이 사회문제가 된 건 영국만이 아니다. 1인가구가 598만 개로 전체 가구의 29.8%를 차지하는 한국에서는 꽤 오래전부터 ‘고독, 무연고, 혼자, 홀로’ 같은 단어가 자주 들려왔다. 아무도 모르게 죽는 사람이 늘고, 외로움을 겪다 우울증까지 앓게 됐다는 누군가의 소식을 들을 때마다 마음이 서늘해졌다.
최근 국내 몇 지자체에서도 시민들의 외로움 해소를 위한 정책적 접근을 시도했다. 부산시에서는 ‘외로움 치유와 행복 증진을 위한 조례’를 처음 제정해 올해 5월 공포했다. 1인가구를 위한 조례가 있는 서울시에서도 지난 7일 1인가구의 사회적 고립을 예방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사회문제를 비즈니스로 해결하는 사회적경제 영역에서도 ‘외로움’을 주요 이슈로 인식했다. SK텔레콤이 사회적기업 ‘행복한 에코폰’과 시행하는 ‘인공지능(AI) 돌봄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혼자 사는 노인들의 집에 AI 스피커를 설치해 음악을 듣고 대화를 나누며 치매예방 훈련도 할 수 있도록 했다.
노인들은 ‘나는 심심해’ ‘너는 기분이 어떠니?’처럼 감정을 표현하는 ‘감성 대화’를 나눴다. 조사에 따르면 이들의 ‘감성대화’ 비중(13.5%)은 일반 이용자(4.1%)보다 3배나 높았는데, AI를 사람처럼 생각한 결과였다. 비록 기계이지만 AI와 대화를 통해 외로움을 달랬다는 것이다.
신협에서 지난 5월 출시한 ‘효(孝) 어부바 예탁금’ 역시 노인들의 외로움에 주목했다. 기초연금을 수령하는 고령 조합원이 해당 상품에 가입하면, 신협에서 정기적 전화나 방문을 통해 안부를 확인해주고 대형병원 진료예약, 간호사 병원동행 등 서비스를 제공한다.
“외로워 죽겠다”는 말이 그저 넋두리가 아닌, 실제 사회현상으로 나타난 시대. 정부는 정책, 기업은 사업으로 ‘외로움’이라는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나섰다. 조례든 상품이든 여러 방법을 동원해 외로워서 아픈, 쓸쓸해서 죽는 사람들이 더는 흔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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