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사회적가치를 강조하는 건 ‘좋은 일’을 해보겠다는 취지지만, 단지 그것만은 아니다. 기업 본연의 입장에서 지속적인 성장?발전을 모색하기 위한 전략적 노력이 담겼다.”

SK그룹이 핵심 경영 화두로 내세운 ‘사회적가치’를 키워드로 강연을 열었다. 그동안 사회적가치 관련해 여러 사업과 계획, 행사 등을 진행했지만, 보다 구체적 취지를 설명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2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 수펙스홀에서 개최한 ‘미디어포럼’에서 ‘SK는 왜 사회적가치를 추구하나‘를 주제로 발표가 진행됐다.

정현천 SK수펙스추구협의회 SV위원회 팀장이 2일 열린 '미디어포럼'에서 사회공헌과 사회적가치 창출의 차이점을 설명했다.

연사로 나선 정현천 SK수펙스추구협의회 SV위원회 팀장은 “시대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기업이 사회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으면, 시장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경제적가치만 추구해 주주의 이익을 만들던 기존의 경영철학은 더 이상 지속가능한 생존법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투자자?정부?소비자 등이 기업에 요구하는 바가 달라지면서 경영방식에도 변화가 일어났다. 투자자는 ‘내가 투자한 돈이 어떤 가치를 갖느냐’를 고민하기 시작했고, 주류 금융사에서는 사회적가치를 고려한 임팩트 투자를 확대하고 나섰다. 가성비만 주로 따지던 소비자도 친환경?윤리적 소비에 관심을 기울이며 영향력을 넓히는 중이다.

더욱이 기후변화?자원부족?고령화?청년실업 등 각종 ‘사회문제’를 전담해온 정부에서 민간기업, 시민사회 등의 동참을 요청하고 나섰다. 복잡하고 광범위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뿐만이 아닌 사회 구성원 모두가 주체로 나서 협력해야 한다는 필요 때문이다. 

해외 주요 선진국에서는 기업이 사회적가치 창출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주류로 자리 잡으면서 각종 사례가 등장하고 있다. 미국 유통업체 ‘월마트’는 대량 소비를 조장하고 온실가스 배출 1위 기업이라는 비판을 받자 재생에너지 사용, 재활용 포장을 늘려 탄소배출을 줄이는 ‘기가톤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일본 프린터 업체 ‘엡손’은 전력 소모가 낮은 기기를 출시하고, 폐지를 새 종이로 만드는 기술을 개발하는 등 환경 문제에 대응하고 나섰다.

정 팀장은 “기업 입장에서는 사회문제를 비즈니스적 방법으로 해결하는 것이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 즉 블루오션을 창출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기업이 지속적으로 생존하기 위해 사회 변화에 대한 인식을 넓히고, 발맞춰 가는 것은 당연하다”라고 설명했다.

최태원 회장이 지난달 미국 워싱턴 DC에서 개최된 'SK Night' 행사에서 사회적 가치를 통한 파트너십의 확장을 이야기하는 모습. 최 회장은 경제적가치와 사회적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DBL 전략을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 미국, 유럽 등 해외에서도 기업의 사회적가치 추구가 주목받고 있다./사진제공=SK그룹

전통적 기업은 매출을 늘리고 비용을 줄여 이익을 최대화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사회공헌에 쓰는 자원은 일종의 ‘비용’으로 여기며 경영활동과 철저히 분리했다. 그러나 최근 기업은 사회문제 해결 과정을 비용이 아닌 비즈니스의 기회로 생각하며, 특정 부서가 아닌 전 조직원이 나서 동참해야 하는 일로 시각을 바꾸고 있다. SK가 내세운 ‘더블보텀라인(DBL)’ 경영이 경제적가치와 사회적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방식이다.

SK그룹은 향후 사회적가치 실현을 위해 ‘같이 가치’의 방식을 제안했다. △혼자 해결하기 어려운 복잡한 사회문제를 여러 이해관계자와 같이 해결하고 △사회적가치 측정, 사회성과인센티브, 임팩트펀드 등 사회적가치 인프라를 같이 구축하며 △정부?기업?시민사회?사회적기업?학계?대중이 같이 행복을 만들어 가자는 내용이다. 이를 위해 사회적가치를 논의하는 대규모 민간 축제인 ‘소셜밸류커넥트(SOVAC)’를 연례행사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또한 사회적가치가 기업의 재무성과, 지속가능함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장기적 관점에서 살핀다. 정 팀장은 “SK그룹이 기존에 해오던 비즈니스를 하면서 사회적?환경적으로 가치 있는 해결책을 얹어가는 한편, 직접적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도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SK는 사회적가치를 주제로 한 첫 번째 ‘미디어포럼’을 시작으로, 그룹 내 사업에 관한 여러 궁금증을 묻고 답하는 자리를 꾸준히 마련해 소통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향후 반도체, 에너지화학, 빅데이터?인공지능 관련 사업 등 다양한 주제로 포럼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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