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수도권의 면적은 전체 국토의 12% 수준이다. 그럼에도 인구의 반이 수도권에 살고 있다. 인구 밀집도가 높은 만큼 활동 기회도, 자원도 수도권으로 몰린다. 상황이 이러하니, 수도권 외 지역 기업가들은 투자 유치나 홍보 면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오는 19일부터 22일까지 서울 명동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4일간 열리는 '지방에서 왔습니다'는 수도권 외 지역에서 활동하는 청년 기업들에게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열리는 행사다. ‘IFK임팩트금융’이 주최하고 목포 소셜벤처 ‘공장공장’이 주관한다. 강원·경상·전라·제주·충청권에서 총 20개 기업이 서울의 중심 명동으로 와 나흘간 교류·소개의 장을 연다. 미디어 협력사로 참여하는 본지는 각 권역에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이들을 조명한다.

[남해] ‘팜프라,’ 지속가능한 촌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다

팜프라는 올해부터 남해 '팜프라촌'으로 촌 밖 사람들을 모아 농업을 기반으로 생활하게 한다. /사진=팜프라

농촌 진입을 꿈꾸는 도시청년들이 늘고 있지만, 막상 농촌에 정착할 방법을 찾기 어려워 헤매는 경우가 많다. 팜프라는 농촌 인프라를 제공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청년 기업이다. 유지황 팜프라 대표는 “한국 사회에서는 촌에 생활하려면 주거와 토지, 수익모델 등 기반이 필요한데 팜프라는 그 기반을 마련하는 역할을 한다”고 소개했다.

팜프라의 대표적인 사업은 ‘코부기 프로젝트’다. ‘코부기(COBUGI)’는 6평 크기의 이동식 목조주택으로, 협동(corporation)의 `CO`와 거북이의 영자표기 `BUGI`를 합친 표현이다. 형태도 △청년농부형 △고급형 △사무실형 △쉐어하우스형 △중장년층형 등 다양하다. 작년에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진행한 청년 인문융합 프로젝트 지원사업에 선정돼 3개년 자료를 담은 코부기 매뉴얼을 개발했다. 누구나 집을 지을 수 있게 만든 DIY 매뉴얼이다. 초보자를 대상으로 3차례의 이동식 목조주택 제작 워크숍도 운영했다.

주택 짓기 사업뿐 아니라, 농업·농촌 관련 프로그램도 기획한다. ‘쑥대밭’은 커뮤니티 농장을 이용해 자본금 없이 농사를 이어갈 수 있는 청년농부 수익 모델이다. 작년 논농사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 강연·여행 프로그램도 기획해 진행한 바 있다. 올해는 본격적으로 촌에 살고 싶은 사람 8명을 모집했다. 이들은 남해 내 청년마을(팜프라촌)에 살며 집짓기, 인테리어 작업, 농사 등을 경험한다. 양계나 양봉을 준비 중인 입주민도 있다.

[부산] ‘베러먼데이’와 함께라면 월요일이 기다려진다!

베러먼데이는 ‘더 나은 월요일’을 만들기 위해 현대인의 생활 가까이에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한다. /사진=베러먼데이

직장인과 학생 등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월요병.’ 주말동안 쉬고 난 후 또다시 힘든 한 주를 시작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월요일 아침은 늘 무기력하고 피곤하다. ‘베러먼데이(Better Monday)’는 이름 그대로 ‘더 나은 월요일’을 만들기 위해 만들어진 청년 기업이다. 송정욱 베러먼데이 이사는 “일주일의 시작인 월요일도 즐거울 수 있다는 걸 많은 사람들이 느낄 수 있도록 현대인의 삶 가까이에서 사업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베러먼데이 사업은 크게 △공간 콘텐츠 사업 △브랜딩 △캠페인 3가지다. 공간 콘텐츠 사업으로는 카페와 복합문화공간을 운영한다. 현재 서울, 경남, 부산을 중심으로 프랜차이즈 음료 가게를 21호점까지 운영 중이다. 누구에게나 익숙한 아메리카노, 라떼 등을 포함해 현대인을 위한 ‘스트레스건강차,’ ‘목아픔건강차,’ ‘숙취라떼’ 등 특별한 메뉴도 판매한다. 복합문화공간 카페 ‘노티스1950’은 일제강점기의 쌀 창고를 개조해 만들었다. 부산 토박이 베이커리와 원두 브랜드가 입점했다.

작년에는 부산관광공사와 연차 사용 장려 캠페인 ‘먼데이PASS 캠페인’을 벌였다. 월요일에 연차를 쓰고 부산에 놀러오는 직장인을 대상으로 관광 상품을 제공하는 이벤트다. 이직을 고민 중인 직장인과 취업 준비 대학생을 대상으로는 무료 자기계발 전문가 교육을 3회 실행하기도 했다. 올해부터는 온라인 교육으로 전환해 전국에서 누구나 볼 수 있게 할 예정이다.

[부산] 영도의 매력에 빠져보세요! '알티비피(RTBP) 얼라이언스'

알티비피 얼라이언스가 개발한 공간 '끄티.' 이곳에서는 예술가들이 자유롭게 전시, 공연 등을 펼친다. /사진=알티비피 얼라이언스

RTBP는 ‘돌아와요, 부산항에(Return To the Busan Port)’의 영어 약자다. 영도를 기반으로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RTBP는 영도 지역이 조선·해운 산업 침체로 인구 감소와 노인 인구 증가로 골머리를 앓는다는 점에 착안했다. 10명의 알티비피 구성원들은 쇠퇴지역 내 거점 공간을 선정하고 다양한 실험과 콘텐츠 제작의 베이스캠프로 활용한다.

2017년 조선기자재 공단의 공장을 리모델링해 공유 업무·제작 공간 ‘플랫폼 135’를 만들었다. 이곳에는 각종 스타트업이 입주했고,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해양·수산 분야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조선·기계업종 실직자들의 새로운 일자리도 만들고 있다.

작년에는 유휴 조선소 2개 업체(약3만평) 사이 위치한 빈 창고를 ‘끄티’라는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예술가들이 자유롭게 전시, 공연 등을 펼치는 공간으로 활용 중이다. 공폐가율이 높은 마을을 활성화하는 역할도 한다. 현재 봉산마을에서는 빈집를 활용해 커뮤니티 리조트를 만드는 사업이 한창인데, 알티비피는 여기서 프론트데스크 역할을 할 건물을 짓는 중이다. 공간명은 ‘비탈’로, 관광객을 위한 정보센터뿐 아니라 지역 기반 식음료 창업자를 위한 공유카페와 코워킹스페이스, 도시재생지원센터도 들어선다.

알티비피는 현재 임팩트 크리에이터를 위한 공동주거시설 ‘삼위일체,’ 도심 내 유휴 공간을 활용하는 옥상 농장 ‘무럭’ 등을 기획 중이다. 민지원 알티비피 매니저는 “지역에서 쓸모없다고 여겨지는 것의 쓸모를 찾아 자산을 극대화하는 비전을 갖고 다양한 자원을 발굴한다”고 말했다.

[창원] 기업-숙련공, ‘기술자숲’에서 만나요~

기술자숲은 데이터 분석과 매칭 알고리즘 기반 상호추천/알림 기능을 통해 숙련기술자 구인구직 정보 탐색에 소요되는 시간과 번거로움을 줄인다. /사진=기술자숲

올해 초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이 중소기업 476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2018년도 채용 현황’에 따르면, 작년 채용을 진행한 기업 369곳 중 69.4%가 ‘계획한 인원을 채용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실업률은 늘어 가는데, 기업은 왜 구인난을 겪을까?

예비사회적기업 ‘기술자숲’은 오프라인 채널에 높은 의존도를 보이는 현장 숙련기술자 구인·구직 시장에서 그 원인을 찾았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술자숲은 기계·제조/전기·전자/건설·조선 분야 숙련기술자와 기업을 연결시켜주는 매칭 서비스 온라인 플랫폼을 운영한다. 올해 8월 기준 2,931건의 매칭 실적을 달성했다.

단순 연결뿐 아니라, 재취업·창직·창업 등 다양한 진로를 모색하고 경력을 설계할 수 있도록 교육서비스도 제공한다. 취업·채용·네트워킹 관련 HR행사도 기획하고 운영한다. 공태영 기술자숲 대표는 “은퇴세대 중 화이트칼라를 위한 재취업 프로그램은 많지만, 블루칼라를 위한 서비스는 드물다”며 “기술자숲을 통해 숙련공들이 재취업뿐만 아니라 창업 등 새로운 길로 도전할 수 있게끔 다양한 교육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이로운넷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