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리롤하우스는 소비자가 보낸 사진과 똑같은 그림을 롤케이크에 그려준다.

“앨리롤하우스의 롤 케이크는 대박입니다. 우연히 알게 되어 지금까지 주문한 게 4번째입니다.”

“선생님들에게 선물하려고 주문했는데 선생님들이 모두 감동했다고 말씀해주셨어요! 사진이랑 진짜 똑같다고 정말 좋아하셨어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롤 케이크를 받아본 사람들의 후기다. 대구 중구에 소재한 앨리롤하우스 주식회사는 소비자가 원하는 문구나 그림을 넣어 제작하는 케이크를 판매한다. 작년 대구에서 열린 ‘2018년 사회적경제 박람회’에 참여해 이낙연 총리의 이미지 롤 케이크를 만들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베이킹으로 학교 밖 청소년에 꿈 심어

앨리롤하우스는 청소년들에게 제과제빵을 가르쳐주는 재능나눔 사업을 실시한다.

2015년 베이킹 공방을 창업한 박희진·남호훈 대표는 부부다. 처음에는 참여자들에게 제과제빵을 가르쳐주는 일을 하다가 제품 제작으로 사업을 전환했다. 초반부터 이들은 학교 밖 청소년, 위기청소년 등에 관심이 많았다.

“처남이 학교에서 자퇴했어요. 처음에는 저도 이해하지 못했는데, 함께 일하다보니 이렇게 재능 있는 친구들이 사회적 편견 때문에 기회를 잘 얻지 못하는 현실이 불공평하다고 느꼈어요.”
 
두 부부는 2017년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에 뛰어들었다. 소셜 미션은 배우고자 하는 의지와 열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제과제빵 기술을 가르쳐주는 일이었다. 지역 청소년센터(위기 청소년 지원 기관)와 협약을 맺어 센터 공간을 활용해 청소년들을 무료로 가르쳤다. 앨리롤하우스 사업장에서 직접 진행하는 때도 있다. 3년째 꾸준히 진행 중이며, 2019년 4월 기준 총 479명을 가르쳤다.
 
앨리롤하우스가 진행한 청소년 교육은 고용으로도 이어졌다. 현재 구성원 10명 중 학교 밖 청소년이었던 직원은 3명이다. 남호훈 대표는 “주 1회 재능 나눔으로 열었던 베이킹 클래스에서 만난 친구들 중 선발해 고용했다”고 말했다. “사람을 뽑을 때 이왕이면 소득 수준이 낮은 친구들에게 기회를 주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원가 절감·분업화로 고객 만족도↑

식용 색소 반죽으로 그림을 그린 앨리롤하우스의 케이크는 인기가 높아 전국에서 주문한다.

앨리롤하우스 롤 케이크는 전국적 인기를 끈다. 소비자가 사진을 보내주면 롤케이크 위에 식용색소 반죽으로 그림을 그리는데, 싱크로율이 높고 섬세해 만족도가 높다. 공중파 TV와 각종 언론에 소개된 이유다. 앨리롤하우스는 육성사업에 참여했던 해 대구시 예비 사회적기업으로 지정받고,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최우수 창업팀으로도 뽑혔다. 그 해 매출은 1억 5천만 원을 넘었다.

롤 케이크에 고객이 원하는 그림을 그리는 건 앨리롤하우스가 국내 최초였다. 남 대표는 “기술 자체가 어렵다기보다 대량 생산할 수 있는 방법을 우리가 개발한 것”이라며 “그 방법을 사용하면 생산 원가 자체가 떨어져 가격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수요가 높아지며 공급 물량이 많아졌고, 그에 따라 업장 내 분업화(경영지원팀, 생산개발팀, 디자인팀)가 이뤄져 직원마다 숙련도가 높아졌다. 만족도도 덩달아 올라갔다.

육성사업을 마친 후, 작년에는 ‘We-Star 발굴 프로젝트’에 선정돼 재정·멘토링 지원을 받았다. 남 대표는 “주관 기관들의 도움 덕에 성장 단계에서 사업 방향을 확고하게 하고, 롤케이크 외에도 쿠키, 마카롱 등 종류를 더 많이 만들어 고객을 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체 매출 규모도 커졌다. 작년 매출액은 2억을 넘어 재작년보다 1/3 이상 증가했다.

“작은 성공이 큰 성공 부른다,” 진로 탐색 인턴제도 실시

남호훈 대표는 직원을 뽑을 때 같은 조건이라면 소득 수준이 낮은 사람에게 더 기회를 주려 한다.

올해는 사회적기업으로 신규 지정됐으며, ‘BAD 프로젝트’라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왜 ‘bad’라는 부정적인 표현을 사용했는지 물으니 ‘BAKE A DREAM 프로젝트’의 준말이란다. 이름만 들으면 ‘나쁜’ 프로젝트라고 생각하지만, 실제 내용은 긍정적인 것처럼 학교 밖 청소년도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는 부정적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의미를 담았다. 전년도 매출액의 10%로 학교 밖 청소년을 단기 인턴으로 고용해 정기 심리 상담을 받게 하고, 해외 유명 베이커리에 견학까지 보내준다. 꼭 제과제빵사가 꿈이 아니어도 된다.

남 대표는 “올해 뽑은 친구는 영상이나 홍보 마케팅 분야에서 일하고 싶은 친구라 경영지원팀으로 들어와서 일하고 있다”며 “상품을 만드는 일이 아니더라도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으면 된다”고 설명했다. 학교 밖 청소년들이 학교로 돌아가지 않더라도, 충분히 진로를 탐색하고 꿈을 이루도록 돕는 게 그의 역할이다.

“베이킹은 아무것도 아니었던 반죽으로 빵이라는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과정이에요. 그 과정에서 얻는 작은 성취감은 훗날 큰 성공을 이루는데 토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청소년들이 작은 성취감부터 경험하게 하고 싶어요.”

사진 제공. 엘리롤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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