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에 보답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죽음에 이르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미안하다’라는 말이라고 이명길 씨는 전한다.
이 씨는 MBC에서 카메라 감독으로 일하다 SBS 창사에 참여하는 등 언론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2015년 정년퇴직하면서 그간 주변에서 받은 도움과 혜택을 되돌려주기로 마음먹었다. 그렇게 연결된 곳이 시니어들의 재능기부를 연결하고 지원하는 사회적기업 ‘상상우리’다.
상상우리의 연계로 이 씨는 현재 쓰레기 없는 일상을 추구하는 ‘제로웨이스트 라이프 매거진’에서 시니어 인턴사원으로 활동한다. 그간 직장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영상과 촬영을 돕고, 관련 자료를 정리하는 일을 한다. 이 일을 하면서 이 씨는 그동안 보지 못했던 어려운 이웃들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3년 전에는 이발사자격증을 취득해 독거노인 등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에게 매주 토요일 무료 봉사를 시작했다. 흥미로운 일은 몇몇 독거노인들이 이발할 때도 아닌데 매주 이발을 하겠다고 찾아온다는 것. 그들이 관심을 갖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자리라는 게 재방문의 이유다.
이 씨의 명함에는 ‘거울앞 당신의 환한 미소가...이발사 이명길’이라는 문구가 들어있다. 디자인도 심플하고 예쁘다. 이발사 단어 앞에 ‘무료’라는 손글씨가 정겹다.
많은 사람들이 봉사를 해야 한다고,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천에 옮기기는 매우 어렵다. 이 씨는 "사회로부터 받은 혜택이 너무 많은데 받은 만큼 기여가 적다는 생각이 들어 빚을 갚겠다는 일념으로 살고 있다"고 말한다.
다음은 이 씨와 나눈 대화다.
- 사회적기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사회적기업이 추구하는 것이 일자리 창출을 비롯해 청년 창업의 동기부여가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아직은 인식의 차이가 있습니다. 좀 더 연구를 많이 해서 시너지를 넓혀야 할 듯합니다.
- 주로 어떤 내용이 연구되어야 한다고 보나요?
▶세대간 이해가 부족합니다. 요즘 청년창업 또는 사회적기업의 대표들이 30대 초중반으로 젊은 층입니다. 이들의 목표와 의욕은 너무 좋습니다만 경험과 경륜이 아직 부족하다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어떤 일을 창조하고 만들어 내기는 하지만 마케팅 등 시장을 잘 모릅니다.
- 이런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무척 어려운 일입니다. 서로가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같이 협력하면 문제가 잘 해결될 것 같지만 쉽지 않은 것 또한 사실입니다. 이것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막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세대간의 인식의 차이가 큽니다. 젊은 세대들의 창의성과 노년 세대들의 경험적 산물들이 잘 조화되면 좋은 결과도 많이 도출될 것도 같은데…
- 좋은 말씀입니다. 그런데 현실은 명목적으로는 사회통합을 외치지만 사회적인 현상은 좀 다른 듯도 한데요. 즉, 세대별 분리를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는 생각도 드는데 예를 들면 베이비붐 세대, X세대, … 요즘 들어서는 밀레니얼 세대 등 구체화되고 더 짧은 기간의 사람들을 묶어서 분리하는 상황인 듯합니다. 특히 언론 그중에서도 대중매체가 앞장서서 말입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비슷한 생각입니다. 세대별 분리도 좋지만,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동기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서로를 인정하는 사회적 인식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즉, 사회적기업에서의 의사결정권의 문제입니다. 많은 사회적기업의 대표가 젊은 층이고 그들이 의사결정권자입니다. 시니어층이 경험치를 가지고 어떤 일을 추진하고자 해도 의사결정권자가 아니기 때문에 임의로 일을 추진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이런 때에 서로의 업무에 대한 의사결정을 위임하는 등 협력을 한다면 좋은 결과도 도출이 될 것 같습니다.
- 네. 그렇습니다. 하지만 서로를 믿는다는 것이 그리 쉽지가 않는 듯합니다. 제 주변을 돌아보아도 과거의 경력에 매몰되어 있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그런 사고방식으로는 요즘 상황에 대처하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물론입니다. 스스로를 내려놓는다는 것이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다 보니 계층간 대화가 더욱 힘이 든다고 봅니다. 정책적인 지원에서 세대간의 융합으로 지원계획을 수립해 시행하는 방편도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사회적경제, 사회적기업의 기본 정신이 바로 남녀노소, 약자를 비롯하여 모두를 사회 구성원으로 하여 국가경제를 상생시키는 데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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