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대명절, 한가위가 다가왔다. 명절을 맞아 대가족이 모이는 집도 있지만, 혼자서 연휴를 보내는 ‘혼명족(홀로 명절을 보내는 1인 가구를 의미하는 신조어)’도 늘고 있다. 통계청 인구총조사에 의하면 1인 가구 비중은 584만 8,594가구로, 전체 가구의 29.3%를 차지한다. 더욱이 취업정보포털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지난 7일 성인 2,83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19.8%가 추석을 혼자 보내겠다고 답했다. 편의점들은 이들을 겨냥한 추석 도시락까지 출시됐다. 전통 가족이 아닌 반려동물, 친구, 또는 혼자서 추석을 즐기는 이들을 위해 연휴 기간 즐길만한 문화활동들을 소개한다.
# 쾌적한 가을 연휴, 반려동물과 놀자!
반려동물 1000만 시대다. KB 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연소득 1200만원 이상 20~40대 1인 가구 1,500명을 조사해 2017년 발간한 ‘한국 1인 가구 보고서’에 따르면, 11.9%가 반려동물을 키운다고 답했다. 적적한 생활에 반려동물은 큰 힘이 되는 존재다. 일, 학업 등으로 반려동물과 충분한 시간을 오래 보내지 못했다면, 이번 연휴에는 반려동물 놀이터에서 사랑하는 반려동물과 놀아보는 건 어떨까? 기존에 운영되는 반려동물 놀이터는 대부분 무료로 이용가능하다.
서울에는 현재 △서울 어린이대공원 반려견 놀이터 △월드컵공원 반려견 놀이터 △보라매공원 반려견 놀이터 △초안산 공공 반려견 놀이터 등이 운영되고 있으며, 공휴일에도 모두 개장한다. 놀이터 안에서는 동물들이 목줄을 착용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더 자유롭게 놀 수 있다. 동물보호법에 따라 동물 등록을 완료한 반려동물만 입장 가능하다.
인천시 남동구에도 ‘인천대공원 반려동물 놀이터’가 작년 여름 문을 열었다. 인천에 처음으로 만들어진 반려동물 놀이터로, 전체 면적은 3,823㎡(1,156평)이다. 대형견과 중·소형견 놀이터가 나뉘어 있고, 도그워크·회전놀이·터널통과·도그폴 등 4종류의 반려동물 놀이시설이 있다. 사각파고라·접이식대형파라솔·야외테이블파라솔··평의자·반려동물 음수전·야외용책상 등이 있어, 반려동물을 동반한 이용자들도 함께 즐길 수 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운영하며, 월요일은 쉬고 주말을 포함한 휴일 모두 개장한다. 이 밖에도 △경기 성남 △경기 고양 △경기 수원 △경기 용인 △경기 부천 △충남 천안 △전북 임실 △전북 남원 △경북 구미 등에도 반려동물 놀이터가 마련돼있다.
# 친구야, 너도 혼명족? 나랑 놀자!
연휴 기간 전국에서 추석을 주제로 다양한 행사들이 열린다. 혼자 들러도 좋지만, 주변에 같은 혼명족이 있다면 함께 놀러 가보자. 전통 명절의 의미를 경험하는 좋은 기회가 된다.
서울의 대표 재생 공간인 마포문화비축기지에서는 12일부터 15일까지 전통놀이를 즐길 수 있는 놀이시설이 문화마당에 설치된다. △투호 △대형 줄넘기 △지게발 놀이 △사방치기 △신발 던지기 등 다양한 놀이체험 프로그램이 열린다. 문화비축기지 T6에서는 ‘서울건축문화제 2019’도 진행되므로 함께 둘러보면 좋다.
서울 중구 남산골한옥마을 일대에서는 12일부터 14일까지 ‘추석의 정석’이라는 먹거리·음악 페스티벌이 열린다. 세부 프로그램으로 △송편, 유과, 율란, 곶감쌈 등을 만들어 먹는 ‘추석 음식의 정석(12일)' △전통 공연에 시민들이 함께 참가하는 ‘추석 공연의 정석(13일)' △전통 장터 콘셉트로 열리는 ‘전페스티벌 vs 1890 남산골야시장(14일)’ 등이 있다.
14일과 15일에는 문화예술사회적기업 '아트브릿지'가 정동역사탐방연극 '고종의 꿈'을 공연한다. 역사 속 인물들을 연기하는 배우들과 함께 서울 정동을 거닐며 주요 사건인 아관파천과 을사늑약의 상황을 탐방 연극 형식으로 만난다. 연극은 오전 11시~오후 1시까지며, 14일 하루는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추가 진행한다. '데니 태극기 만들기 체험'과 '근대의상체험' 등 체험 프로그램도 있다.
같은 기간 경기 남양주 실학박물관 로비와 앞마당, 잔디마당에서는 ‘2019 실학추석잔치’를 연다. 사물 악기로 즐기는 즉석 농기구 음악회와 민속놀이 마당이 마련돼있으며, 실학자 초상이 담긴 목판화 찍기 체험도 할 수 있어 역사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직접 떡메치기에 참가해 콩가루 인절미 떡을 시식하거나 옛날 뻥튀기 기계를 체험하고 쌀 튀밥을 나눠 먹는 먹거리 프로그램도 있다.
경북 경주시는 한복 착용 입장객들을 경주 주요 관광지에 무료로 입장할 수 있게 해준다. 개인 한복이 없어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황리단길·대릉원·첨성대 인근 곳곳에 있는 한복대여점에서 한복을 빌려 입으면, 동궁과월지·대릉원·오릉·포석정·무열왕릉 등에 무료 입장할 수 있다.
# 이불 밖은 위험해! 방에서 화면으로 즐기는 추석
이번 추석에도 특별기획 TV 프로그램이 풍성하게 편성됐다. 몸이 아파 밖에 나가기 힘들거나, 주변인 모두가 인정하는 ‘집순이’ 혹은 ‘집돌이’일 경우 소파에 누워 텔레비전을 켜자.
KBS 2TV에서는 11·12일 양일간 특별기획 2부작 드라마 ‘생일편지’(연출 김정규 / 극본 배수영 / 제작 에이스팩토리)를 방영한다. 1945년 일제강점기 말미부터 광복을 거쳐 한국 전쟁까지 겪은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의 이야기를 담았다. 노인 김무길(전무송·아역 송건희)은 첫사랑 여일애(정영숙·아역 조수민)에게서 생일편지를 받은 후, 1945년 히로시마에서의 기억을 떠올린다.
EBS1에서는 14일 미국 다큐멘터리 ‘제인’이 방영된다. 환경운동가이자 영장류 학자로 유명한 제인 구달의 이야기를 담은 2017년 작품이다. 훗날 제인의 남편이 된 카메라맨 휴고 반 라윅이 1960년대에 촬영한 기록 영상, 제인과 브렛 모간 감독의 인터뷰 등으로 구성됐다. 제15회 EBS국제다큐영화제(EIDF2018) 월드 쇼케이스 섹션 아시안 프리미어(Asian Premiere) 상영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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