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경제 교육, 안드라고지 방식 필요하다"
"사회적경제 교육, 안드라고지 방식 필요하다"
  • 이로운넷=정유빈 인턴 기자
  • 승인 2019.09.09 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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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운넷·쿱비즈협동조합, ‘사회적경제를 위한 안드라고지 포럼’ 6일 개최
국내 첫 사회적경제 종사자 교육 필요성 및 사례에 주목
본지는 [긴급점검-사회적경제 인력양성 현주소] 연재를 통해 우리나라 사회적경제 조직의 인력양성 실태에 주목했다. 창업교육에 집중된 예산, 교육기획자 양성의 필요성 등 사회적경제 종사자 교육 체계에 대한 미흡함 등이 그 이유다. 이에 오랜기간 협동조합을 연구해 온 쿱비즈협동조합과 이로운넷은 <2019년 제 1회 사회적경제를 위한 안드라고지 포럼: 사회적경제 교육훈련의 오늘과 내일>을 6일 행복나래 3층 SUPEX HALL에서 개최했다. 사회적경제 영역 내에서 종사자 교육의 중요성과 다양한 사례를 집중 소개한 포럼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시 중구 소재 행복나래 SUPEX HALL
서울시 중구 소재 행복나래 SUPEX HALL에서 강연을 기다리는 청중들

6일(월)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행복나래 3층 SUPEX HALL은 100명 가량의 방문객으로 가득 찼다. 포럼을 기획한 강민수 쿱비즈협동조합 대표는 “예상보다 많은 신청자에 주최측이 당황할 정도였다.”며 “우리 조직이 처한 문제를 교육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얻기를 바란다.”는 말로 포럼의 문을 열었다.

이어 축사를 위해 포럼에 참석한 이들도 이런 자리가 필요했음을 강조했다. 유영우 한국사회적경제연대회의 상임대표는 국내 협동조합 출범 100주년을 언급하며 "교육 없이는 지속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단언했다. 

장승권 성공회대학교 협동조합경영학과 교수는 현장에서 협동조합 인력양성의 미흡함을 몸소 느낀 경험을 이야기하며 ‘쓴소리’를 쏟아냈다. 최근 도시재생뉴딜정책 등 정책 예산이 쏟아지는데 반해, 그에 따른 교육이 부족하며 단발성으로 끝난다는 지적도 내놓았다. 그는 “교육이 한 번의 소비로 끝나지 않고 더 큰 사업의 영역으로 확장·개발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 주입식 NO, 각자의 경험과 필요를 존중하는 교육 필요

“직원 학습에 조직이 직접적으로 관여할 수 있는 영역은 15%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동료들과의 대화, 간접 경험 등 우연하고 사적인 과정에서 이루어진다.”

첫 발제자로 나선 강대중 서울대학교 교육학과 교수(한국평생교육학회 이사)는 직원교육에서 정형화된 교육을 제시하기보다 학습자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입식 교육에 익숙한 국내에서는 낯선 관점이지만 학습자가 성인이면 더욱 관점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강 교수에 따르면, 성인 학습자는 각자 상당한 경험을 가진 채로 교육에 임하며 필요를 느낄 때 행동하는 경향이 크다. 이때 사용해야 하는 교육 방법론은 이번 포럼의 제목이기도 한 ‘안드라고지(Andragogy)’다. 안드라고지는 ‘성인(andrus)’과 ‘지도하는(agogy)’의 합성어로, 성인교육의 정책, 제도, 실행 과정을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이다. 상류층의 전유물이었던 교육이 일반 시민들의 권리가 되면서 더 많은 성인을 위한 교육을 논의하기 위해 200년 전 독일어권에서 등장했다. 

강대중 서울대학교 교육학과 교수는 '안드라고지' 교육 방법론 적용을 제시했다.
강대중 서울대학교 교육학과 교수는 '안드라고지' 교육 방법론 적용을 제시했다.

성인은 각자가 이미 축적한 경험의 양이 상당하기에 청소년 교육과는 접근방식이 달라야 한다는게 강 교수의 생각이다. 그는 "사회적경제 교육은 실무자인 성인 학습자를 대상으로 하기에 안드라고지 방식이 더욱 필요하다."며 "바람직한 모습을 특정해 그것을 가르치려 하지 말고, 각자 경험의 범주에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드라고지 방식에서 교육자가 고려해야 하는 학습자의 특성은 다음과 같다. ▲학습자는 자기주도적이다 ▲학습자는 엄청난 경험을 가지고 교육 상황에 진입한다. 이는 학습 과정에서 활용되고 존중되어야 한다 ▲성인들은 무엇을 할 필요, 알 필요가 있음을 인식할 때 학습을 시작한다 ▲삶 속에서 필요를 경험할 때 학습 동기를 발현한다 ▲더 나은 삶의 질, 자아실현의 기회 등 내재적 요인에 의해 학습 동기가 생겨나는 반면 권위자의 억압, 봉급 인상과 같은 외부적 요인은 덜 중요하다.

# 인적 자원개발, 시스템 개선과 함께 이루어져야 

앞서 거시적인 관점에서 사회적경제 교육의 중요성을 검토했다면 이어진 두 번째 발제에서는 구체적인 사례가 제시됐다. HRD(인적자원개발, Human Resource Development) 전문가 조대연 고려대학교 교육학과 교수(고려대학교 HRD정책연구소 소장)는 향후 사회적경제 교육은 교육훈련을 넘어 조직개발과 경력개발 모두를 포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인의 능력치를 높이고자 해도 그것을 감당할 수 없는 조직 시스템 안에서는 소용이 없다는 의미다.

초청강연 중인 조대연 교수
조대연 고려대학교 교육학과 교수는 새로운 리더의 상을 제시했다.

그는 설명을 위해 자신의 연구 시절을 예로 들었다. “당시 제 능력으로는 논문을 다섯편 쓸 수 있었는데, 대학에서는 관습적으로 두 편만 받았다."며 "나라는 직원의 역량을 발휘할 수 없는 시스템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시스템을 바꾸는 게 어렵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새로운 리더’라고 조 교수는 강조했다.

“두 편만 제출하고 다음 제출까지 놀 수 있었다. 하지만 내 역량을 포착한 담당 교수가 이후 여덟 편씩 제출하게 했다.”

지금까지의 리더는 주로 정해진 시스템을 관리하는 게 주 업무였다면, ‘새로운 리더’는 여기에 더해 인재를 육성하고 직원 각자의 계발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이를 ‘리더의 학습리더화’라고 설명했다.

# 우리나라 사회적경제 교육 선발대

초청강연 뒤로는 △몬드라곤협동조합 ‘MTA’ △아이쿱생협 ‘이사코스’ △한국사회투자지원재단 ‘페다고지’ △한국자활연수원 교육운영 △쿱비즈협동조합의 사회적경제 교육과정 개발 △협동조합 교육에 관한 국내 연구동향 분석 논문 발표의 순서로 사례, 연구발표가 이어졌다. 

<국내에서 진행되는 사회적경제 전문교육 사례>

#몬드라곤 협동조합-‘MTA(Mondragon Team Academy)’

“Learning by Doing(하면서 배운다)”을 기치로 세계적인 참여형 교육 모델로 알려진 스페인의 사례다. 정해진 컨텐츠를 배우는 기존 교육방식에서 학습을 하며서 직접 컨텐츠를 만들어가는,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한국에서는 2017년 공식적으로 시작했다. 스페인에서는 졸업생의 97%를 취업·창업으로 이끌었다.

#아이쿱생협-이사코스

29만명이 조합원으로 있는 아이쿱생협은 많은 재정을 투자해 리더양성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조합의 임원을 대상으로 한 이사코스가 그것이다. 2018년에만 약 1억 5000만원을 이사코스 과정에 투입했다. 올해로 교육 11년차에 접어들었고 총 참가자는 1861명, 수료율은 95.4%에 육박한다. 오귀복 아이쿱생협연합회 상무는 “조직의 규모가 커지면 협동조합의 가치를 잊기 쉽고, 우리의 활동이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데 이바지하는가를 확인하고 싶어한다.”며 "이사코스는 이러한 갈증을 해소했으며, 더 나아가 수료자에겐 새로운 사회적경제 분야에 입문할 수 있는 발판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사회투자지원재단-학습공동체 ‘페다고지’

‘페다고지’는 참여형, 맞춤형 교육의 요구가 늘어나는 상황에 맞는 새로운 교육 방식이다. 교육철학자 파울로프레이리(PauloFreire)가 억압을 촉진하는 수동적인 교육의 대안으로 제시한 교육의 방향이다. 실제 문제상황을 해결하는데 집중하고, 구성원 모두의 경험으로부터 집단지성을 끌어낸다. 사회투자지원재단에서는 페다고지 방식을 공고히 하기 위한 교육적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김유숙 사회투자지원재단 사회적경제역량강화센터 소장은 “실험을 통해 페다고지 학습 방식을 정착시켜, 우리 사회 곳곳에 페다고지 학습이 스며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강연장을 가득 메운 청중들
강연장을 가득 메운 청중들.

포럼에 참여한 서울시협동조합지원센터 성장지원팀 경영지원사업 이민주 담당자는 “협동조합 분야가 다양해지면서 각자 특성에 맞는 맞춤형 교육법이 필요하다는 포럼 내용에 공감한다.”며 “처음으로 사회적경제 교육에 대해 논의하면서 ‘어떤 교육이 되어야 하는지’를 알았다면, 다음에는 교수법보다는 보다 실무적인 영역을 다루는 포럼이 되기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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