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여행나눔 김영준 대표는 충청남도 홍성에서 여행사를 운영한다. “여행 기획은 상품을 만드는 일인데, 상품을 만드는 사람이 행복하지 않으면 참가자들이 이를 느끼고 불편해해요.” 그는 여행에 참여하는 모든 구성원이 행복해야 인상적인 여행이 된다고 믿는다.
횡성 말고 홍천 말고 ‘홍.성’
“한우 유명한 곳 아니에요?”
“강원도인데 생각보다 따뜻하네요.”
게스트하우스를 찾는 이들이 간혹 하는 말들이다. 충남 홍천을 강원도 횡성·홍천과 헷갈렸기 때문이다.
김영준 대표는 과거 한국관광공사 농촌체험 활성화사업의 일환으로 홍성 문당마을에서 인턴으로 근무했다. 이때 한 가족이 농촌체험을 하지 못하고 돌아갔다. 프로그램을 운영하려면 최소 15~20명은 있어야 했는데 그 수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는 인원 모집에 직접 발 벗고 나섰다. 참가 인원을 모집하는 플랫폼 제작비 마련을 위해 지역 어르신들이 선물한 고구마로 고구마말랭이를 만들어 팔았다. 홍성에서 사업으로 처음 번 돈이었다. 농촌체험 플랫폼으로 이어지진못했지만, 여행사와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밑거름이 됐다.
홍성을 바꿔 나가는 청년들
김 대표는 대학에서 관광경영을 전공했다. 그는 “산을 좋아하는 부모님 덕분에 어렸을 때부터 전국을 돌며 산을 탄 경험”이 관광·여행 산업 종사에 영향을 줬을 거라고 말한다.
함께했던 초기 직원들 역시 함께 관광을 전공한 친구들이었다. 친구들과 함께했기에 힘들 때 의지가 되었다. 반면 구성원들의 전공이 같다 보니 ‘확장성의 한계’는 아쉬운 점이다. 몇 차례 인원변동을 겪고 현재는 김 대표를 포함해 5명이 함께한다.
홍성에는 여느 지역과 같이 청년들의 활동이 활발하지 않던 지역이었다. 2년 전 홍성에서 100인 원탁토론회가 열렸다. 청년 주제의 회의였지만 전체 참석자 100명 중 2030세대는 5명을 넘지 못했다. 중장년층이 모여 ‘청년’을 논하는 상황이 당시 김 대표에게는 이상한 풍경이었다. 지역 청년들과 교류할 필요성을 새삼 일깨워준 사건이었다. 2년 후 홍성에는 작은 변화가 생겼다.
“지역 청년 70여명이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응원하고 있어요. 지역에 결과적인 변화는 아직 없지만 빠른 시일 내로 변화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그의 말처럼 올해 8월 말 있었던 100인 원탁회의에는 2030세대 50여 명이 참여해 의견을 나눴다.
지역 관광두레사업 5년의 성과와 과제
행복한여행나눔은 현재 게스트하우스 2개 운영과 더불어, ‘유인도 죽도로 떠나자’, ‘아빠 어렸을 적’, ‘홍성 에너자이저’ 등 다양한 관광상품도 운영 중이다.
더불어 지역 관광두레 주민사업체에 속해 프로그램 기획 및 운영을 진행해왔다. 5년차인 올해가 마지막 해다.
여행업이라는 특성상 지자체, 지역주민들과 함께 해야 하는 일이 많다. 그는 “지역과 함께하며 많은 응원과 격려를 받았고 동시에 문제점을 명확히 얘기해준 덕에 성장할 수 있었다”고 지난 5년을 돌아봤다. 행복한여행나눔은 그간 쌓아온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지역과 함께 고민하며 새로운 프로그램을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
“올 가을, 홍성을 만나세요”
“다른 지역을 여행할 때 지역을 온전히 느끼거나, 편하게 쉬질 못하게 됐어요. 스트레스를 받거나 힘들다거나 하진 않지만요.”
김 대표는 여행을 업으로 삼으면서부터 직업병이 생겼다고 말한다. 여행을 하며 하게 된 고민들은 고스란히 업무로 이어진다. 그는 지역 여행을 위해 “행사나 이벤트가 없어도 지역을 찾도록 하는 게 가장 어렵고, 동시에 중요하다”고 말한다. 방문객을 위하되 지역 입장에서도 부담되지 않는 프로그램, 행복한여행나눔은 ‘생활관광, 귀촌관광’에서 그 답을 찾고자 한다. 지역 특성을 반영해 프로그램을 만들고 올 연말 실행하는 게 목표다.
인터뷰 말미, 김 대표에게 ‘홍성 여행은 언제 하는게 좋냐’고 물으니, “가장 많이 듣는 말이면서, 가장 답하기 어렵다”며 조심스레 ‘가을’을 꼽았다. 가을의 홍성은 한 번에 많은 걸 선물하는 계절이다.
“가을의 홍성은 용봉산 단풍, 오서산 갈대, 남당항 대하, 역사 인물 축제까지 모두 만나볼 수 있어요. 물론 사람마다 성향은 다르겠지만, 꼭 답해야 한다면 가을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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