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과 태풍이 물러간 곳에는 어김없이 시원한 바람이 깃들었다. 이번 추석 연휴는 오는 12~15일 나흘간으로, 조금 더 빨리 찾아와 반가움을 더한다. 명절을 맞아 친척들을 만나러 고향을 떠나는 이들이 많겠지만, 늦은 여름휴가를 즐기거나 모처럼 긴 연휴를 즐기려는 사람들도 있겠다. 문화계에서는 추석을 맞아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혹은 혼자서도 재밌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마음이 끌리는 곳을 방문해 ‘문화 비타민’을 충전해보자.

# 고궁?왕릉에서 ‘한가위 보름달’ 즐겨볼까

2019년 상반기 경복궁 근정전 야간 관람 현장./사진제공=문화재청

문화재청은 고유 명절인 추석을 맞아 추석 연휴 기간(9.12.~15) 전 국민을 대상으로 4대궁?종묘, 조선왕릉을 무료로 개방(창덕궁 후원, 경복궁 야간 특별관람 제외)한다. 아울러 평소 시간제 관람으로 운영되는 종묘도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경복궁에서는 대취타 정악과 풍물연희를 공연하는 ‘고궁음악회(9.13~15)’와 궁중 약차와 병과를 시식해보는 ‘생과방(9.12~15) 체험 △창덕궁에서는 봉산탈춤과 줄타기, 풍물굿판이 열리는 ’창덕궁 추석행사(9.13)’ △덕수궁에서는 전통춤 공연 ‘덕수궁 풍류(9.13)’와 대한제국 시기 고종 황제가 외국공사 접견을 재현한 ‘대한제국 외국공사 접견례(9.14.~15)’가 펼쳐진다. 

△창경궁에서는 상시 야간관람객을 대상으로 ‘고궁음악회(9.12~14)’가 열리며 ’궁궐에 내려온 보름달(9.12~22)’ 사진촬영 구역이 별도로 마련돼 관람객들을 즐겁게 할 예정이다. △종묘에서는 ‘해설과 함께하는 종묘 모형 만들기(9.15)’ 체험이 진행된다. 또한 고궁에서 한가위 보름달도 즐길 수 있다. 경복궁에서는 연휴 기간 야간 특별관람(유료/사전예약제), 덕수궁과 창경궁에서는 상시 야간관람(무료)이 진행될 계획이다. 

# 추석 분위기에는 “역시 민속놀이가 최고

추석 느낌을 느낄 수 있는 민속놀이인 '투호'./사진제공=문화체육관광부

‘추석’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전통 민속놀이도 전국 곳곳에서 즐길 수 있다. 먼저 덕수궁(9.12~15, 서울 중구)과 세종대왕유적관리소(9.12~15,경기도 여주시)에 마련된다. 가족, 친구들과 방문하면 제기차기, 투호, 윷놀이, 팽이치기 등을 즐길 수 있다.

현충사관리소는 명절기간(9.12~14) 충무문 앞 광장에서 윷놀이, 투호, 제기차기, 굴렁쇠 굴리기, 전통 딱지치기 등 민속놀이 마당을 펼치고, 칠백의총관리소도 같은 기간 칠백의총 광장에서 한지 제기 만들기, 윷놀이와 투호놀이 등 체험과 민속놀이 행사를 진행한다. 

국립무형유산원은 7일과 14일 오전 11시부터 4시까지 국립무형유산원 중정에서 가족단위 체험객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명절음식 ‘송편’ 만들기와 제기와 팽이 만들기, 투호와 굴렁쇠 굴리기, 윷놀이 등 민속놀이 행사를 펼친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13~14일 해양유물전시관 야외광장에서 ‘해양문화재와 함께하는 민속놀이 체험’ 행사를 연다. 섬마을에서 행해진 명절 민속행사를 소개하는 사진전을 비롯해 온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대형윷놀이, 사방치기, 굴렁쇠 굴리기, 투호놀이, 제기차기, 공기놀이, 팽이치기, 어린이를 위한 대보름 강강술래, 팽이와 전통 연필꽂이 만들기 등을 준비했다.

# 이번 한가위는 박물관?미술관에서 알차게

춤으로 맞는 한가위 대동놀이(강강술래, 놋다리밝기) 공연 장면./사진제공=문화체육관광부

문화체육관광부에서도 국민들이 미술관?박물관에서 추석을 보낼 수 있도록 문을 연다. 

추석 연휴(9.12~15/추석 당일 휴관)를 맞이해 다양한 문화행사를 개최한다. 국립중앙박물관(서울 용산구)에서는 농악, 강강술래, 처용무, 가곡, 강릉단오제 등 다양한 전통공연을 선보인다. 오방색 팔찌와 전통문양 장신구 만들기, 굴렁쇠·투호 등 전통놀이 체험행사와 무형문화유산 활용 연극놀이 등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지방 국립박물관(경주, 광주, 전주, 대구, 부여, 공주, 진주, 청주, 김해, 제주, 춘천, 나주, 익산)에서도 전통음식 만들기, 민속놀이 체험, 전통공연, 가족영화 상영 등 다채로운 문화행사가 펼쳐진다.

국립민속박물관(서울 종로구)에서는 ‘한가위만 같아라’는 제목으로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행사가 열린다. 송편 빚기, 추석 차례상 차려보기 등 세시 체험과 에코백 꾸미기, 송편 모양 비누 만들기 등 공예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줄타기, 강강술래 등 전통공연도 마련된다.

국립한글박물관(서울 용산구)에서는 인형극 ‘목각인형콘서트’가 열린다.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다양한 마리오네트가 음악에 맞춰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비언어극으로, 추석 연휴 기간 중 아이들과 함께 유럽 정통 마리오네트 공연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다.

국립현대미술관(서울, 과천, 덕수궁, 청주)에서는 추석 연휴 기간 무료 관람을 시행한다. 인스타그램 등 SNS에 미술관 방문 인증 사진을 올리면 추첨을 통해 문화상품을 증정할 예정이다. 미술관 회원권(멤버십 카드)을 구입하면 기념품을 주는 행사도 마련된다.

# ‘공연’으로 보고 즐기는 명절의 의미

9월 13~14일 국립국악원 연희마당에서 공연되는 '팔도유람' 장면./사진제공=국립국악원

국립국악원은 9월 13~14일 연희마당에서 추석 관련 전국의 민속음악과 놀이, 민간풍습을 모아 공연해 그 안에 담긴 추석 명절의 전통적 의미를 소개하는 ‘팔도유람’을 선보인다. 공연 전 야외 잔디마당에서 가마싸움(의성지역의 추석 민속놀이로 먼저 가마를 빼앗는 놀이), 조리희(제주에서 행해진 줄다리기 형식의 민속놀이) 등 추석에 행해졌던 옛 민속놀이를 비롯해 투호, 동차수레, 버나놀이 등 우리에게 익숙한 다양한 민속놀이 체험 등을 무료로 진행한다.

국립무용단은 9월 13~15일 명절기획 시리즈 ‘추석?만월’을 무대에 올린다. 전통춤 본연의 멋스러움을 살리면서 우리 춤의 흥과 멋을 현대적 감각으로 새롭게 풀어낸 작품이다. 추석의 풍요로운 기운이 세상 곳곳에 닿기를 전통 의식에 빗대어 기원하는 ‘기도’를 시작으로, 순백의 북 사이에 선 무용수들의 손끝에서 시작되는 장단의 변주와 역동적 울림이 돋보이는 ‘고무악’, 절개와 기개의 선비정신을 담아 남성 춤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한량무’ 등을 선보인다.

서울시는 9월 한 달간 도심 곳곳에서 ‘제1회 서울국악축제’를 연다. 특히 명절 연휴인 9월 14~15일에는 메인 프로그램 ‘국악이 칭칭나네’가 서울광장에서 펼쳐진다. 안숙선, 이춘희 등 국가무형문화재 명창부터 유태평양, 정보권, 김준수 등 젊은 소리꾼, 시민 국악인 등을 아우르는 공연 프로그램과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국악을 한 자리에서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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