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구가 '동대문구 친환경 도농상생 공공급식센터'를 열고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했다.

서울시 동대문구가 7월 15일 강서구에 위치한 서울친환경유통센터에 '동대문구 친환경 도농상생 공공급식센터(이하 동대문구 공공급식센터)'를 열고 8월 5일부터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했다. 도농상생 공공급식이란 서울시 자치구와 산지 지자체를 일대일로 연결해 친환경 농산물을 직거래로 어린이집, 복지시설 등 공공급식시설에 공급하는 사업이다. 동대문구는 남원시와 연계됐다.

동대문구 공공급식센터 운영은 오랜기간 외식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온 해피브릿지협동조합(HBM협동조합경영연구소 운영)과 행복중심생활협동조합이 컨소시엄으로 만든 행복한동행쿱 협동조합이 맡았다. 이로운넷은 동대문구 공공급식센터장이자 HBM협동조합연구소 상임이사로 활동중인 문성환 센터장을 만났다.

문성환 동대문구 공공급식센터장.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 관심이 공공급식센터 운영으로

“동대문구 공공급식센터가 사회적경제가 운영하는 최초의 공공급식센터는 아닐 거예요. 하지만 사회적경제기업 중에서도 주로 친환경, 유기농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곳이 아니라 외식업을 전문으로 하는 단체에서 운영한다는건 의미가 있죠.”

해피브릿지는 국수나무, 화평동왕냉면 등 국내 굵직한 외식 브랜드를 이끌어왔다. 사업을 통해 자연스럽게 더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에 관심이 생겼고, 이번 사업에도 도전하게 됐다. 문 센터장은 “해피브릿지는 주로 일반 외식업을 했기 때문에 친환경 식재료에 대해서는 정보나 경험이 부족할 수 있어서 행복중심생협과 컨소시엄해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시작한지 이제 한달이 넘었다. 짧은 기간임에도 동대문구 내에 230여개 어린이집 중 140곳에서 식재료 주문을 희망했고, 50여곳에 배송하며 적극적인 참여율을 보이고 있다.

짧은 기간동안 이 같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건 동대문구청의 역할도 큰 몫을 차지했다. 문 센터장은 “급식비 총액 기준 60% 이상 금액의 식재료를 구매하면, 식수 1인당 500원을 지원하는 정책이 있다”면서 “또 사업을 시작할 때 동대문구청장은 물론 가정복지과에서도 적극적인 도움을 줘 사업이 빨리 안착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은 주변에 지역의 어린이들을 잘 키우는 방법 중 하나로 건강한 먹거리를 강조하며 이 사업을 알리고 있다.

동대문구 공공급식센터는 100여평의 물류창고, 배송차량 4대, 지원차량 1대를 갖췄다. 배송차량(위), 물류창고(아래).

신선한 상태 그대로 배송 “안전성 확실히 담보돼죠”

동대문구 공공급식센터는 15평 규모의 사무실과 100여평의 물류창고, 배송차량 4대, 지원차량 1대를 갖추고 있다. 직원은 총 8명이며, 각각 △식재료에 대한 안정적 공급(배송) △위생 및 안전성 검사 △수발주 시스템 관리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식재료를 신선한 상태 그대로 전달하기 위해 배송은 주로 새벽에 이뤄진다. 문 센터장은 “식재료가 남원에서 보통 오후 3~4시에 출발하면 저녁 8~9시에 센터에 도착하고, 수량 파악(집품) 과정을 거쳐 바로 배송되기 때문에 평균 오전 7시 이전에는 각 급식시설로 배송이 완료된다”면서 “즉시 배송하기에 재고가 없고 식품 안전성이 확실히 담보된다”고 말했다.

식재료에 대한 안전성 검사도 철저하다. 생산지에서 친환경 인증, 잔류농약 검사, 방사능 검사 등 총 3번의 검증 과정을 거치고, 동대문구 공공급식센터에서도 일주일에 한번씩 무작위로 같은 검사를 진행한다.

뿐만 아니라 식재료를 납품받는 어린이집 원장이나 학부모 등 어린이집 이해관계자들이나 안심식재료 지킴이단이 산지를 직접 방문해 공급받는 식재료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확인하기도 한다. 철저하게 이런 과정을 거치다 보니 센터의 자부심도 크다. 문 센터장은 "우리가 납품하는 식재료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라고 강조했다.  

센터 직원들이 집품 작업을 하고 있다./사진제공=동대문구 공공급식센터

남원시 중소 가정농과 연계해 소득 창출 효과도

도농상생 공공급식 사업은 지역에 건강한 식재료를 제공하는 것 외에도 농촌지역 소득 창출에도 기여한다.

문 센터장은 “연계된 농가가 큰 규모가 아니라 중소 규모의 가정농으로, 가능한 중소 농가에서 식재료를 납품받는다”면서 “이를 통해 농가에 소득을 안정적으로 제공하고, 식재료가 필요한 도시와 소득이 적은 농촌 등 두 지역 취약계층들의 삶의 문제를 해결한다"고 말했다.

동대문구 공공급식센터 직원들이 회의하는 모습.

“공공사업 참여, 사회적경제 주체로서 당연한 사회적 책임”

최근 공공사업에 참여하는 사회적경제기업이 점차 늘어나는 분위기다. 해피브릿지 협동조합 역시 공공사업을 통해 사회적경제 주체로서 역할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회적경제는 정부 지원, 전문가(기업), 지역 주민(민간)이 참여해서 만들어지는 경제잖아요. 해피브릿지는 동대문구에 있어요. 기업이면서 동시에 지역의 민간 자격이 있는 거죠. 지역의 사회적경제 주체로서 당연한 사회적 책임이라고 생각해요.”

다른 사회적경제기업의 공공사업 참여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고 당연한 움직임이라고 설명했다. 문 센터장은 “사회적경제 주체인 사회적경제기업은 민간시장에서 비교적 관심이 덜한 사회적 필요나 요구에 대답해야 한다”며 “당사자로서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국민들에게 건강하고 좋은 음식 전하고 싶어’

동대문구 공공급식센터는 1년 내 동대문구에 있는 230여개 어린이집, 20여개 기타 급식시설 중 70~80%의 급식시설에 식재료를 공급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또 지금까지 주로 어린이집에 식재료가 납품됐었다면 향후에는 복지관 등으로 대상지를 확대할 계획이다.

“단순히 식재료만 가져다 주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참여교육, 현지탐방 등의 프로그램으로 국민들에게 좋은 음식을 많이 전달하고 싶습니다.”


사진. 동대문구 공공급식센터/ 박재하(이로운넷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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