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와 공급으로 나누는 게 무리가 있긴 하지만, 정보 수요가 달랐습니다. CSR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어요. 관련해 좋은 이야기를 해 주면 좋겠습니다.” 
-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지속성장본부 윤종태 본부장 -

지난 21일 중구 스페이스노아에서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주최 ‘제2회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기업의 사회적책임) 협력 활성화 포럼’이 개최됐다. CSR 협력 활성화 포럼은 기업활동 전반에 사회가치 창출을 지원하고, 사회적경제와 만남의 장을 마련해 상호 협력기반을 조성하기 위한 자리다. 

올해 2월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1회 포럼과 달리 이번 포럼은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스페이스 노아에서 열렸다. 서울시 중구에 있는 스페이스노아는 의료원이던 공간에 만든 사회적기업 협업공간이다. 이날 식사는 사회적기업 ‘소풍가는 고양이’가 맡았고, 추석을 앞둔 시기에 맞춰 사회적기업이 만든 추석맞이 제품과 함께 네트워킹을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 행사에는 민간기업과 공공기관, CSR 담당자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사회적경제기업 사례 발표는 이보교 두리함께 주식회사 총괄이사와 이은영 유니크굿 컴퍼니 대표가 맡았다.

CSR 협력 활성화 포럼에 참가한 기업 관계자들이 사례발표를 듣고 있다.

즐거움에는 한계가 없다! 문화체육예술 품는 사회적경제

사례발표에 앞서 오조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과장은 ‘즐거움에는 한계가 없다!’를 주제로 스포츠산업 중장기 발전계획 등 여가 시간 확대에 따른 문화예술 분야 사회적경제를 소개했다. 오 과장에 따르면 2019년 7월 기준, 문화예술 분야에서 2,249개 사회적경제기업들이 활동하고 있다. 오 과장은 국내 사례로 △사회적협동조합 수원시티FC △배리어프리영화위원회 △인디하우스 △스포츠제이 △트래블러스맵 등을 소개했으며, 해외 사례로 △지역 어린들의 놀이공간을 지원하는 미국 ‘KABOOM’ △노숙자를 가이드로 고용해 시내 곳곳 도보여행을 제공하는 바르셀로나 ‘Hidden City Tours’ 등을 들었다.

국내 문화예술 사회적경제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다양성, 지속가능성, 접근성, 비주류 등이 지적됐다. 최근 진행된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예술 사회적경제 활성화 연구 ▲(예비)사회적기업 제도 도입 ▲기존 서비스 전달 체계 사회적경제 전환 ▲국민생활 밀착형 체육시설 보급 ▲사회복지기관 스포츠 프로그램 운영 ▲관광 산업협력 성장지원 등 보완 노력과 향후 방향성도 함께 언급했다.

두리함께 “여행은 모든 이에게 평등하다”

이어진 사례 발표 시간에는 이보교 두리함께 총괄이사가 ‘여행으로 세계를 바꾸다’를 주제로 발표를 맡았다. 두리함께는 “세상 모든 여행은 ‘모든 이에게’ 평등하다”를 슬로건으로 차별 없는 여행 솔루션을 제공한다. 소셜벤처로 시작해 2018년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다. 
이 이사는 “사회적문제는 해결하지 못하더라도, ‘문제점’은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두리함께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UN 장애인 권리협약 제 30조에는 “모든 사람은 관광을 통한 체험을 영위할 권리를 가지고 있으며, 어떤 장애물이 존재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한다. 두리함께는 여행을 ‘세상과 만나는 문’으로 정의하며, 접근가능한 여행(Accessible tour), 물리적 장애 요소를 없애 이동약자에게 동등한 여행 권리를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보교 이사는 두리함께는 고객 한사람 한사람을 진정성 있게 이해하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이 이사가 2012년 사회복지법인에서 장애인 여행을 담당하면서 시작한 두리함께는 복지서비스와 여행사업을 융·복합하며 자리 잡았다. 현재 제주에서 이동 차량 9대를 운영하고 있고, 온드림 패키지, 이동약자 패키지, 접근 가능 여행콘텐츠 제작, 관광 정책 제언, 인식 개선 활동 등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장애 전문 여행사가 생기고 있는 현황을 소개하며 “장애인을 여행 소비 주체로 만들었다”며 성과를 돌아봤고, “여행이라는 도구로 사회를 바꾸는, 차별 없이 공존하는 세상”을 언급하며 두리함께 가치를 한 번 더 강조했다.

유니크굿 “새로움 추구해야 확장성 있어”

이은영 유니크굿컴퍼니(이하 유니크굿) 대표는 새로움이 없으면 확장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에 유니크굿에서는 모든 의사결정 과정에서 ‘지금 그것은 유니크굿한가’를 중요하게 고려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이 주도할 수 있는지, 지속가능한 모델이며 사회가치에 기여할 수 있는지 등도 중요한 고려 사항으로 언급했다.

그는 ‘문제 발생 속도가 문제 해결 속도보다 빠르다’는 말을 인용하며, 유니크굿을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 회사로 정의했다.

‘리얼월드’는 유니크굿의 첫 번째 솔루션이다. 특정 지역을 돌아다니며 이용자가 주인공이 되어 탐방하는 ICT 기술 연동 탐방 플랫폼이다. 이 대표는 "도시재생은 특정 건물이 아니라, 콘텐츠로 유동을 만들고, 유동에 따른 지역경제 활성화"라고 말했다.

이은영 대표는 유니크굿이 모든걸 할 수 없지만 광복절기념 상해게임 등 꾸준히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OECD 전체 근무시간 감소 등 여가시간이 늘고 있으며, 여가시간에서도 자기주도적, 의미, 몰입 경험을 제공해야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유니크굿은 여가프로그램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현실에서 새로운 경험을 창조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이 대표는 대표 콘텐츠로 일제강점기 독립자금 전달 주체을 경험해보는 ‘작전명 소원’을 들었다. 해당 콘텐츠는 매출 13억 원을 발생시켜 주변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했고, 5만 3000명이 참여했다. 이를 통해 게임을 활용한 박물관뿐만 아니라 연수원, 쇼핑몰 등 장소에 맞는 프로그램 제작 등 확장가능성을 강조했다.

그는 유니크굿의 장점으로 기업, 지역민, 크리에이터 등 모두가 참여하는 플랫폼 형성을 언급하며, “고민만 있다면 참여를 통해 수요를 만들며 해결점을 만들 수 있다”고 조언했다.

CSR 협력 활성화 포럼에 참가한 기업 관계자들이 사례발표를 듣고 있다. 이날 포럼에는 한국씨티은행, 한국수자원공사한국특허전략개발원 등 공기업, 민간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CSR 협력 활성화, ‘소셜브릿지’로 이어질 예정

사례발표 후에는 박경정 진흥원 팀장이 소셜브릿지 사업을 설명했다. 소셜브릿지는 기업 사회공헌 수요와 사회적경제기업을 효과적으로 연결하는 사회공헌 플랫폼을 목표로 기획 중인 프로그램이다. 

이날 포럼에서는 ‘사회적기업과 CSR 연관성’, ‘행사 진행에 따른 세션 배분(정보 접근성)’ 등 질문과 조언들이 이어졌다. 이에 진흥원은 “기업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추가적인 내부 기획을 거쳐 11월 중순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CSR 협력 활성화 포럼에서는 추석맞이 사회적경제 기업 제품을 만날 수 있었다.

 

사진. 박재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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